야구방망이와 공의 가격은 각각 얼마일까? -『생각에 관한 생각』
이 책『생각에 관한 생각』은 (이렇게 통제된 단순한 문제에서도 함정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에게) “과연 인간은 합리적인가?”라는 의문으로 출발한다. 우선 우리가 판단을 내리기 전의 단계, 즉 생각하기 단계를 위 문제에 대한 대답을 10센트로 떠올리게 했던 ‘빠른 직관’과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답을 찾게 해준 ‘느린 이성’으로 나눈다.
글 : 엄희경
20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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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을 합쳐 1달러 10센트다.
방망이는 공보다 1달러 더 비싸다. 공의 가격은 얼마일까?



어떤 숫자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10센트. 그러나 이는 오답(誤答)이다. 공이 10센트라면 공과 방망이를 합친 가격은 1달러 10센트가 아니라 1달러 20센트가 된다.(공은 10센트, 방망이는 1달러 10센트)정답은 5센트다. 혹시 10센트라고 대답하지 않았나. 정답을 맞췄다 하더라도 이 문제에 함정이 있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함정은 바로 인간의 ‘직관’이다. 직관은 주어진 단서(1달러 10센트, 마이너스 1달러 혹은 플러스 1달러)로 최소노력으로 판단한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풀 수 있는 매우 쉬운 문제이지만 직관의 유혹을 떨치긴 쉽지 않다.

문제가 더 복잡해지거나, 다양한 조건과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면?


이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은 (이렇게 통제된 단순한 문제에서도 함정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에게) “과연 인간은 합리적인가?” 라는 의문으로 출발한다. 우선 우리가 판단을 내리기 전의 단계, 즉 생각하기 단계를 위 문제에 대한 대답을 10센트로 떠올리게 했던 ‘빠른 직관’과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답을 찾게 해준 ‘느린 이성’으로 나눈다. 그리고 빠른 직관은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과 우리가 내리는 수많은 선택과 판단은 우리도 모르게 은말하게 조정된다는 다양한 사례와 흥미로운 결과들을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결과적으로 책은 ‘인간은 비합리적이다.’ 라는 명제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듯하다.

물론 이는 필연적으로 ‘인간은 이성적인 노력으로 최대한 합리적 판단을 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는 주류 경제학과 충돌한다. 이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른바 ‘행동 경제학’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이 이론(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이다. (저자는 2002년 이러한 연구의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의 시선에서는 지금과 같은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거품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찾아오는 선택의 순간(그게 개인이든 조직이든), 어떤 선택은 ‘느린 이성’ 으로 합리적 판단을 했을 것이며, 어떤 선택은 ‘빠른 직관’ 으로 조금 손해를 보았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선택은 통찰력이란 ‘빠른 직관’으로 최적의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했든 판단은 오롯이 주체자의 몫이다. 혹시 자신의 판단에 후회한 적이 있다면, 우리 조직이 편향된 건 아닌 지 의심해 본적이 있다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낙관주의자라면, 앞서 문제에서 10센트를 답으로 제시했다면 모두 읽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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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저/이진원 역 | 김영사

사상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심리학자가 밝혀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인간의 2가지 사고체계-‘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의 충돌과 융합을 독창적 사례 분석으로 도출해낸 명저이다. 300년 전통경제학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의 첫 대중교양서이자, 행동경제학의 기원과 탄생, 발전 과정을 한눈에 통찰하는 혁명적 역작이다…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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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6.01

우리들은 인간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요. 그러나 간단한 문제에서도 우리들의 이러한 생각들은 여지없이 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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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히테

2012.06.01

이 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니 더욱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흥미로운 내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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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저/<이진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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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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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IMF 시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한국 경제 위기 극복 상황을 대외에 알리며 국가 신인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장관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인 뉴스 통신사인 Reuters 통신 한국지사 한글뉴스팀 기자로 거시 경제와 채권 시장을 취재하다 국제 뉴스팀 팀장을 맡아 약 15년 동안 글로벌 금융·경제 뉴스를 우리말로 기사화했다. 이후 홍콩 온라인 언론사인 [아시아 타임스]에서 주로 중국 경제 흐름을 분석하다 국내 최대 자본 시장 전문 매체인 [더벨]의 제휴사인 캐피탈 커넥트에서 총괄이사직을 겸하며 국내 자본 시장 소식을 해외 투자자에게 전달했다. 현재는 외신 번역과 기사화 및 모니터링 전문업체 ㈜에디터제이더블유 대표로 일하면서 ESG 전문 매체인 ‘ESG 경제’와 주식 전문 매체인 딜사이트경제TV 객원 기자로 경제와 주식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20년 넘게 Reuters, Bloomberg, The Wall Street Journal, The Financial Times, CNBC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경제 뉴스를 모니터링하고 우리말로 기사화하면서 항상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심리투자 불변의 법칙』, 『경제학 콘서트 2』,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최후의 승자』, 『투자의 배신』, 『부의 속성』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포함해 지금까지 100권 넘는 경제·경영 분야 도서를 우리말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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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카너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심리학자. 고전경제학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비합리성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 경제주체의 이면을 발견한 독보적 지성인. 현재 프린스턴대학 심리학 및 공공행정 명예교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시건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 응용심리연구소 과학자, 인지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심리학을 강의했다. 비즈니스와 사회공헌 분야 컨설팅 회사인 ‘더 그레이티스트 굿The Greatest Good’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행하는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설명한 혁신적 연구 성과인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으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심리학자인 그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완벽히 융합했기 때문이다. 카너먼과 동료 트버스키가 전망 이론을 발표한 1979년은 ‘행동경제학의 원년’으로 불린다. 2007년 평생을 심리학에 바쳐 이룩한 탁월한 기여를 인정받아 미국심리학협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 2011년 〈포린 폴리시〉 선정 ‘세계 일류 사상가’, 〈블룸버그〉 선정 ‘세계 금융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다. 그밖에도 미국심리과학협회의 탁월한 과학적 기여상(1982), 실험심리학자학회의 워런 상(1995), 일반심리학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어 힐가드 상(1995)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행동경제학의 바이블로 자리매김한 베스트셀러 《생각에 관한 생각》이 있으며, 다수의 논문을 통해 인간과 사회 이해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