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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1회 대상 작가] 오지은 “가장 큰 이유는 재미”

『인생은 방탈출』 오지은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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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에서는 꼭 잘하는 것보다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힘을 줘도 될 것 같아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도전하기 위해 성공과 실패에 연연해하는 대신 이번에 무엇을 느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분명히 의미가 있어요. (2024.07.11)


『인생은 방탈출』로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많은 플랫폼 중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작가가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2019년도부터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썼습니다. 브런치스토리는 다른 플랫폼보다 작가들의 플랫폼 같았어요. 글을 넣어두는 곳을 ‘작가의 서랍’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특색이 있었고요. 브런치스토리의 이용자들 또한 타 SNS보다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들이고요.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책을 내신 유명한 작가님들도 많아서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계속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매년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취미에 관한 책을 출간하게 되어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방탈출에 관한 글을 써보아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요?

방탈출이 취미라고 하면 종종 듣는 말이 있어요. 제 책의 목차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왜 돈을 내고 갇히세요?”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취미로 여행을 이야기하는데요, 여행이 왜 취미인지 물어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좋아하는 게 당연하달까요? 반면 방탈출은 그만큼 사람들이 대중적인 취미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묻더라고요. 저는 방탈출을 하는 데 쓰는 돈과 시간이 충분히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방탈출을 해보면 문제를 푸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능력이 발전하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요. 물론 그 외에도 장점이 많고요. 처음에는 제 남편과 친구들에게 방탈출이 이렇게 재미있고 유용한 취미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영업 목적으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막상 쓰다 보니 이 취미를 더 즐기게 되었어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 말로 표현하거나 편지를 쓰면 마음이 더 깊어지고 왜 좋아하는지 알게 되잖아요. 남을 영업하기 위한 글로 시작했지만 막상 쓰다 보니 저 자신이 방에 갇히는 게 더 즐거워지더라고요.

작가님은 취미부자라고 할 만큼 많은 것들에 애정을 쏟아 왔습니다. 그 많은 취미 중 방탈출이 마음속 넘버원으로 자리 잡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예요. 색다른 공간 속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즐거움을 느꼈어요. 문제를 풀고 테마에 들어가 있는 그 순간에 완전 몰입이 되더라고요. 끝나고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죠. 현생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어요. 게다가 방탈출은 아직도 많은 테마들이 있고 계속 추가로 생기고 있어요. 전국에 거의 1,700개 이상의 방탈출 테마가 있는데, 아직 못 가본 테마가 많아서 기뻐요. 테마마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나올지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알 수 없고요. 예측불허의 매력이죠. 게다가 방탈출은 수동적인 취미가 아닌 능동적인 취미예요. 테마 속에서 나는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죠. 계속 풀어야 하는 문제가 있는 일종의 도전이에요. 그래서 문제 해결력과 관찰력이 향상돼요. 완전히 몰입하는 즐거움이 있는 데다가 자기 계발까지 될 수 있는 취미라 푹 빠졌어요.

방탈출은 스포일러 금지라는 절대 원칙이 있습니다. 따라서 글을 쓸 때 방탈출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수 없어서 어렵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방탈출에 관한 글을 쓰면서 특별히 유의한 점이 있나요?

제가 쓴 에피소드가 특정 테마를 떠올리게 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어요. 방탈출은 직원이 테마에 개입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경우도 있고, 친구들과 협동심을 발휘하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그 상황이나 문제의 내용을 그대로 썼다가는 테마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지 않고 유사한 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해서 글을 썼습니다. 대신 그때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독자들이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방탈출이 낯선 분들은 감이 잡히지 않으실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일상 속 다른 상황에 빗대어 설명했죠. 스포일러는 되지 않으면서 방탈출을 모르는 분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책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방탈출 용어 설명 등이 많이 들어갔어요.


 

『인생은 방탈출』은 방탈출에 대한 취미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방탈출이라는 렌즈를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방탈출을 통해 인생을 탐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방탈출이 끝나면 게임을 함께 한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해요. 이때 ‘어떤 친구가 활약한 게 멋졌다’, ‘어떤 방은 내용이 감동적이었다’ 등의 이야기를 나누죠. 그런데 메신저로 나누는 그런 이야기들이 우리들의 대화로만 끝나는 게 아쉽더라고요. 방탈출은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요. 때문에 스토리 자체에 굉장히 감동하거나 놀라기도 해요. 그리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도 있어요. 약간 과장하자면 방탈출 게임을 하는 동안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정도로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죠.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생각을 하기에 일상이나 직장 생활의 한 부분을 압축해놓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삶과 방탈출의 공통점을 찾기 시작했죠. 공통점을 찾다 보니 삶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과 비슷한 점이 보였고요. 

책에 미처 싣지 못한 방탈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미련 없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다만 저 외에 방탈출 기획자나 또 다른 마니아를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을 책에 담아보고 싶어요. 저보다 훨씬 방탈출을 많이 하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느낀 방탈출은 어땠는지 각자의 경험을 담아보고 싶어요. 테마 소개로는 인테리어가 멋진 테마, 야외 테마, 사극 테마 등 다양한 테마를 더 소개해보고 싶어요. 맛집마다 가장 유명한 시그니처 메뉴가 있듯이 방탈출 테마 안에서 정말 매력을 느낀 구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인생은 방탈출2』가 나온다면 추가해보겠습니다! 

책 속에서 작가님도 방탈출 실력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보고 왠지 모를 위로를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방탈출을 해보고 싶지만 어렵게 느껴져서 망설이는 독자님들, 나아가 무언가 시도를 하고 싶지만 주저하는 독자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광고인이자 작가이신 박웅현 님은 『여덟 단어』라는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수영을 오래 했는데 남들보다 수영 실력이 느는 게 더뎠다고요. 하지만 수영의 목적을 잘하는 것이 아닌 땀 흘리는 것이라 정의하니 계속 할 수 있었다고 해요. 저도 이 말을 보고 용기가 생겼어요. 방탈출, 글쓰기 혹은 다른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적당한 긴장감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 하죠. 하지만 취미의 영역에서는 꼭 잘하는 것보다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힘을 줘도 될 것 같아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도전하기 위해 성공과 실패에 연연해하는 대신 이번에 무엇을 느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분명히 의미가 있어요. 지금까지 보지 못한 낯선 즐거움이 있었는지, 아니면 내가 하나라도 잘한 게 있었는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하다못해 친구들이 불러주는 답을 듣고 자물쇠라도 잘 돌려서 보조 역할을 충실히 했을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도전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모두 도전하면서 일상 속에서 행복한 탈출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 오지은

커피회사 마케터이자 방탈출러. 아직 해보지 못한 방탈출 테마를 생각하면 웃음부터 나오는 중증 방탈출 덕후. 방탈출을 잘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 못지않다. 방탈출을 하며 느낀 재미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린다. 방탈출을 통해 인생을 조금 더 값지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 오지은 작가 브런치스토리 : //brunch.co.kr/@ojen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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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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