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독립적이고 덜 쿨해져야지
혼자 살아가려면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혼자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계약 하고, 세금 내는 법을 익혔다. 물론 혼자라는 게 처음엔 죽도록 싫었다. 혼자 영화를 봤던 날, 혼자 식당에 갔던 날, 혼자 여행 갔던 날, 참으로 생소하고 불편했던 그 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2013.05.23
김지현
디테일 서울
이 시대 철벽녀들을 위한 비실용연애서 <연애, 되든가 말든가>
실은 남자의 심리를 알아야 하고, 그래서 남자를 요리조리 요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자세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게 연애인가 사랑인가. 인간관계법을 따로 배우지 않았어도 무리 속에서 그럭저럭 잘 지내는 법을 알고 있는데 왜 유독 남녀관계에서만 뭔가를 특별하게 배워야 하는 걸까?
2013.05.16
디테일 서울
김지현
내 이웃을 관음하다
문득 경계벽 건설 기준을 찾아보니 아파트는 철근 콘크리트 두께 15cm 이상, 다가구와 단독주택은 10cm 이상. 고시원과 원룸은 기준이 없다. 관음하고 관음될 수밖에 없는 사이. 이토록 밀접한 우리는 단 한 번도 인사를 나누지 않고 헤어진다.
2013.05.09
서울
디테일 서울
김지현
‘노퍼니처주의’ 입니다
뭔가를 들여놓지 않는 습관 탓인지 6개월이 넘도록 집 안은 텅 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내 고민했던 왜 나는 임시의 삶을 사는가하는 질문. 어쩌면 나는 사는 것 자체가 임시라는 유목민적 세계관 탓이 아닐까. 게다가 서울에서 혼자, 수차례의 이사를 거듭하면서 임시의 삶에 익숙해졌고.
2013.05.02
노퍼니처
노 퍼니처
김지현
디테일 서울
당신의 버킷리스트-평일에 낮술하기
산 저 아래에서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있겠지. 이것들아, 돈 한 푼 안 벌어도 열심히 즐기는 내가 챔피언이다. 취하여 하늘을 보면 구름이 참으로 천천히 흐른다. 1분이 10분처럼 느껴진다. 일할 땐 10분도 1분 같더니만.
2013.04.25
디테일 서울
김지현
낮술
서울을 여행하는 낭만버스
버스는 천편일률적인 지하철 역세권 풍경 대신 시장, 대학가, 유흥가, 주택가 같은 보다 역동적인 풍경을 선물했다. 금호동을 지날 때 구불구불한 언덕을 넘어 만난 금남시장의 생소한 풍경이란. 버스 안에까지 한약방 냄새 진동했던 경동시장의 풍경이란. 이런 기억은 참으로 오래간다. 그리고 지금도 낯선 버스를 타게 되면 은근히 설레인다.
2013.04.18
김지현
디테일 서울
서울의 하천 걷기
이름 없는 꽃이란 없고, 단지 이름을 모를 뿐이라고. 한강 말고도 서울의 하천이 35개나 된다는 걸 알게 됐다.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복개됐다는 것도. 그리고 하천의 흐름을 알기 위해 도림천에서 안양천으로, 홍제천에서 불광천으로 걸었다. 차츰 서울의 산과 물에 친해지고 나니 콘크리트를 벗은 서울을 알게 된 느낌이었다.
2013.04.11
김지현
서울
디테일 서울
나는 서울에서도 충분히 행복한 여자
누군가 말했다. 자기 사는 곳 5㎞ 내에서 행복을 못 찾는 사람은 어디서고 행복을 못 찾는 사람이라고. 나는 왜 행복이 5㎞ 밖에 존재한다고 생각했을까. 떠나지 못해 안달했을까. 떠나면 답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일단 내 집에서 5㎞가 어디까지인지 그것부터 확인하고자 했다.
2013.04.04
디테일 서울
서울
부암동
효자동
서울 뒷골목 매력에 푹 빠진 이유
물론 북촌길, 삼청동길, 가로수길, 서촌길, 정동길처럼 서울의 예쁘다는 길도 수집하듯 다녔다. 대개 단정하고 아기자기한 길이거나 산책하기 좋은 길이거나 예쁘고 화려하거나 이국적이거나 그랬다. 그런데 요즘 빠져 있는 길은 유명하지도 예쁘지도 않은 길이다. 아, 이런 취향을 공감받을 수 있을까?
2013.03.28
골목
디테일 서울
서울
평양냉면 어떻게 먹는 줄 아세요?
이미 소문난 평양냉면의 명가인데 더 이상 말을 보태 뭣하리. 슴슴한 냉면 맛도 보고, 불고기를 면으로 둘둘 말아 면과 고기의 조합도 시도해보고. 그렇게 냉면 한 그릇 싹 비우면 배가 찬다. 여기에 더 이상 뭘 보태리? 뭐든 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하지 않던가.
2013.03.21
디테일 서울
평양냉면
서울
을지면옥
30대 싱글 여성이 행복하게 사는 법 - 김지현 『디테일, 서울』
여자 나이 서른은 애 취급 받는 시대를 살아가는 첫 세대로, 서른과 마흔 사이의 우리들은(?) 엄마에게서 “그래 결혼하면 뭣하니, 혼자 살아라” 라는 한없는 지지를 받았다가, “(당사자 들리게)재를 어쩌면 좋아…지가 제일 잘났어!” 하는 부모님의 근심을 듣게 된다. 내게 주어진 자유를 사랑하고 이렇게 천년만년 살고 싶지만, 365일 중 한 열흘쯤 되는 외로움의 시간들이 나의 풍요롭던 마음을 뒤흔든다. 어떻게 살아야 여든 살쯤 되었을 때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을까.
2012.07.09
디테일 서울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