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아이를 해병대 캠프에 보낸다고 고쳐질까?
흔히 성격이 내성적이라고 하면 어떤 특징이 생각날까? 우선 낯가림이 심해 처음 보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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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존감
정지은,김민태 공저/이영애 감수 | 지식채널
창의성, 집중력, 다중지능, 정서지능, 지능지수, 자기주도학습 등 아이의 미래를 위해 부모들이 준비해야 할 자녀교육의 여러 요소들이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이지만 자아존중감은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 내 아이에게 형성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에서는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교육 방식으로 인해 아이들이 느끼는 결핍과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발생한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으로 올바른 자존감 형성을 제안한다.
너무 내성적인 아이, 자존감이 낮은 건가요?

흔히 성격이 내성적이라고 하면 어떤 특징이 생각날까? 우선 낯가림이 심해 처음 보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매사 조용하고 늘 있는 듯 없는 듯 소극적인 행동을 보인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서 몰입하는 놀이나 취미를 즐긴다, 자신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아마 이런 말들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외향적인 아이는 어떤 일에도 시원시원하게 앞장서기도 하고, 처음 알게 된 친구와도 거리낌 없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낯선 곳에 가서도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적응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차이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내성적이면 자존감 형성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오해할 수 있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워낙 기질이 순하거나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기질이 순하거나 자신감이 없으면 경쟁 사회에서 다른 아이에게 뒤처질 것이고, 이로 인해 자존감 형성도 어렵지 않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의 성격 자체가 아니다. 내성적인 것은 아이의 자존감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 성격 때문에 이러저러할 것이라는 엄마의 잘못된 편견과 그릇된 양육 방식이 아이의 자존감을 꺾을 수 있다. 엄마는 아이의 내성적인 성격에 조바심을 낼 수 있다. 어떤 문제나 상황에 놓일 때 내성적인 아이는 차분히 생각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결정한 후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때 엄마는 기다려주지 못하고 “도대체 왜 그래? 이게 뭐 무섭다고 그렇게 겁을 내니?” “너도 옆집 ○○처럼 회장 선거에도 좀 나가봐. 이 담에 뭐가 되려고 그 모양이야?” 하는 등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비난하는 투로 말한다면 아이는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성격 때문이 아니라, 엄마의 말 한마디에 아이의 자존감이 좌우되는 것이다.

또 아이의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겠다고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해병대 캠프나 극기 훈련 캠프 등을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엄마가 생각하기에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아이에게 자신감과 적극적인 성격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너무나 급작스럽고 어려운 도전일 수 있다. 아이의 자존감을 생각한다면 아이의 능력에 걸맞는 도전부터 시작해 본다. 처음에는 하루 일정의 체험 학습, 가족단위의 주말농장이 제격이다.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시간을 즐기는 것에 성공한다면 이후에는 약간 어려운 도전, 또 그것이 성공한다면 그때 더 어려운 도전 과제를 주어야 한다. 내성적인 성격을 단번에 고치겠다고 갑자기 낯선 사람, 낯선 환경 등에 아이를 떨어뜨린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뿐이다.

내성적인 성격은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 특징일 뿐 결코 단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순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아이의 성격을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과제와 도전을 줌으로써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 속 위인들이나 우리 사회의 리더 중에서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자신의 장점으로 극대화해 성공한 경우도 많다. 가령 아이가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깊이 있는 생각과 침착한 태도로 난관을 헤쳐나간다면, 이 부분을 아낌없이 칭찬해주 자. 열심히 말하고 있는 친구 앞에서 얌전한 내 아이가 듣고만 있다면, 친구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에 대해 칭찬하자. 그리고 “맞아, 나도 그래.” 혹은 “난 이렇게 생각해.” 등과 같이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일러준다. 아이는 자신감도 기르면서 자신의 성격을 장점으로 살려나갈 것이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조용한 성격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겉보기에는 얌전하고 차분해 집중력도 높고 과제수행 능력이 높을 것 같은데, 결과는 영 딴판인 경우이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나 부모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듯 보여도, 전혀 듣지 않은 것처럼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부모님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지 못하는 것, 과제나 놀이할 때 부주의해 자주 실수를 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것, 자기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는 것, 일상적인 활동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 과제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 등 바로 ‘주의력결핍’인 경우이다. 특히 초등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학업과 과제가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중 주의력결핍 즉 부주의형은 아닌지,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아본다.




 
#교육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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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omi

2011.06.21

제 생각인데요. 고치려고 해병대 보내다가 적응못해서 오히려 자살할 수도 있어요. 잘못하면 총기난사 할수도 있고..탈영할수도 있고....안 보내는게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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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2011.06.20

해병대 캠프에 부모들은 참여해보지 않았으면서 아이들을 내보내는 경우 납득하기 힘들던데 위의 글을 보니 더더욱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과는 별개로 보여지네요. 타고난 기질을 또 다른환경 속에 서서히 개선해갈 수는 있지만 급작스런 변화로 아이를 더욱 힘들게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내성적인 아들은 남들 앞에 서서 인사도 잘하지 못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아이를 데리고 가서 노출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이의 자존감 형성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발전해가는 길에 중요한 과제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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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1.06.16

오늘은 저번 기사에 이어서 두번째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아이의 자존감>이란 책이 6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이었네요.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 글에서도 언급이 되어 있듯이 엄마나 아빠의 잘못된 편견과 그릇된 양육 방식이 아이의 자존감을 꺾을 수 있다는 점을 부모가 인식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대개 문제는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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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존감

<정지은>,<김민태> 공저/<이영애>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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