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책은 어렸을 때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가장 좋은 친구였고, 지금은 살아 있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가장 확실한 도구죠. 책은 항상 읽어요. 대신 TV를 안 봐요.
책 읽는 순간이 항상 재밌지만은 않아요. 특히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환희를 성장기 때보다 점점 덜 자주 느끼게 되어요. 그게 슬프긴 한데, 그래서 가끔 정말 재밌는 책을 만나면 정말 행복해요. 주로 소설, 에세이, 인터뷰집을 읽어요. 시사 관련이나 사회과학 책도 읽고요.
우리집 서재는 남편의 서재에요. 제 책은 1할도 안 됩니다. 저는 아주 재밌거나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니라면 버리거나 주거나 팔아요. 저는 모아두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남편이 모으는 사람이에요. 책을 저보다 더 좋아하고 많이 읽어요. 두 사람이 다 모으면 대책이 없죠.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한다든지, 좋아하는 작품에서 거론된 작품을 참고해요. 릴레이 형식, 가지를 치듯 따라 읽다 보면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요. 무라카미 하루키를 통해 레이먼드 카버를 알게 된 것처럼요. 현학적인 작품은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스티븐 킹 저/김진준 역
스티븐 킹처럼 작가가 되기 전에 다른 직업을 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다. 20년에 한 작품, 이런 예술가적 글쓰기가 아니라 꾸준히 오래 쓰는 생업가로서의 글쓰기를 좋아한다. 이런 작가에게서 무서운 능력을 본다.
알랭 드 보통 저/정영목 역
알렝 드 보통은 뉴스와 예술 같이 큰 주제보다는 소소한 것에서 쓸거리를 찾아내는 안목이 뛰어난 작가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통찰력. 디테일을 포착하는 능력이 발휘된 작품.
무라카미 하루키 저/김유곤 역
하루키가 고베 대지진이 일어난 다음에 모티브를 받아서 쓴 단편집이다. 슬픔과 아련함이 가득하고, 분위기가 굉장히 독특하다.
임경선 “사랑은 관대하게 일은 성실하게”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