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퇴마사의 유령사냥 열전 - 〈수퍼내추럴〉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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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드라마에 대해서는 〈미디엄〉 덕분에 잠시 방심을 하게 됐습니다. 무서울 게 뭐가 있어, 마음을 놓고 말았더라는 말씀입니다. 별다른 대비책 없이 덥석 〈수퍼내추럴〉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 것이지요. “공포는 사치다”라는 태그라인이 무색하게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공포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는 꽤나 으스스하게 보았습니다. 파일럿을 보자마자 떠올렸던 것은 〈전설의 고향〉이었습니다. 느닷없이 유령이 튀어 나오고, 주인공의 등 뒤로 발에 바퀴 달린 것 같은 귀신이 스윽 하고 지나갑니다. 아주 단순하고 친숙한 기법으로 공포감을 안겨주는 것이지요.

미국판 ‘전설의 고향’이라고나 할까요? 〈수퍼내추럴〉
미국 전역을 누비며 각종 악령과 귀신, 폴터가이스트(현상)와 싸우는 사냥꾼들은 젊고 멀쩡하게 생긴 형제입니다. 둘 다 강인한 인상은 아니지만, 〈용감한 형제〉의 하디 보이들보다 훨씬 무서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용감함에 있어서는 떠는 모습조차 거의 안 보여주는 강심장의 소유자들이지요. 〈길모어 걸스〉에서 로리의 첫사랑 딘을 연기했던 제어드 페덜레키는 스탠포드를 전액 장학금으로 졸업한 동생 샘 윈체스터로 분하고 있습니다. 그는 운명처럼 지워진 퇴마사의 길을 피해 로스쿨에 들어가 세상 사람들 사는 것처럼 평범하게 살아보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반면에 아버지의 지휘 아래 가업이 된 유령사냥 때문에 학업도 마치는 둥 마는 둥했던 형 딘 윈체스터는 화사한 용모와 달리, 낭랑한 전자기타 소리가 메아리치는 80년대 헤비메탈을 즐겨 듣고 성냥갑처럼 생긴 1960년대 모델의 차를 애지중지 몰고 다닙니다. 다혈질에 작업 기술이 〈프렌즈〉의 조이를 연상케 하는 것이, 무던히도 마초가 되기를 갈망하는 귀여운(?) 인물입니다. 이 두 형제가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아옹다옹하다가도, 악행을 일삼는 유령들을 잡을 때는 의기투합하는 드라마가 2006년 WB 채널에서 신작으로는 유일하게 히트했다는 〈수퍼내추럴〉입니다.

퇴마사의 운명으로 다져진 끈끈한 형제애!
물론 WB에는 〈길모어 걸스〉와 〈스몰빌〉 〈베로니카 마스〉 등이 건재하게 포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물건이 비교적 적었던 2006년 신작 드라마 시장에서 〈수퍼내추럴〉은 상당히 선전을 했습니다. 비록 시즌 1이 끝난 지 2주가 지나서의 일이기는 하지만, 시즌 2 제작도 무난하게 결정되었고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초자연 현상 드라마”에서 다른 드라마들이 부지기수로 쓰러져가는 가운데 〈수퍼내추럴〉이 살아남은 것은 비단 타이틀 롤을 맡은 두 명의 눈에 띄는 용모만은 아닐 것입니다. 청소년의 대변 채널로서 WB가 방영하는 이 드라마에서 청춘 주인공의 역할은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방편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성인 대상 드라마는 물론이거니와 아무리 청소년을 주 시청자 층으로 한다고 해도, 미모보다 덜 흔한 것이 연기력과 캐릭터 구성능력이기 때문에 스타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드라마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영화 〈부기맨〉의 각본을 쓰기도 했던 작가 에릭 크립케의 말대로, “매주 브라운관에서 만날 수 있는 저예산 공포영화를 만들려는” 것이 이 드라마의 목표였습니다. 과도하거나 어정쩡하게 심리적이고 정신분석학적인 요소를 투입하는 대신,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코드를 알뜰하게 구현하며 시청각적인 재미를 안겨주었던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런 가운데, 미국 드라마라면 으레 표현할 수 있는 수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피가 낭자한 잔인한 살육 장면은 공중파 채널로서는 거의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화면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아이나 애완동물이 희생된다는 암시는 늘 안전한 드라마투르기를 추구하면서 한 걸음씩 더 떼어놓는 영악함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매회 각각 다른 종류의 공포영화를 선보이겠다는 크립케의 포부가 아주 잘 실현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의 적인 “악마”와의 싸움과 실종된 아버지를 찾는 일을 큰 줄기로 해서, 각기 다른 개성의 초자연적 존재를 그리는 단편, 단편의 이음새도 별다른 흠 없이 매끄럽습니다.

〈수퍼내추럴〉과 〈스몰빌〉의 CW 네트워크 2006년 가을 시즌 프리미어 에피소드 포스터...!

각기 다른 개성의 초자연적 존재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은 미국의 공포 민담과 신화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윈체스터 형제는 큰 대륙 안에서 주로 안쪽 주들의 이름 없는 곳을 떠돌며 퇴마 활동을 펼치는데요, 특히 한을 품은 원혼들의 복수 행각이 등골을 서늘하게 합니다. 〈전설의 고향〉이 괜히 떠오르는 것이 아니지요. 또 형제의 퇴마 활동도 한창 혈기왕성한 시기인 만큼 주문을 외우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깨지고 까지고 날아다니는 하드보일드 액션이 호러에 더해집니다. 다만 어린 시절의 뼈아픈 기억 때문에 아버지와 동생에게 집착하는 딘의 모습이 〈넘버스〉에서 그렸던 자연스럽고 섬세한 형제애와 비교하면 꽤 노골적이고 거칠게 드러난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2006년 9월 말경 시즌 2 첫 에피소드를 방영하는 〈수퍼내추럴〉의 대전 상대는 현재 미국 드라마계의 선두주자를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CBS의 〈CSI〉와 ABC의 〈그레이스 아나토미〉입니다. 〈수퍼내추럴〉이 최고의 프라임 타임대인 목요일 밤으로 방영 시간을 옮기면서 시청률 경쟁에서는 유례없는 강자를 만나게 된 것이지요. 시청자 층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WB와 UPN이 합병을 했을 때는 언제까지나 틈새 노리기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악몽을 꾸게 만들겠다는 짓궂지만 확실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여 보람을 느꼈다는 〈수퍼내추럴〉의 제작진이 이 도전을 얼마나 큰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되는 가을이 왔습니다.
1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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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lvv79

2019.07.29

책리뷰 작성하였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5727182?scode=032&OzSrank=1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vvlvv79&artseqno=11503732&catseqno=30999352&IsFestival=

안녕하세요? 김원 님을 만나 “돈을 부르는 운 공부” 에 싸인 받고 싶은 워킹맘입니다.
작년부터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서점에 가서 ‘부’에 관해 술술 잘 읽히는 책만 골라서
구매하였고, 보고 싶을 때 꺼내서 다시 봅니다. 이 책도 그러한 책 중에 하나입니다.

김원 님이 제게 관성,인성,비겁,식상,재성 에 대해 어떻게 말해주실지 정말 궁금합니다. 인생재무 설계의 큰 가이드라인으로 잡고 도움받고자 합니다. 책에서 설명하신 인성분야 재테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방향이 맞는건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봉급을 올려야하는 건지 고민이거든요.(언젠가 사주를 본적이 있는데 회사에서 높이 오르면 사람들이 질투해서 힘들어진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서 승진을 포기한 적이 있지요. ‘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

올초 3년안에 열심히 일해서 2022년 휴직하자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1년을 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큰 복으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3일에 뵈어요^^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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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did1

2019.07.25

참여신청합니다. 재운을 늘리는 법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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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대디

2019.07.25

올해 직장생활 18년차의 40대 평범한 가장입니다.
새해부터 야심차게 시작해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시작했지만 서서히 지쳐가던중
작가님의 책을 우연히 보게되면서 명리학에 큰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자님을 뵙고싶은 마음에 출판사까지 연락을 드렸으나 개별적인 상담은 진행하지 않으셔서 실망을ㅜㅜ
하지만 이기회로 꼭뵙고 저의 운명을 알아볼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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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실

홍익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어렸을 때의 꿈은 건축가였지만,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를 본 후부터는 무언가 집요하게 조사하고 탐구하며 결실을 맺는 직업, 예컨대 평전 작가 같은 것에 대한 갈망이 생겼고, 그 소망은 가슴 한켠에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영화를 참 좋아해서 한때 다큐멘터리 작가가 되겠다고 캠코더를 메고 다녔던 적도 있었다. 한국과 미국 보스턴에 머물며 10여 년간 출판기획과 취재를 하면서 대중 문화 자유기고가와 영미권 도서 번역가로 활동해왔다. 미국 드라마 시리즈에 대해서 그녀만큼 깊이 있으면서 재미있게 쓰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국 드라마 평론가이기도 하다.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일본의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 골프채는 잡아본 적도 없지만 18홀 라운딩을 함께 하고픈 사람을 한 명 고르라면 단연코 메이저리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다. 향후 배워보고 싶은 것으로는 "브라더 미싱으로 예쁜 원피스 만들기" "매킨토시로 그림 그리기" "나이스한 강아지 그루밍 기술" 등이 있으며,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으로는 "야구장의 몇 만 관중 앞에서 시구하기" "험머 타고 북미 대륙횡단하기" "플레이 스테이션 위닝 일레븐 게임에서 오버헤드킥 성공시키기" 등이 있다. 국내 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야구 마니아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 팬이다. 특히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좋아해서, 그의 플레이를 보려고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전 시즌을 관전하기도 했다. 직접 쓴 책으로는 『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 1』, 『위트 상식사전 프라임』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야구 교과서』, 『첼시』, 『리버풀』, 『유쾌한 깨달음』, 『자연과학 상식사전』, 『디자인이 만든 세상』, 『하버드가 지배한다』, 『마이 히어로』,『훈육의 심리학』, 『나 누주드, 열 살 이혼녀』, 『마테크』, 『그 여자의 살인법』, 『냉동 인간』, 『수비의 기술』, 『외지인의 죽음』 『매춘부의 죽음』, 『대식가의 죽음』, 『잔소리꾼의 죽음』, 『돌런갱어 시리즈』(전5권), 『몸을 긋는 소녀』, 『언더베리의 마녀들』, 『뼈 모으는 소녀』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