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투자, 이걸로 충분합니다
『저축은 답답하지만 투자는 무서운 당신에게』 저자 서대리 인터뷰
사람들이 투자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하면, 일단 내 돈으로 무언가를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을 말이죠. 하지만 투자는 내 돈으로 어떤 자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재테크 테크트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투자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이기고 있느냐는 물음에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투자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지난 3년간 우리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경험했다. 원하는 만큼의 이익을 거뒀다면 좋겠으나, 대부분이 마이너스만 아니면 성공한 수준이다. 당신도 고점에 매수해 차마 손절하지 못하고 있진 않은가? 울며 겨자 먹기로 물린 종목들을 바라보며 ‘다시 예·적금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재테크 전문 채널 〈서대리TV〉가 신간 『저축은 답답하지만 투자는 무서운 당신에게』를 펴냈다. 이 책은 위험을 감수하기엔 걱정되고, 투자를 포기하기엔 망설여지는 직장인 투자자의 딜레마를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서대리에게 월급쟁이 투자자의 생존 전략에 대해 보다 자세히 물었다.
이번 신간, 『저축은 답답하지만 투자는 무서운 당신에게』를 출간한 소감과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것들을 말씀해 주세요.
우선 저의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기울여 주신 11만 구독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평범한 30대 직장인의 자본주의 생존기를 좋게 봐주신 구독자님들 덕분에 첫번째 책이자 연금투자 가이드북인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에 이어 두 번째 책, 『저축은 답답하지만 투자는 무서운 당신에게』를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신간의 분야는 ‘투자/재테크’지만 기존 책들과는 결이 다른 내용을 담았습니다. 바로 자본주의 세상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최악의 선택과 생각’을 정리했다는 점입니다. 보통 재테크 관련 도서는 ‘이렇게 하면 자산 10억, 100억의 부자가 되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라며 저자의 노하우와 방법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을 따라한다고 해서 누구나 부자가 되어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될까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반대로 ‘최악의 선택’만은 피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실행하기란 정말 어렵지만, ‘최악의 선택’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투자 여정을 돌아보며 서대리의 후회 포인트를 짚고, 이를 통해 자본주의 세상에서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에 정리했습니다.
이번 책을 '서대리의 자본주의 생존기'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나요?
2014년 7월, 첫 회사에 취직한 이후 자본주의를 본격적으로 경험하면서 느낀 제 솔직한 감정을 책에 담았습니다. 투자뿐만 아니라 직장생활과 마인드에 관련한 뼈아픈 후회의 순간들을 소개하고 왜 이런 선택을 피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주식투자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확률이 더 올라가는 지’, ‘내 집 마련은 하는 것이 좋은 지’ 부터 ‘욜로족을 벗어나는 방법’ ‘일잘러가 되는 법’ ‘N잡으로 돈 버는 방법’ 등 월급쟁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주제를 실제 직장인의 관점으로 풀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서대리, 하면 연금계좌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왜 직장인에게 퇴직연금을 비롯해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한 투자를 추천하시나요?
직장인이 연금저축펀드와 퇴직연금, 개인형 IRP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때문입니다. 세금을 빼놓고는 투자를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합니다. 두 사람이 똑같이 투자해서 각각 1,000만 원의 수익이 났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근데 한 명은 수익의 20%를, 다른 한 명은 수익의 5%를 세금으로 떼간다고 하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게 바로 연금계좌입니다. 거기다가 투자하지 않고 연금저축펀드에 입금만 해도 연말정산 때 13.2~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습니다. 연금저축펀드 계좌에서는 매도하거나 배당금을 받아도 전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과세이연) 더욱 효율적으로 자산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투자 경험이 쌓일수록 세금의 무서움을 더 느끼게 됩니다.
물론 연금저축펀드의 여러 혜택은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연금계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만 55세까지 돈이 묶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 역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사회 초년생, 혹은 직장에서 대리를 달았지만 아직 투자를 겁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시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재테크 테크트리가 있으신가요?
사람들이 투자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하면, 일단 내 돈으로 무언가를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을 말이죠. 하지만 투자는 내 돈으로 어떤 자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재테크 테크트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떤 주식, 부동산에 소중한 내 돈을 투자할지는 그다음 고민할 주제입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것처럼 재테크 테크트리도 전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나만의 재테크 테크트리를 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1) 목표자산과 투자원금, 투자기간을 기준으로 계획을 수립한다. 2) 투자방식을 확정한다. 3) 꾸준히 실행한다. 이렇게 3단계면 충분합니다. 자칫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구나 간단하게 자기만의 테크트리를 짤 수 있도록 고안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책에 수록했으니 꼭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속 가능하고 성공적인 투자에는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서대리가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첫 주식투자를 2017년에 했으니, 투자 기간이 벌써 6년이 넘었는데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상승장과 하락장을 다 겪어보니, 투자의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어느 시점부터는 기업의 재무제표나 GDP, 물가상승률, 금리인상 같은 거시경제 지표 분석보다 “장기투자 하자”라는 마인드 컨트롤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현재까지 매년 목표 수익률을 뛰어넘는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장기투자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 같은 투자 대가들의 책으로 익힐 수 있고, 과거 주식이나 부동산을 20년, 30년 보유했던 사람들의 누적수익률 데이터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고정생활비 이상의 돈이 매월 꾸준히 들어온다면 자산가치가 하락하더라도 기다릴 수 있는 (경제적) 체력이 확보되기 때문이죠. ‘월급’이 여기 해당합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저는 배당금과 부업(N잡)으로 현금흐름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자신감은 지갑에서 나온다”라는 말처럼 장기투자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은 두둑한 현금흐름에서부터 가장 확실하게 만들어집니다.
유튜브를 보면 과거 '소비요정'이었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욜로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는지 비결이 궁금합니다. 현재의 소비요정들에게 한마디 조언하자면?
월급의 100% 이상을 쓰던 소비요정에서 한 달 개인 소비가 30만 원도 채 되지 않고, 오히려 돈 쓰면 스트레스받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느껴진 순간입니다. 사람들에게 나는 이만큼 행복하다는 것을 소비로 증명하고 싶었는데, 그들이 볼 때는 월급보다 큰 소비가 안타까웠나 봅니다. 표정에서 다 드러나더라고요. 나에게 정말 필요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비가 무엇인지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비는 사실 그렇게 화려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조용한 카페에서 노래 들으면서 독서하거나 가끔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죠. 요새는 퇴근 후 아내와 저녁 먹으면서 넷플릭스 보고 수다 떨 때가 행복합니다. 언제 돈을 쓸 때 진정으로 행복한지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소비는 줄어들었습니다.
너무 많은 소비로 고민 중인 분들이라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능력 닿는 데까지 한번 최대한 써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수많은 소비 중에서 나를 가장 행복하게, 그리고 나답게 만들어주는 소비를 찾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무작정 소비를 자제하고 틀어막기만 하면 오히려 더 감당하기 버거운 보복성의 큰 소비가 돌아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출근하는 월급쟁이 동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산 10억을 모을 때 가장 도움이 된 것이 주식, 부동산, 유튜브, 인세 중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유튜브 댓글로 달렸습니다. 이에 대한 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산 10억을 달성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된 요소는 단연 월급입니다. 월급을 모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었고, 월급이 있었기 때문에 유튜브와 책 출간도 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세상이지만, 그렇다고 월급을 무시하면 절대 안 됩니다. 자산이 일정 궤도(최소 1억)에 오르기 전까지는 월급이라는 땔감이 충분히 있어야 복리라는 불이 제대로 붙기 때문입니다.
취직한 뒤 5년의 세월이 저에게는 ‘잃어버린 5년’이었습니다. 월급의 소중함과 자본주의를 잘 몰랐기에 잘못된 선택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경제적 자유라는 목적지까지 조금 돌아서 가고 있지만, 독자분들은 이번 책을 통해 저의 실수와 후회를 발판 삼아 투자와 회사생활, 자본주의에서 모두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파이팅입니다!
* 서대리 우리 회사 옆자리 대리, 과장과 특별히 다르지 않은 30대 직장인. 월급 대부분을 소비하던 욜로족으로 살다가 주변 선배들이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절치부심했다. 회사에 매인 삶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에 시간을 쓰는 ‘경제적 자유’를 무엇을 통해 달성할까 고민하던 중, 연금계좌를 활용한 월 적립 ETF 투자에 정착했다. ‘2028년 조기 은퇴’와 ‘만 55세 이후 월 300만 원 현금흐름 만들기’를 목표로 삼은 그는 2020년 유튜브 〈서대리TV〉를 개설했다. 자신의 ETF 포트폴리오 및 수익률을 매달 공개하고 있는 이 채널은 현시점 구독자 11만의 재테크 전문 채널로 거듭났다. 닉네임을 ‘서대리’라고 지은 것은 회사 생활을 대리까지만 하고 그 이후로는 회사를 벗어나 사장으로 살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다만 현실이 녹록지 않아 2021년 과장이 되고야 말았다. 자신이 겪은 자본주의적 실패를 구독자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자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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