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까지만해도 날짜와 개런티 등의 문제로 내한일정을 확정짓지 않고 팝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던 연로한 독수리들이 역시나 기록에 남을 비싼 몸값을 책정하고 3월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안착하기로 한 것이다.
이글스의 내한공연은 1971년 그룹결성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며, 글렌 프라이와 돈 헨리, 조 월시, 티모시 B.슈미트 등 원년 멤버가 모두 참여하는지라, 최고 33만원에 달하는 티켓 값에도 불구하고 이미 플로어 자리는 다 빠져나갔다.
미국의 국조를 그룹명으로 내걸고, 가장 미국적인 컨트리 록 사운드를 표방하는, 그래서 미국인들이 비틀즈보다 더 아꼈던 이글스가 지난 40년간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전세계 1억 2천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독수리들의 비행을 꼼꼼히 따져본다.
그룹 이글스는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세션활동을 하던 글렌 프라이(기타, 보컬)와 돈 헨리(드럼, 보컬), 버니 리든(기타, 보컬), 랜디 마이스너(베이스, 보컬)에 의해 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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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의 록은 컨트리와 포크, 로큰롤에 기반한 가장 미국적인 사운드로 꼽힌다. 그러나 이렇게 친숙하면서도 놀랍도록 정교한 사운드는 록에 기대 피 끓는 저항감을 달래야 했던 청춘들에게는 물론, 힘 빠진 기성세대들에게도 록 팬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한 자리를 내주었으니, 그야말로 록의 새 시대를 열었다 하겠다. 게다가 수려한 사운드와 함께 가사 또한 얼마나 유려한가. 이런 일 저런 일 내려놓고 쉽게 가자고 하지 않는가?! 한껏 상업적이면서도 색다른 멋이 있기에, 이글스의 음악은 지금껏 누군가의 베스트로 꼽힌다.
1970년대 중후반이 그룹 이글스에게는 그야말로 황금기다. 내놓는 음반마다 성공했고, 수록된 곡마다 빌보드 차트 1위를 점령했다. 먼저 1973년 이글스의 두 번째 앨범
하지만 이글스는 또 다시 컨트리 록을 지향하느냐, 완전한 로큰롤로 돌아서느냐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결론은 로큰롤이었고, 1975년 새로운 사운드로 만들어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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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월시를 필두로 기타 3대의 탁월한 연주가 절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Hotel California」. 1976년 말 이글스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앨범
이글스 멤버들은 「Hotel California」 녹음을 마치고 “신이시여, 우리가 정녕 이 곡을 만들었단 말입니까?”라고 외쳤다는데, 실제로 앨범에 첫 번째로 싱글 커트된 「New Kid In Town」에 이어 「Hotel California」가 차례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며, 이글스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자리를 굳힌다. 또한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천6백만 장 이상 팔려나간다.
이글스는 1982년 공식적인 그룹 해체 이유로 ‘「Hotel California」만큼 아름다운 곡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지옥이 얼어붙기 전엔 다시 합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룹은 산산이 부서졌다.
기량이 뛰어났던 뮤지션들이었기에 각자의 목소리가 높았고, 그룹의 상업적인 성공은 자연스레 자신만의 색깔을 강조한 솔로활동으로 이어지며 그룹의 해체를 자초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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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다시 만나지 않겠다던 이글스 멤버들은 1994년
무엇보다 이글스에게는 체조경기장을 두 시간 이상 메울 수 있는 화려한 히트 곡 레퍼토리와 다져진 라이브 실력, 관객과의 풍성한 공감대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연로한 독수리들이 여전히 고공비행을 이어갈 수 있는 무기이고 비결이다.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천사
2012.03.16
앙ㅋ
201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