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박원순이 보수정당 맡아라” -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김류미 박래군 손문상 조약골 한윤형
김진숙, 내려오다. 이 말은 아마 2011년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열쇳말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309일 동안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의 복직 등을 위해...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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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서대문 서울빌딩, ‘2011년 한국, 젊은이들의 목소리 그리고 저항’이 울려 퍼졌다. 젊은이들은 어떻게 현실에 대응하는지, 저항은 어떻게 조직되는지, 우리가 삼아야 할 희망의 근거가 무엇인지, 텍스트의 연작시리즈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의 필자, 김류미?조약골?한윤형과 박래군 인권운동가가 손문상 화백(프레시안)의 사회로 이야기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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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후보의 압승으로 서울시장 선거가 끝났다. 어떤 변화를 목격하는 것 아닌가?
조약골(이하 골) 할 말이 별로 없다. 현재 나는 제주도 강정마을에 있다. 마을 일이 바빠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 아나키스트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보니, 사람들이 아나키스트는 선거를 안 한다고 생각하더라. (웃음) 아나키스트라고 모든 선거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편의상 날 아나키스트라고 부르나 그보다 넓은 개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
한윤형(이하 형) 이번 선거 핵심은 2002년 시작됐던 20~30대 연합이 참여정부를 지나면서 해체됐다가 안철수라는 키워드를 통해 다시 이뤄졌다. 세대론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정권하에서 공통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졌다고 볼 수도 있다. SNS라는 매체를 통한 연합도 생각해볼 수 있을 테고. 안철수라는 아이콘이 세대를 통합하는데 어필한 것 같다.
김류미(이하 미) 희망청 활동가였으나 현재는 큰기업의 핵심부에 있다. 그 갭이 크고, 옮긴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일상에서 이번 선거가 가진 의미를 개인적으론 말하긴 어렵다. 물론 관심은 있고,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박래군(이하 군) 앞으로 정치권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는데, 아주 어렵게 상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으론 안철수, 박원순 같은 사람들이 보수정당을 하고 이에 맞서는 진보정당이 있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이 진보적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진보적인 사람은 아니고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합리적인 시장주의자가 없다.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쪽도 낡은 틀에 있고, 그런 틀이 깨져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이 벌여놓은 부채문제 등을 정리하다가 임기가 다 끝날 것 같다. 특정세력이 부와 권력을 장악한 틀을 깨는데 얼마나 기여를 할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재벌과 맞설 수 있을까, 이런 부분. 앞으로 변화의 과정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이번 선거도 20~30대 표심이 많이 좌우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형) 우리나라 정치담론에선 지지자가 있다면 새로 유입되는 사람이 더 큰 발언권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오늘부터 정치가 중요하게 깨달았다는 얘길 하면 환호받는다. 정치세력을 대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새로운 사람을 요구한다. 정치인이나 정치적 지지자를 대할 때마다 리뉴얼하겠다는 욕망이 강하게 나타난다.
세대론 자체도 그런 욕망과 비슷하다. 정치를 일신하고 싶은데, 새로운 세력을 찾아내려 하고, 구별 짓기도 생긴다. 계속 리뉴얼을 요구하는 게 정치적으로 좋다고 얘기할 순 없다. 우리나라 정치도 새로운 인물만 유입되다보니 관료들에게 휘둘리기도 하고. 이 욕망을 조건으로 생각하면서도 우리의 정치적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고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세대를 통해 정치가 새롭게 구성된다는 언론 보도에서도 이런 지적이 안 나오고 있다.
(미) 박원순 시장의 당선을 젊은 세대의 정치의식으로 분석하는 건 와 닿지 않는다. 결국 투표라는 것이 쿨 해보였던 것 같다. 연예인이 투표를 하니까, 박원순이 쿨 해보이고, 안철수는 워너비고. 그래서 이번 투표를 문화적 소비와 비슷하게 했단 생각이 든다. 정말, 정치적 주체로 참여해서 결과를 내놨느냐? 나는 회의적이다. 다음 선거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젊은이들의 지금 정치형태는 트렌드화 되어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젊은이들의 정치의식이 실체는 없는 것 같다.
(군)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 없다는 건 상대적이다. 아마도 80년대와 대비해서 그런 것 같은데, 요즘 투표장에 가는 걸 보면 정치에도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론 지금이 워낙 절망적인 상황이잖나. 우리 때는 일자리에 대해 고민 안 했고, 낭만, 열정이 있고, 폼 나게 데모도 나가고. 싸워서 이긴 경험도 있고. 그러나 요즘 세대는 그렇지 않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희망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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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 SNS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요즘 소통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골) 강정마을에서도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소통방식임에는 틀림없다. 잘 활용하면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 매체 혹은 수단이다. 강정마을에 사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전과 약간 다른 분위기나 성향을 갖고 있다.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거나 저항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새로운 흐름이 강정마을에서도 나타나고, 올 초부터 외부세력이 참여하면서 외연이 확장되고 많은 소식이 퍼져나갔다.
(형) SNS와 관련, 말이 많이 나온다. 이전부터 뉴미디어 정체성을 갖고 얘기하는 게 반복돼 왔다. SNS 자체가 진보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도 처음 수용될 때도 진보적인 공간이었다. 이후 평준화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트위터도 이전처럼 평준화 될 것으로 본다.
새로운 매체가 생겨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자본의 통제가 따라오는 것도 반복되지 않을까. 다만 강화되는 게 있다. 개인에게 수용되는 정보의 틀을 개인이 조절하는 추세다. SNS는 자신에게 동의하는 사람들 혹은 정보소스를 통해 정보를 유통하기 때문에 파편화되는 한편 예전과 달리 자신이 동의하거나 구미가 당기는 정보만 선택한다.
개인의 정보선택의 자율성이 높아지는 한편 그 가능성을 제대로 실현하는지는 의심스럽다. 사려 깊은 판단도 할 수 있지만, 구미에 맞는 정보만 확대재생산할 수도 있다. 그런 양날의 검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정보가 유통되고 공유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야 한다.
(미) 나는 SNS에 깊이 관여한 경우다. 30대가 SNS를 많이 한다고 큰 범주에서 말하나, 대학생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그리 많이 하지 않는다. 이력서나 스펙을 위해 SNS를 많이 하나, 그전까지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 아울러 네트워크를 통한 평판사회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가능한 영역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일반적인 사람과 트위터에서 말을 섞다보면, 나의 견해를 이해시키기 위한 것을 찾는 것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군) 나는 기성세댄데, 변화속도가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다. (웃음) 트위터는 안 하고 페이스북만 하고 있는데, 기존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보다 각자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그러나 나중에 자본에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폰이 나오고 지하철에서 책 보는 사람이 줄었다. 직접 대면해서 관계를 맺는 것에 소홀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골) 강정마을 청년들은, 다 SNS를 한다. 조그만 마을이라 서로 매일 보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SNS를 통해 확인한다. 직접 마주보고 소통하는 것보다 그 사람 근황 등을 살피고 소통할 수도 있다. 마을주민이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나온 경우가 있었는데, SNS를 하는 사람들은 이를 공유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어서 마을 주민들에게 트위터 사용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의미가 있고, 한진중공업 등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들을 수 있는데, 현장에 가지 못하나 같이 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받을 수도 있다. 나도 소식을 올리면, 같이 있지 못해서 미안하다, 잘 버텨달라고 응원을 많이 보내준다. 그런 것을 통해 나도 안도하고 응원을 보낸다. 그런 점이 좋다.
온라인상의 연대와 저항을 어떻게 보나?
(형) 처음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쓸 때는 아이디를 썼다. 온라인 세상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고, 오프라인과 다른 짓거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군대를 갔다 오니 실명을 쓰더라. 매체가 바뀌면서 양상이 바뀌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게시판 문화에선 안티조선운동을 할 때는 텍스트가 길었다. 그러나 지금은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짧게 올리면서 구체적인 연대를 할 수 있는 활동이 각광을 받는다. 매체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미) 내가 설득하고 싶었던 친구는, SNS를 해보라고 했더니, 거기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더라.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도 정해져있다. 수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 나는 RT를 하는 게 면죄부를 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다소 걱정된다.
(골) 참여는 넘치는 것 같다. 면죄부를 주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정말로 강정마을에 오는 경우도 많이 봤다. 트위터를 보고 온 사람들 되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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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골에게) 아나키스트라고 스스로 규정했는지, 아니면 바깥에서 불러줬는지?
(골) 19세기 아나키즘이 무장투쟁을 주창했고, 2차 대전이후 아나키즘은 비폭력 직접행동주의를 주창한다. 무장투쟁은 일부분이었다. 아나키즘은 여러 뿌리에서 발생한 것인데, 무장투쟁만 확대재생산 됐다. 그건 아나키즘의 부정적인 측면을 확산하기 위한 의도였던 것 같다.
운동으로서 직접 행동을 하는 아나키스트들은 주장을 한다. 직접 행동이라면 대의 정치를 통한 정치활동보다는 세상을 바꾸는데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선 내가 활동하는 방식과 비슷한 점도 있으나 나는 다양한 영향을 많이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 다른 운동이 엄숙주의적이고 개인의 희생을 요구한 측면이 있는데, 내가 원해서 즐기면서 한 저항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인가 등을 끈질기게 밀고 나가다보니까 지금처럼 살고 있다. 아나키즘을 하나의 이념으로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대추리, 용산, 두리반, 한진중공업, 강정마을 등으로 이어지는 인디문화, 비주류문화의 실체가 어떤 것이고 저항성은 어떤 것인지,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알려 달라.
(골) 여러 측면이 있는데, 하나의 대안 공간을 만드는데 매력을 가지는 것 같다. 기존 사회와 다른 가치를 통해 운영을 해 가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경쟁보다는 사회적인 연대와 상호부조를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찾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전과는 다른 저항방식이다. 이전은 저항이 즐겁거나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어느 순간부터 재밌고 신나지 않으면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재미, 흥겨움으로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를 나는 고민했고, 그 답으로 우리 스스로 대안 공간을 만들어냈다.
저항의 방식으로 글쓰기를 했다. 글쓰기의 한계나 불편함 같은 건 없었나?
(형) 글쓰기가 사회운동의 참여 면에선 회의가 많은 작업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글쓰기는 우리사회 공동체의 원칙, 가치를 의견을 나누면서 정하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떠들거나 말거나 세상이 돌아가지 않나. 이를 테면 한국의 통치 자체가 담론적인 이데올로기로 지탱이 된다면 싸워볼 수 있으나, 보수는 말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몸을 공격한다. 사회가 원칙이나 가치를 토론하는 장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회의는 트위터 100개를 쓰면 사람들 마음에 맞는 부위만, 구절로서만 소비한다. 그런 회의를 하면서 하는 작업이 글쓰기다.
68세대나 386세대는 자본이 뭔가를 내놓을 수 있는 시점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좀 더 엄혹하다. 우리가 사는 동안, 세상이 좋아지기보다 조금씩 더 가라앉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좌파는 국가나 자본가 계급을 욕한다. 그러나 국가나 자본가를 악마나 적대적인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서 우리 몫이 나오고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투쟁도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글쓰기 등을 통해서 그런 것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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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규정하는 많은 책이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형) ‘88만원 세대’라는 규정이후, 그 규정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규정하는 것 자체가 싫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세대론은 책임론으로 흐르기 쉽다. 특정한 세대에 책임을 떠넘기는. 특정 세대를 지목해서 죄를 부여하는 방식은 좋지 않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보다 자기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한 방식이다. 세대론이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군) 이른바 ‘386세대’는 굉장히 모순적이다. 진보적으로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는 걸 보면 보수적이고 친자본적이다. 한때는 친구들을 만나기가 싫었다. 만나면 증권, 골프, 교육 얘기를 하는데, 정치의식은 또 달랐다. 우리 세대가 자기들이 힘들게 살았다는 것을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는데, 자기들의 경험이나 틀에서만 바라보니 젊은 세대와 맞질 않고 소통이 안 된다. 젊은이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나꼼수’에 열광하는 것이 젊은이의 저항의 실체일까?
(형) 한 번도 안 들어봤는데, 그건 나꼼수에 대한 열광보다 기존 제도가 약해져 있다고나 할까. 나꼼수의 역할이 있고, 기존 언론의 역할이 있는데, 기성의 텃세가 전혀 작동을 않는 거지. 나꼼수를 들어보질 못했으나, 나꼼수를 받아들이는 언론에 대해선 비판하고 싶다.
(군)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데, 자기 방식대로 얘기하는 모범을 만든 것 같다. 그런 방식으로 하는 것도 유효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한편으론 아슬아슬하다. 쓰는 언어 등에선 마초적인 부분이 많다. 대신 욕을 해주는 거라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아무나 욕한다고 들어주는 것 아니지 않나. 이것도 유행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점령하라(Occupy)’ 등의 운동이 있다. 우리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변화의 조짐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혹은 젊은이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있다면?
(군) 서구의 사회복지국가가 가능했던 건 노동조합의 힘이었다. 우리는 다르다. 노동조합의 힘이 부족한 채로 사회복지 국가로 가자고 얘기한다. 갈 수도 있겠으나, ‘점령하라’가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것은, 과거부터 다져서 지금의 힘이 된 것이다. 우리는 그러나 흉내만 낸다. 혁명과 운동은 수출되는 것이 아니다.
‘점령하라’는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의 본질을 공격하는데, 우리는 그 수위까지 올라가 있지 않다. 우리는 타깃을 어디에 맞춰야할지 고민해야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한 번도 청산되지 않은 권력과 소수가 갖는 부를 어떻게 깨느냐가 중요하다. 1%만 누리고 있는 권력과 이익 구조를 깨는 것이 가능하다면, ‘점령하라’뿐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FTA(자유무역협정), 강정 싸움일 수 있다. 올 들어 곳곳에서 노동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 노동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가깝게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이런 것이 긍정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골) ‘점령하라’가 한국 사회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있었던 게 2008년 촛불이다. ‘점령하라’는 리더가 없는 운동이다. 이게 중요하다. 새로운 운동이 아니라, 1999년 시애틀에서 WTO 반대운동이 일어났고, 이후 리더가 없는 수평적 네트워크가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운동을 한다는데, 대중적인 저항운동을 끊임없이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궁금하다. 지금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스스로 참여하고 도구를 이용하면서 저항운동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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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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