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글: 채널예스
200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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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버스를 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국도 일본과 같이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는 그 전에도 들었지만, 정말로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엄청 많이 막힌다. 그런데도 버스 운전사 아저씨는 어찌 그렇게 운전을 잘하시는지, 좁은 도로에서 아니면 꽉 막혀 있는 도로에서도 요리조리 빠지면서 고속으로 달린다. 그 스피드와 운전 솜씨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놀라울 따름이다.

난 유원지의 제트코스터를 아주 좋아하는데, 여기서도 충분히 그런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버스를 기다릴 때 겪는 딴 승객들과의 암묵의 경쟁과 긴장감,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스피드, 문 닫히기 전에 빨리 내려야 하는 초조감….

이전에는 그렇게 무서웠던 버스인데, 요즘에는 오히려 즐겨 타고 있다. 보통보다 조금 속도가 느리면 답답할 정도이니 나도 한국 생활에 많이 익숙해져 버렸나보다. 버스 안에서는 뜻밖의 재미있는 드라마가 자주 일어나니까, 만화 소재로 종종 등장하게 된다. 버스 안에서 침을 흘리면서 자고 있는 사람을 보셨다면 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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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두 번째 이야기 : 한국 아줌마 따라잡기
타가미 요코 글.그림 | 작은씨앗 | 2006년 12월

한국 아줌마의 길에 올라선지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요코짱. 결혼 전 한국 생활 1년을 더하면 벌써 6년 째 맞이하는, 길다면 긴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 시장에서 능숙히 물건 깎는 모습도, 제트코스트 같은 버스타기에도 능숙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미숙 투성이라는 서툰 주부 요코짱.

돼지꿈을 영문도 모른 채 남편에게 팔아 불노소득에 어리둥절하고, 참외를 접시에 어떻게 깎아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한복 치마 속의 두 다리를 어찌할 줄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 타인의 눈에는 귀엽기까지 하다. 여전히 문화의 벽에 부딪히며 한국에서 신기했던 것, 재미있던 것, 그리고 남편과 한일양국을 오가며 알콩달콩 꾸며가는 결혼이야기 등을 실감나게 엮었으며, 한국문화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가는 요코짱의 모습에서 우리의 습관을 엿볼 수 있다. 1권에 비해 다소 높아진 듯한 난이도의 일본어는, 일어를 공부하는 독자를 위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이다.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글.그림 | 작은씨앗 | 2004년 02월

한국에 시집 온 요코짱의 좌충우돌의 한국 생활기. 머리카락도 없는 벌거숭이 캐릭터로 낯선 나라 한국에서 받았던 문화충격과 서울 풍경을 실랄하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세계에서 가장 세다는 한국의 아줌마 파워, 제트 코스터보다 빠른 스피드의 한국 버스가 이젠 자연스런 일상이 되어버린 새댁 요코짱의 고되지만 정겨운 한국살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는 작은씨앗 출판사와의 제휴에 의해 연재되는 것이며, 매주 수요일 총 3개월 간(총 13편) 연재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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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

2007.03.16

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군요. 가끔 버스와 버스간의 치열한 레이스도 꽤 스릴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버스전용차선이 생기면서 더욱 더 빨라지고, 곡예운전이 많아져서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오히려 막히거나, 좀 느리게 가면 답답하고, 가끔은 짜증이 난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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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네

2007.03.14

저와 같은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지각할 것 같을때 빨리 가면 기사아저씨께 감사하답니다. 버스안에서 사람구경하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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