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 저
개인적으로 김중혁의 책 중 하나를 추천하라면 『펭귄뉴스』를 고릅니다. 『펭귄뉴스』는 처녀작이고 단편집이고, 작품들이 다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쓰여진 터라, 작품 수준이 고르지 않지만, 막상 보면 굉장히 놀랍고 혁신적입니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추천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웃음)
자크 아탈리 저/이효숙 역
제 세대에 마르크스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인물이지만 한창 책을 읽어야 할 때 술을 마시고 다니느라 정작 마르크스가 어떤 인물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보통 평전은 지나치게 전기적 입장에서 글을 써서 지루하단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사실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도 인간 마르크스의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이념과 정치적 견해를 배제한 한 인간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 평전에서 본 마르크스는 여인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멋진 남자입니다
빌 버포드 저/강수정 역
저널리스트가 쓴 레스토랑 주방 체험기입니다. 프로의 눈으로 볼 때 문외한이 이 정도로 하드한 주방 체험을 했다는 게 대단합니다. 물론 빌 버포드는 실제로 요리를 업으로 삼으려고 시작한 주방 체험이었으니까 마음가짐이나 자세가 다를 수 밖에 없었겠지만요. 그러나 마음 먹는다고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훌륭한 기자답게 글도 빼어납니다.
앤서니 보뎅 저/김경숙 역
『키친 컨피덴셜』은 주방 안의 사람이 쓴 책이라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은 빌 버포드가 한 수 위지만 요리에 대한 프로페셔널한 감성만큼은 견학자 버포드가 현직 요리사 보뎅을 뛰어넘을 수 없는 거지요. 『앗 뜨거워』가 잘 찍은 음식 사진 같다면 『키친 컨피덴셜』은 열기와 욕설, 음식 냄새가 풍기는 주방 그 자체와 같습니다. 책장을 펼치면 온갖 식재료들의 냄새가 훅, 뿜어져 나옵니다. 요리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글을 결코 쓸 수 없을 겁니다.
김연수 저
김연수는 한국 작가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작가입니다. 김연수 씨가 한창 활동을 할 때 저는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우느라 그의 작품을 실시간으로 읽진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역사적 사실(민생단 사건)이라는 뻣뻣한 요리 재료를 가지고 그렇게 간을 잘 맞춰서 놀라운 요리를 만들어 내는 걸 보면 그도 훌륭한 요리사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이런 연애를 한 번쯤 해 보고 싶다는 충동마저 느꼈고, 내 안에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루이스 버즈비 저/정신아 역
서점 직원이 쓴 책방 이야기입니다. 책방에서 일한다고 해서 꼭 책을 좋아하란 법은 없지만 루이스 버즈비는 정말 책이 좋아서 책방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취급하는 사람들의 고민이나 일상은 어떠한지, 서점 직원이라는 직업의 내밀한 속살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고 나면 서점과 책에 대한 사랑이 한층 강해집니다. 그리고 글이 참 따스합니다. 책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저자 루이스 버즈비의 인품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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