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난민 외계인과 서울시 공무원의 ‘웃픈’ 일상 판타지
사랑하는 일에 기꺼이 열정을 태우는 것, 그것이 진짜 능력 아닐까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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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외계인들도 섞여 살아가고 있다고 상상해본 적 있는가? 이런 재미있는 상상력을 던지며 시작하는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름하여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 자신들이 살던 행성이 폭파된 후 ‘우주 난민’으로 떠돌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외계인인 ‘플라인’들과, 그런 플라인들의 민원을 담당하는 서울시 공무원 4인방의 ‘웃픈’ 일상을 다룬 SF판타지소설이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제목이 길고 독특한데요, 이 제목에는 어떤 뜻이 숨어 있을까요? 

이미 오래전 일이 되었지만, 생각해보면 시작은 꽤나 낭만적이었던 것 같아요.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가 지구를 떠날 때, 파도나 바람, 고래 울음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와 여러 음악을 함께 실어 보냈다잖아요.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13번 B♭장조, Op.130 - 5악장, 카바티나>가 흐르는 보이저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주를 떠도는 라디오 확성기 같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여기에는 50여 개국의 언어로 전하는 지구의 인사말도 녹음된 것으로 알아요. 그 중 ‘안녕하세요?’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실질적인 인사였죠.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는 바로 이 ‘안녕하세요?’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모성의 폭발로 ‘우주 난민’이 된 ‘플라인’들이 목성 주변을 지나던 보이저 2호에서 흘러나오던 ‘안녕하세요?’를 해석하면서, 지구에서는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가 출범합니다.

 

외계인이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도 재밌지만, 그 외계인들이 너무나도 인간적인 점이 이 책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작가님이 외계인에 대한 설정은 어디서 얻으셨나요?

저는 이 이야기를 코미디로 쓰기로 작정했어요. 한 편의 시트콤처럼. (이야기상) 어떤 위기의 순간이 오더라도 유머를 잊지 말자. ‘잊지 말자! 유머! 잊지 말자! (이야기의) 정체성!’을 강박적으로 염두에 두고 작업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플라인들이 인간적으로 보이신다면 그건 그들이 유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제재영 작가 작업 공간

 

주인공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배정받은 사무실이 ‘한강 속’에 있어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강 속에 이런 사무실이 있다는 설정이 재밌었는데요, ‘한강 속 사무실’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받으셨나요?

예전에 미팅을 했던 관계자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SF에서는 모두가 위로 올라가는데, 아래로 간 설정이 독특하다고요.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더라고요. 계산한 것은 아니에요. 저는 단지 우리나라의 지형이나 문화를 그대로 활용하고 싶었어요. 그런 면에서 한강은 매우 매력적이니까요. 소설의 시작 페이지에 명기해두었습니다만, 극적 효과를 위해 과장된 부분이 있을 뿐 한강 속 수중보나 모악산 산꼭대기의 송전탑 등은 모두 실제로 존재합니다. 사실주의에 입각한 생활 밀착형 SF랄까요. 

 

주인공을 비롯해 민원팀 4인방의 캐릭터들이 참 재미있었어요. 보통 이런 작품에 등장하는 특수요원들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데요, 물론 민원팀 4인방도 '알고 보면 능력자'들이지만 어딘지 엉성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민원팀 4인방의 캐릭터를 이렇게 그린 이유가 있으실까요?

일단은 슈퍼 히어로물을 계획한 것이 아니니까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전현직 요원들은 자신의 일을 매우 사랑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이 망해도 남았고, 쫓겨난 이들 중에도 여전히 본부의 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이 존재하죠. 사랑하는 일에 기꺼이 열정을 태우는 것, 그것이 진짜 능력 아닐까요?

 

작품에 수록된 에피소드들이 각각의 완결성을 갖지만 결국엔 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이 특별히 애정하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9호 작물의 재배일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9호 작물의 재배일지」를 가장 잘 쓴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네, 이상하게 그래요.  

 

작가님이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도 궁금합니다. 

이 질문의 대답은 아마 영원히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소설을 읽으면서 영혼이 흔들리는 경험을 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첫 작품이라 이 작품으로 작가님의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전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제재영이라고 합니다. 무한한 우주를 흘러가는 보이저호처럼 인사드립니다. 혹시 제 인사를 받으셨다면 반갑습니다. 이따금 새로운 이야기로 불쑥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경악스러운 연말이었지만, 그럼에도 개인의 하루하루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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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

<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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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