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Know? 이수지] 무한의 세계를 담아내는 법
해외 문학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작가가 많아졌어요. 문학의 힘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우리 작가들을 키워드로 소개합니다.
이수지 작가는 한국과 영국에서 서양화와 북아트를 공부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림책을 출간했습니다. 특히 글이 없는 그림책을 많이 만들었어요. 이수지 작가는 글 없는 그림책은 ‘적극적인 독자’를 원한다고 말하는데요. “느긋하게 모호한 의미를 즐기고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의 답변을 마련해 온전히 자기 것으로 가져가는 것, 글 없는 그림책을 즐기는 방법이죠.”*
2022년 한국 작가 최초로 ‘아동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어요. 1956년 만들어진 이 상은 2년에 한 번씩 글 부문 1명,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1명에게 수여합니다. 특정 작품이 아닌 작가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해요. 역대 수상 작가로는 앤서니 브라운, 토베 얀손 등이 있습니다.
영국 캠버웰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북아트를 공부하면서 책이라는 매체에 대해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수지 작가. 책이라는 매체의 물성으로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그림책 작업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그는 종이책을 "만질 수 있는 형태의 생각” 이라고 표현합니다.
작가의 첫 책은 이탈리아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루이스 캐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원작의 모티프인 ‘꿈속의 꿈’을 그림책 전체에 반영한 작품이에요. 특별한 설명 없이 책의 구조와 시각적인 이미지만으로 미로를 헤매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림책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에요.
동료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독립출판 작가 그룹 ‘바캉스 프로젝트’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내용, 물성 등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놀이판처럼 틀을 깨는 책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들의 흥미로운 작업은 독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장 뜨거운 부스 중 하나였다는 후문입니다.
루시드 폴의 동명의 노래에서 출발한 그림책 『물이 되는 꿈』에 그림 작가로 참여해 수채화로 피어나는 맑고 파란 세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노래는 듣는 그림이고, 그림은 보는 노래입니다”라고 했어요. 역대 이수지 작품에 등장했던 다양한 기법이 응집된 148쪽의 방대한 그림책 『여름이 온다』 역시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을 소재로 한 책인데요. ‘여름’ 3악장을 각각 여름의 시작, 여름의 울림, 여름이 왔다라는 주제로 구성했어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음악을 감상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답니다.
이름이 생긴다는 것은 소중해진다는 의미지요. 이수지 작가는 학대받던 개와 가족이 된 이야기를 『강이』라는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강이는 개의 새로운 이름이에요. 이름이 왜 강이가 되었을까요? 이수지 작가의 두 아이의 이름이 산과 바다입니다. 두 아이는 새로 가족이 된 검은 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나는 산이야. 나는 바다야. 그러니까 너는 강이야.” 정말 따뜻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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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국인 최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2022 볼로냐 라가치상, 뉴욕 타임스 그림책상, 보스턴 글로브 혼 북 명예상, 한국출판문화상, 인촌상 수상.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이수지의 아름다운 도전과 최선을 다한 작업의 여정 글 없는 그림책의 세계로 들어섰을 때, 나는 변칙이고 뭐고 다 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