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말한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vs <비보이 코리아>
2007.01.08
춤으로 말한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vs <비보이 코리아>
비보이. 어떤 퀴즈 프로그램에서 ‘비보이가 뭐냐’고 물어보더라. 하긴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다. 비보이(B-boy),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Breakdancing boy들이 춤 하나로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이제 공연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새해 들어 새로 무대에 오를 비보이 공연이 줄을 잇는 걸 보면 그 열기가 가히 뜨겁다. 자, 그럼 현재 양대 산맥을 이루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와 <비보이 코리아>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스토리
비보이 공연 역시 기존의 <난타>나 <점프>처럼 대사를 없애고 음악과 동작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다. 특히 그 동작이 격렬한 춤인 만큼 전체 공연시간은 90분으로 짧은 편이다. 따라서 스토리도 간단하다. 대부분 잘 추는 춤을 유감없이 드러내기 위한 배틀(battle) 형식에 스토리를 더한다.
비보이 공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스토리는 꽤 아기자기하다. 공연 제목 그대로 비보이를 사랑하게 돼버린 발레리나가 우아한 발레복과 토슈즈를 벗고, 힙합 차림에 모자를 질끈 눌러 쓰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랑에 국경도 없고, 나이도 없고, 부모도, 친구도, 심지어 성별도 없다는데 장르가 대수겠는가? ‘빠쎄-쓰쑤’, 무대 위에서 사뿐사뿐 날아오르던 발레리나가 사랑 때문에 엉거주춤 허리를 구부리고 힙합에 도전하는 모습은 묘하게 통쾌하다.
반면 지난해 연말 무대에 오르며 강세를 보이는 <비보이 코리아>는 스토리를 보다 강화했다. 90분 동안 춤만으로 무대를 채운다는 것은 공연으로서 요소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댄스 배틀을 이끌어내기까지, 얽힌 과거사가 있고 사랑과 물밑거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보이 공연은 스토리를 축소하고 춤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대사가 사용되지 않는 데다, 댄서들이 전문 연기자가 아닌 만큼 스토리를 통한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보이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어차피 ‘춤’을 원하고 있다.
무대 연출
<비보이 코리아>는 <난타>를 제작한 기획사의 작품이다. <난타>를 통해 입증받은 세련된 기획력이 역시 빛을 발한다. 실제로 무대 자체가 굉장히 멋스럽고 음향도 우수하다. 게다가 배우의 동선처리와 동작을 표현하는 형태가 많이 다듬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세련된 조명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기존 배틀 장면이 서로 밀쳐내고 무대를 차지하는 방식이라면 <비보이 코리아>는 각 팀에 번갈아 핀 조명을 쏘아 훨씬 멋스럽고도 자연스럽게 춤 대결을 이끈다.
그에 비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무대는 빈약한 편이다.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뿐이지, 무대 자체도 좁고 사실상 길거리 무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정형화되지 않은 무대가 관객과의 거리를 크게 좁혔다. 플로어까지 내려와 춤을 추는가 하면, 무대의 무형식을 객석에도 적용해 사진을 찍거나 일어나 환호하거나 아무런 제재가 없다. 객석의 반응이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익스트림 크루를, <비보이 코리아>는 팝핀현준을 앞세웠다. 전자는 군무가, 후자는 솔로 무대가 많지만 모두 정말 잘들 춘다. 물론 과거 TV에서 봤던 이주노나 양현석을 비롯해 최근의 비나 세븐처럼 세련된 맛은 덜하다. 춤 실력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이용하는 솜씨, 또는 자신의 몸짓을 표현하는 방법 면에서 덜 다듬어진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텀블링에 한쪽 팔로 몸을 지탱하고 거꾸로 멈춰서는 프리즈, 머리로 팽이처럼 돌고 또 도는 헤드스핀을 비롯한 파워무브 등 신기하고도 신명나는 댄스에 숨이 멎을 지경이다. 과연 몸이 온전할까 걱정도 되고, 뼈마디가 남들보다 세분화되지 않았는지 만져보고도 싶다. 특히 다들 클라이맥스에서는 리더가 옷을 벗고 상체를 드러내는데, 정교하게 세팅된 근육을 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어떤 공연을 볼까?
확실한 댄스 릴레이를 보고 싶다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추천한다. 발레부터 힙합, 섹시댄스까지 춤 하나는 원 없이 볼 수 있다. 특히 길거리 공연 같은 자유로움이 있어 객석의 분위기가 한층 뜨겁다.
좀 더 세련된 공연을 원한다면 <비보이 코리아>가 낫겠다. 조명을 필두로 세련된 무대 연출이 단연 돋보이며, 단소에 가야금, 북 등 국악기를 더한 창작음악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난타에서도 맛봤던 타악기를 이용한 역동성은 가슴까지 울린다.
이밖에 클래식한 음악과 화려한 댄스의 조화를 내세운 <마리오네트>, 한국 무속을 접목한 <더 굿>, 80년대 노래로 30-40대까지 공략하겠다는 <굿모닝 비보이> 등도 열정적인 춤사위로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가슴이 답답하다면 비보이 공연장을 찾아보자. 숨은 열정이 되살아나면서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게 될 것이다. 단, 함부로 따라하다가는 몸에 큰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겠다(^^).
스토리
비보이 공연 역시 기존의 <난타>나 <점프>처럼 대사를 없애고 음악과 동작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다. 특히 그 동작이 격렬한 춤인 만큼 전체 공연시간은 90분으로 짧은 편이다. 따라서 스토리도 간단하다. 대부분 잘 추는 춤을 유감없이 드러내기 위한 배틀(battle) 형식에 스토리를 더한다.
비보이 공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스토리는 꽤 아기자기하다. 공연 제목 그대로 비보이를 사랑하게 돼버린 발레리나가 우아한 발레복과 토슈즈를 벗고, 힙합 차림에 모자를 질끈 눌러 쓰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랑에 국경도 없고, 나이도 없고, 부모도, 친구도, 심지어 성별도 없다는데 장르가 대수겠는가? ‘빠쎄-쓰쑤’, 무대 위에서 사뿐사뿐 날아오르던 발레리나가 사랑 때문에 엉거주춤 허리를 구부리고 힙합에 도전하는 모습은 묘하게 통쾌하다.
반면 지난해 연말 무대에 오르며 강세를 보이는 <비보이 코리아>는 스토리를 보다 강화했다. 90분 동안 춤만으로 무대를 채운다는 것은 공연으로서 요소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댄스 배틀을 이끌어내기까지, 얽힌 과거사가 있고 사랑과 물밑거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보이 공연은 스토리를 축소하고 춤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대사가 사용되지 않는 데다, 댄서들이 전문 연기자가 아닌 만큼 스토리를 통한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보이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어차피 ‘춤’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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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연출
<비보이 코리아>는 <난타>를 제작한 기획사의 작품이다. <난타>를 통해 입증받은 세련된 기획력이 역시 빛을 발한다. 실제로 무대 자체가 굉장히 멋스럽고 음향도 우수하다. 게다가 배우의 동선처리와 동작을 표현하는 형태가 많이 다듬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세련된 조명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기존 배틀 장면이 서로 밀쳐내고 무대를 차지하는 방식이라면 <비보이 코리아>는 각 팀에 번갈아 핀 조명을 쏘아 훨씬 멋스럽고도 자연스럽게 춤 대결을 이끈다.
그에 비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무대는 빈약한 편이다.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뿐이지, 무대 자체도 좁고 사실상 길거리 무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정형화되지 않은 무대가 관객과의 거리를 크게 좁혔다. 플로어까지 내려와 춤을 추는가 하면, 무대의 무형식을 객석에도 적용해 사진을 찍거나 일어나 환호하거나 아무런 제재가 없다. 객석의 반응이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익스트림 크루를, <비보이 코리아>는 팝핀현준을 앞세웠다. 전자는 군무가, 후자는 솔로 무대가 많지만 모두 정말 잘들 춘다. 물론 과거 TV에서 봤던 이주노나 양현석을 비롯해 최근의 비나 세븐처럼 세련된 맛은 덜하다. 춤 실력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이용하는 솜씨, 또는 자신의 몸짓을 표현하는 방법 면에서 덜 다듬어진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텀블링에 한쪽 팔로 몸을 지탱하고 거꾸로 멈춰서는 프리즈, 머리로 팽이처럼 돌고 또 도는 헤드스핀을 비롯한 파워무브 등 신기하고도 신명나는 댄스에 숨이 멎을 지경이다. 과연 몸이 온전할까 걱정도 되고, 뼈마디가 남들보다 세분화되지 않았는지 만져보고도 싶다. 특히 다들 클라이맥스에서는 리더가 옷을 벗고 상체를 드러내는데, 정교하게 세팅된 근육을 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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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연을 볼까?
확실한 댄스 릴레이를 보고 싶다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추천한다. 발레부터 힙합, 섹시댄스까지 춤 하나는 원 없이 볼 수 있다. 특히 길거리 공연 같은 자유로움이 있어 객석의 분위기가 한층 뜨겁다.
좀 더 세련된 공연을 원한다면 <비보이 코리아>가 낫겠다. 조명을 필두로 세련된 무대 연출이 단연 돋보이며, 단소에 가야금, 북 등 국악기를 더한 창작음악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난타에서도 맛봤던 타악기를 이용한 역동성은 가슴까지 울린다.
이밖에 클래식한 음악과 화려한 댄스의 조화를 내세운 <마리오네트>, 한국 무속을 접목한 <더 굿>, 80년대 노래로 30-40대까지 공략하겠다는 <굿모닝 비보이> 등도 열정적인 춤사위로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가슴이 답답하다면 비보이 공연장을 찾아보자. 숨은 열정이 되살아나면서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게 될 것이다. 단, 함부로 따라하다가는 몸에 큰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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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2006년 2월 8일 ~ open run 비보이 전용극장 비보이 코리아 2006년 11월 25일 ~ 2007년 1월 31일 비보이 코리아 전용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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