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람들의 음식 칼로리를 비교해 보니… - 『칼로리 플래닛』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칼로리 플래닛』은 ‘일터나 집에서 하루치 음식을 놓고 사진을 찍는다’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음식’으로 대변되는 지구 자원의 과도한 편중과 그에 따라 발생한 과도한 부족이 개인의 문제가 되고 나아가 사회 문제로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는지 그 유기적 과정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웅변한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07.29
작게
크게
 
칼로리 플래닛
피터 멘젤,페이스 달뤼시오 공저/김승진,홍은택 공역 | 윌북(willbook)
세계화된 현대 속에서 음식의 가치를 묻는 책
이 책의 저자이자 사진작가인 피터 멘젤과 방송작가인 페이스 달뤼시오는 부부이자 '물질 세계' 시리즈 파트너로, 1996년 『물질 세계의 여성』을 시작으로 지구촌 음식 문화와 자원의 불균형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한 일련의 지속적인 작업을 해왔다. 『칼로리 플래닛』은 '음식'으로 대변되는 지구 자원의 과도한 편중과 그에 따라 발생한 과도한 부족이 개인의 문제가 되고 나아가 사회 문제로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는지 그 유기적 과정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웅변한다.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앉아서 생활하는 30대 여성이다. 나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2,000kcal이지만 가만히 따져봐도 그것보단 더 먹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일주일에 2~3번 운동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한 두 번 하는 데 그치고 있다. 요즘에는 살을 빼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 횟수를 늘려가는 중인데, 그러다 보니 과연 건강한 식생활은 무엇인지, 간편함과 맛, 건강 중에 뭘 택해야 할 지 고민하던 차『칼로리 플래닛』을 접하게 되었다.

『칼로리 플래닛』은 ‘일터나 집에서 하루치 음식을 놓고 사진을 찍는다’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음식’으로 대변되는 지구 자원의 과도한 편중과 그에 따라 발생한 과도한 부족이 개인의 문제가 되고 나아가 사회 문제로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는지 그 유기적 과정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웅변한다. 2008년 전세계 24개국의 30가족이 일주일 동안 소비하는 식품들을 통해 식품의 세계화, 영양 과다의 문제, 공급의 불균등 문제들을 살펴본 르포 『헝그리 플래닛』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책은 기근과 내전으로 하루에 800kcal를 먹는 케냐의 마사이족 목축인들부터 간식 중독에 빠져 하루에 12,300Kcal를 먹는 영국의 주부 질 맥티그까지, 전세계 80명의 사람들이 평범한 하루에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80명의 하루치 음식을 섭취 칼로리 순으로 배열했는데, 굶주림에 허덕이는 이들과 비만 수술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 비슷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는 것은 공급 과잉의 이면에 기아에 허덕이는 이들이 있다는 세계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 하다.

이들의 하루치 식사는 단순히 그들의 하루를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과 그의 삶 자체를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농부의 식탁과 모델의 식탁은 확연히 다르며,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이의 하루 식사와 하루 하루 근근이 생계를 이어나가는 이의 하루 식사 역시 같을 수 없다. 그러나 저자 피터 멘젤과 페이스 달뤼시오가 이들의 식탁을 바라보는 시선은 객관적이고도 담담하다. 가출한 짐꾼 소년이나 이라크 전쟁 상이군인이던, 초고층 레스토랑의 지배인이나 스모 선수던 ‘누구나 먹는다’ . 먹는 것이 우리의 삶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먹거리가 전통 식품에서 가공 식품으로 변해가는 과정도 세세히 담겨있다. (놀랍게도 모두들 비슷한 걸 먹는다! 그리고 모두들 야채보다는 탄수화물과 고기를 선호한다) 사진과 글 사이 사이에는 늘어만 가는 1인분의 양과 요리의 종말 등 음식에 대한 다양한 고찰을 담은 칼럼 일곱 편이 실려 있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일상이 모이면 역사가 된다고 했던가. 자칫 사소해 보이는 매일의 식사가 모여 세계를 이루고, 또한 이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늘 내가 먹은 것들을 떠올려 본다. 중간 크기 감자 2개, 두유 1팩, 참치김밥 한 줄. 그리고 커피 한 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나의 식단에서 뭘 느낄 수 있을까?

내가 먹는 것들이 단순히 먹는다는 행위 이상을 넘어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



피터 멘젤(Peter Menzel)
과학과 환경 문제를 다룬 국제적인 보도사진으로 유명한 사진기자다. WPPF(세계 보도사진 재단)의 ‘월드 프레스 포토상’과 NPPA(전미 사진기자 협회)의 ‘올해의 사진상’을 받았고, ?라이프?, ?내셔널 지오그래픽?, ?타임? 등 유수 언론 매체에 사진을 게재해왔다. 곤충, 로봇, DNA 지문, 세계인의 식사 등 독특한 주제를 다뤄 ‘생각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평을 받는 그의 사진은 뉴욕 국제사진센터와 시카고 현대사진박물관에 영구 전시되어 있다. 1990년대부터 함께 해온 일련의 프로젝트와 연관된 ‘세계 속의 우리’라는 주제로 2009년 TEDMED에서 강연하였다.

페이스 달뤼시오(Faith D'Aluisio)
TV 뉴스 프로듀서 출신의 작가로, 라디오-TV 뉴스디렉터 협회, 텍사스 헤드라이너 재단 등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남편인 피터 멘젤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물질 세계' 시리즈를 공동으로 펴냈다. 1994년 피터 멘젤이 먼저 시작한 '물질 세계' 프로젝트는 한 가정의 소유물을 모두 꺼내 늘어놓고 한 컷의 사진에 담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사람이 삶을 사는 데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또 얼마나 소비하면서 살아가는지를 보여준 『물질 세계: 세계의 가족』으로 세상에 소개되었다. 이후 1996년 페이스 달뤼시오가 합류하여 『물질 세계의 여성』을 취재하였고 이 책은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가 선정한 ‘청소년을 위한 베스트북 10권’이 되었다. 이후 지구촌 각지의 생경한 음식 문화를 다룬 『벌레 먹는 인간: 곤충 먹기의 기술과 과학』은 1999년 제임스 비어드 상(참고자료 및 저술 분야)을 수상했고, 2008년 한국어판으로 소개된 『헝그리 플래닛: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는 한 가정의 일주일치 식탁을 한눈에 보여주며 2005년 해리 채핀 미디어상을 시작으로 2006년 제임스 비어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같은 해 제임스 비어드 음식 분야 최고 저술상을 수상하였다.
조선영 (도서 2팀)

12월생. 취미는 웹서핑과 지르기, 특기는 정리정돈. 책에 파묻혀 지내고 싶다는 바람을 이루고 싶어 2001년부터 인터넷 서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초 바람과는 달리 책에 깔려 지낸다고 하소연하곤 한다. 추리소설과 만화를 주로 읽는다.

#칼로리 플래닛
5의 댓글
User Avatar

앙ㅋ

2011.12.31

덜먹고 많이 움직여서 몸안에 남아 있는 활성화 산소를 없애야하는데 추워지니 속이허한것 같고 따끈한 음료 먹을때 입이 심심해서 달콤한거 찾게 되고 ㅎㅎㅎ
답글
0
0
User Avatar

july23

2011.08.08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먹은 것만큼 살찌지 않는 사람들~ 저효율 인간!! 음식량도 양이지만 단 것 위주의 고칼로리 음식을 설치하고 있지요. 미리보기로 책 내용을 보며 든 생각이 지금의 우리 음식섭취가 어쩌면 로마시대 말기의 귀족들이 음식을 먹고 토하고 다시 음식을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음식 먹고 그걸 빼기위해서 엄청난 다이어트를 하고,, 역사는 정말 돌고 도는 것 같네요,,
답글
0
0
User Avatar

천사

2011.07.31

하루 칼로리를 직접 계산해 보지 않았지만 제 하루 칼로리 또한 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칼로리가 높으면 건강에 여러모로 유익하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지만 또 막상 줄이려고 해도 쉽게 되지 않더라구요. 흥미로운 시각과 관점을 갖고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독서 리스트에 넣어 한 번쯤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답글
0
0

더 보기

arrow down
Writer Avatar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