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네이버 인기 블로거 ‘꽃님에미’가 알려주는 생활놀이 레시피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 없다는 것도 좋지만 놀이를 통해 엄마는 편해지고, 아이는 창의력과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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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알려주는 책도 있나?’ ‘그냥 놀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것도 책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들이 줄줄이 엮여 나왔다. 어른들이 생각할 때는 ‘뭐 저런 책이 필요해?’라고 생각할 테지만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던 내겐 신선하고 기발한 책이 아닐 수 없다.



 

하나라도 뭔가를 머리에 집어넣으려는 학습서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생활놀이 레시피로 구성된 책. 놀이가 창의력을 키우고 어쩌고 하는 이론적인 것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저자 자신이 절실히 놀이 책을 필요로 했다고 한다.

아이가 어릴 때 놀아주는 것도 잠깐인데, 그 잠깐의 시간을 우왕좌왕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놀아주고, 애착 관계를 돈독히 형성하는 것이 후에 질풍노도의 시기라 할 사춘기가 와도 끄떡없을 완충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는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일했고,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 ‘꽃님이네(http://blog.naver.com/mollafasa)’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공개방송을 기획하고, <문단열의 잉글리쉬 카페>와 같은 프로그램을 맡은 경력이 있어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무 떨려 민망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아무리 자기 분야의 베테랑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누구나 긴장되기 마련인가 보다. 그런데 웬걸. 방송작가가 아니라 어린이 프로그램의 사회를 봐도 좋을 만큼 감정이입도 잘하고 똑 부러진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아이가 6개월이 되기 전까지 한마디 말조차 건네지 않았을 만큼 초보 중에도 영 꽝인 초보 엄마였다. 기저귀 갈아줄 때 다른 엄마들이 ‘우리 예쁜이, 똥 쌌어?’라는 말을 걸어준다는 것조차 몰랐단다. 돌 가까울 무렵, 선배를 보고 자극을 받아 ‘애는 저렇게 키워야 해.’라고 생각했고, 그 일은 굉장히 충격이었다. 그래서 수첩에 1교시엔 가베를 하고 2교시엔 미술 수업을 해야지, 하는 식의 계획표를 빡빡하게 짰다.

물론 계획의 3분의 1도 실천하지 못했지만 시도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전부 실천하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놀면서 내가 아는 놀이가 생기니 응용이 되고 자신감이 생겼다. 저자는 놀이가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엄마들은 육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놀이’로 꼽는데, 실제로는 그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10분, 20분 이상을 넘기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저자는 일종의 부채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밥을 먹이는 것보다 힘겹다는 생각이 들면 24시간이 스트레스로 피곤할 수밖에 없다. 어떤 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부모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부모는 늘 아이에게 베풀어야 하고, ‘심심해’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의 욕구를 100퍼센트 해결해주어야 하는 마법사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있기에. 때문에 잘 놀아주기 위해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 포인트를 알면 스스로 변형시켜 놀이에 적용할 수 있어 놀이 책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무엇보다 엄마가 놀이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엄마가 의무적으로 놀아주면 아이들은 놀이에서 정작 중요한 재미는 쏙 빠진 채 아이도 엄마의 놀이 상대가 되어주는 것일 뿐이다. 엄마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아이들은 금방 느낀다. 그래서 엄마가 너무 힘들거나 화가 나 있을 때는 오히려 놀아주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놀이를 통해 아이를 가르치려고 해서 부담을 느꼈다는 저자의 말에 속으로 다들 뜨끔하지 않았을까? 숫자 놀이를 통해 셈을 빨리 습득하게 하고, 블록을 가지고 놀면 공간 지각력이 생긴다거나 하는 학습적인 측면, 솔직히 있었지 않은가.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하고 놀아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인데, 그것이 즐겁게 노는 것에서 변질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먼 길을 돌아왔는데 학습이 아니라면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고민일 때 발견한 책이 있었다. 쉬운 영어 책인데도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연관성을 찾지 못해 자신이 없었는데,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적용했더니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아이들한테 논리는 필요치 않다. 아이가 좋아하면 그만이다.

“slowly slowly~” 노래와 함께 손가락은 이미 미리 준비해온 인형의 몸에 올라가 있다. 이내 자신의 아이와 놀던 것을 재연한다. 과장된 목소리와 몸짓, 이 부분은 글로 표현할 수 없다. 현장에서 시연을 한다고 해도 아이와 함께하던 것만큼의 오버가 나올 리 만무하다. 그야말로 ‘미친 척’했다 ‘척’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볼지도 모르니까. 엄마는 내 아이 앞에서만큼은 체면도 창피함도 던져버린 지 오래다. 필자 또한 집에서는 오버에 오버에 오버를 하니, 가끔은 아이들의 눈초리가 이상하다. 그러나 뭐 어쩌랴. 내가 가진 우아함을 어디다 던져버렸는지 찾을 길 없는데.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융통성을 발휘해서 놀아라.’ 이것을 간과하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나와 내 아이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내가 해석했던 영어 책 속 문장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그럼 오늘 강연회의 포인트를 찾아볼까?

내 아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찾아야 변용이 된다는 것, 영어 동요 50곡을 엄마가 아이한테 불러줄 수만 있다면 영어 유치원과 같은 웬만한 사교육이 필요 없을 만큼 파닉스의 효과가 확실하다.

또 하나. 동생을 본 첫아이 꽃님이에게 해주었던 ‘손가락 뽀뽀’는 아이가 동생을 시샘하지 않은 이유다. 이것은 저자가 가장 추천하는 것으로, 열 손가락 하나하나에 뽀뽀해주는 단순한 것이다. 이때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해.’라는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방법을 신랑한테도 써봤는데 대단히 좋아하더란다. ‘내 아이는 이미 컸는데.’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시도해보면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책에도 소개된 초간단, 초강력, 거기에 재미까지 만점인 ‘보수놀이’는 학습적으로도 대단히 효과가 높고, 실제 연산에서도 중요하다. 달걀판을 이용하여 눈으로 금방 알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젖먹이 둘째를 안고 하기가 어려워 입으로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일명 ‘마법 보수문’.

예를 들어 “음홧홧홧~ 다 잡아먹어버리겠다. 에잇, 3의 공격을 받아라!” 하고 외치면 “크크크, 2로 막아버리겠다!” 하는 식의 놀이, 정말 아이디어 만점이다. 준비물도 필요 없고, 차에서 놀기에 최고다. 꽃님이가 이 놀이를 하면서 숫자를 거의 틀리지 않은 것은 바로 ‘놀이’라는 방법 때문이다. 만약 연산만 하는 학습지였더라면 틀리지 않았을까? 놀이를 하면서 동네 남자 아이들이 쓰는 의성어를 따로 적어두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응용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누구나 이런 열정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놀이 매뉴얼을 많이 아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시간적인 여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한테 잘해주려면 남편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사실 아내에게 잘해주라는 얘기를 남편들에게 하고 싶은데, 이날 참석자 중에는 남편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우리끼리 마음을 추스르고 다독여보자는 말에 다 함께 유쾌하게 웃어넘겼다.


지금부터는 보너스~ 종이접기를 쉽게 가르치는 비결이 이어졌다.

편집팀장은 책을 만들면서 종이접기에 대한 부분을 부록으로 넣을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자를 만나면서 쉽고 큰 효과를 보는 종이접기를 자신의 아이와 경험했기 때문에 결국은 부록으로 넣게 되었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그럼 안 따라 할 수 없지. 역시 저자는 센스쟁이! 색종이 인심을 팍팍 쓴다.

오늘은 박스 접기를 통해 종이접기를 해보았다. 색종이를 받아 설명대로 다림질을 쫙쫙 해준다. 이때 아이와 색종이를 접으면서 끊임없이 약장수처럼 떠들어야 한다. 그 시간은 평소 아이의 속상함을 풀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방석 접기 → 액자 접기 → 입술 접기 → 상자’ 순으로 완성.

완성작을 만들어봄으로써 성취감과 도전 정신이 마구 생기지 않는가?

<우리 아이 종이접기 달인으로 만드는 비법>

1. 쉬운 말로(아이들 말로) 설명한다.
2. 종이 접기의 ‘각’을 살리는 다림질. (다림질만으로도 결과물의 수준이 달라지므로 강조!)
3. 구체적인 단어 이미지로 순서를 가르쳐준다.
4. 가지고 놀 수 있는 완성품 만들기. (완성작을 만들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스스로 터득하는 게 다르다. 혼자 다섯 가지를 확실히 만들 수 있다면 응용력도 생기고, 종이접기를 잘할 수 있게 된다.)

예정에 없던 개구리 만들기까지 배웠다. 내 아이에게 뽐내며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엄마들의 얼굴이 행복해보였다.

놀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더 많은 놀이가 궁금하면 책을 구입해보길.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 없다는 것도 좋지만 놀이를 통해 엄마는 편해지고, 아이는 창의력과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초간단 생활놀이 #전은주
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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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6.29

보통 막 태어난 아기라고 해도 말 걸어주는 게 보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좀 놀랍네요. 사실 요즘 즐겁게 배우자하는 식으로 학습 동요니 동화니 하는 게 많은데 그런 방식은 부모나 아이 모두에게 스트레스 될 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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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thp

2009.09.04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시간이 흐르면서 소소한 놀이방법들은 조금 잊히기도 하지만, 내 아이를 심신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려는 엄마의 열정은 오늘도 힘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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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heeys

2009.08.29

저희 딸내미 어린이집에서 나비를 접었다고 좋아라 하더라구요.. 아이와 쉽게 놀아줄 수 잇는 다양한 방법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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