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시인의 책장
당신의 책장 – 황인찬 편
작가들은 평소 뭘 보고 듣고 읽을까? 언젠가 영감의 원천이 될지도 모를, 작가들의 요즘 보는 콘텐츠. (2024.06.26)
* 필자 | 황인찬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앨범 <던전>
전자양
영원히 반복해서 듣고 있는 앨범이다. 나는 전자양을 <아스피린 소년> 시절부터 좋아했고, 그 이후의 작업들도 모두 즐겨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내 영혼의 음악인 것처럼 듣게 된 것은 <던전> 앨범 관련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외로운 소년의 복잡다단한 내면세계를 함께 탐험하는 것만 같은 전자양의 작업이 숙성된 것만 같은 냄새를 풍기기 시작해서 좋다. 수록곡 <던전2>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Get to Know Me>
mxfruit | 음악
요즘 가장 즐겨 듣는 것은 태국의 아이돌 음악, T-pop이다. K-pop의 영향을 받으며 급격하게 성장을 하는 태국의 아이돌 씬에서 가장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그룹 가운데 하나다.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이지리스닝 음악으로서는 상당한 수준. K-pop의 성장기도 그랬지만, 경제 성장과 더불어 문화적 저변이 확대되는 바로 그 시기에 문화판에서는 즐거운 일이 벌어진다. 지금의 태국이 그런 것 같다.
배수아 저 | 문학동네
문학이 세계에 대한 감각을 뒤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것이 바로 『훌』이었다. 여기 수록된 놀라운 작품들 속에서 세계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한다. 그 낯선 감각들은 오래도록 내 안에 문학의 한 전형으로 남아 있다. 수록작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집돼지 사냥」.
이승훈 저 | 황금알
시란 다름 아닌 ‘나’의 문제라는 것을 깊이 알려준 시인이 바로 이승훈이다. 선생이 도달한 그 낮은 가벼움의 세계에 내가 도달할 수 있을까. 절망과 선망을 동시에 품으며 그의 시를 읽는다. 요즘 시 좀 읽는 사람들이라면 『이승훈 시전집』은 기본이다. 그런 분위기라고 나 혼자서 생각하고 있다.
시이나 우미 글그림 | 대원
요즘 가장 절박하게 신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음의 지옥을 그려내는, 귀신 같은 만화. 실제로 귀신이 등장하기도 한다. 마음속에 지옥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이나 우미가 그려내는 저 참담한 세계에서 오히려 구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인에게 쉽게 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만화를 좋아한다면 당신은 나의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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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집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와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등을 썼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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