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사는 매일, 셀프 복지 휴식법
『요가 숲 차』 신미경 에세이스트 인터뷰
이 책은 요가, 숲, 차를 매개로 하는 소소한 웰니스 라이프에 대한 저자의 기록으로, 몸과 마음 모두를 잘 보듬는 시간을 갖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관리하고 좋아하는 차를 마시는 휴식 시간으로 나를 되돌아보며 나에게 맞는 적정 행복을 찾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건강한 바람이 가득 담겨 있다. (2023.06.12)
산다는 건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부터 일상을 지켜주는 좋은 루틴을 꾸준하게 모아온 신미경 작가가 신간 『요가 숲 차』에서 한층 깊고 단단해진 삶의 루틴과 균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요가, 숲, 차를 매개로 하는 소소한 웰니스 라이프에 대한 저자의 기록으로, 몸과 마음 모두를 잘 보듬는 시간을 갖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관리하고 좋아하는 차를 마시는 휴식 시간으로 나를 되돌아보며 나에게 맞는 적정 행복을 찾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건강한 바람이 가득 담겨 있다.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부터 꾸준하게 작가님의 세계를 질서정연하게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 책에서는 작가님만의 웰니스 라이프가 더 깊어진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그다지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70대 후반에 가까워진 아버지보다 체력이 약해요. 그런데 운동이 너무 싫었어요. 그러다 젊은 나이에 남은 수명을 걱정할 만큼 많이 아프기도 했고요. 컨디션이 나쁘니까 매사 예민해져서 못된 사람이 되어가는 것도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건강 관리에 집착하기보다는 컨디션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기 시작했어요. 건강서나 친구나 사회 선배들이 좋다고 하는 여러 건강법을 삶에 시도해본 시기가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쓸 무렵이었고, 세월이 흘러 『요가 숲 차』는 그 시도 끝에 내게 좋은 것, 잘 맞는 것을 남긴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결과적으로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만 골라내 일상에서 누리고 있습니다.
'요가', '숲', '차'를 통해 복지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 세 가지는 다른 듯하지만 결이 비슷해 보입니다. 요가, 숲, 차로 키워드가 정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내향인인 저에게 잘 맞는 것들이에요. 결국 자신의 본성에 맞는 것들로 꾸리는 복지 생활입니다. 이제까지 좋아 보이는 것들을 여럿 시도해봤지만 오래 하지 못했어요. 스트레칭을 하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요가를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맞춤 운동이었어요. 매트 위에 올라 내게 집중하고 나하고만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타협하고 해보면 그만이니까요. 무엇보다 명상을 배우게 된 점 등 요가가 저의 타고난 기질과 가장 잘 맞는 심신 수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숲은 제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차는 마음을 다독이는 것에 대한 방법입니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타고나길 내향적임에도 사회생활 때문에 외향인을 연기하다가 에너지를 모두 빼앗기고 마는 저에게 차분하고 평온하게 에너지를 충전하고 또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패잔병' 같은 20, 30대 청춘의 시기를 보내셨던 경험 때문인지 작가님의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이제는 그런 삶에서 완전히 벗어났나요?
마흔에 접어드니 당연히 20~30대와 같은 고민은 하지 않아요. 상황이 변하면 내가 바라는 것이 바뀐다는 단순한 진리도 알아서 생각의 유연성이 높아진 것도 좋은 점이에요. 이제야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욕심의 크기, '이만하면 충분해'를 정할 수 있다고 할까요. 그러나 고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걸 다루는 방식을 알게 된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고민을 다른 말로 바꾸면 살아가는 목표더라고요. 그 고민을 해결 또는 목표를 이루려면 오늘 해야 할 것들을 정해야 하고요. 그러면 삶의 의미를 찾아 눈물 흘리는 늦은 밤은 사라지고 다음 날 할 일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대신 내 수준만큼의 목표를 설정하고 오늘 할 일을 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 이런 마음가짐이 저를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해 주는 부분입니다.
몸과 마음을 잘 보듬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내 루틴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날도 있더라고요. 무엇을 해도 지치고 어긋나는 날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어긋나고 운이 나쁜 날은 살면서 꼭 찾아오잖아요. 일단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집으로 가서 누워 있어요. 루틴을 강박적으로 실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행복하려고 하는 일이 의무가 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니까요. 충분히 쉬다 보면 또 평소의 리듬으로 돌아옵니다.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최고예요.
10년 후 오늘을 돌아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 것 같나요? '그래, 그때부터 차곡차곡 잘했다'와 같은 칭찬? 혹은 '조금 더 느슨해져도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 등의 생각요.
10년 후에는 지금 제가 고민하는 것들을 아마도 이루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것들을 분명하게 마음에 그리고 있고, 표로 정리도 해두고 계획대로 못하는 날도 있지만, 중단할 땐 하더라도 어쨌든 조금씩 해 나가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바라는 대로 풀릴지는 알 수 없죠. 산에 오르면 보이는 풍경, 그건 오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거잖아요. 그와 마찬가지로 살면서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어떤 것을 만나고 무엇이 보일지는 모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연스레 하고 살면 그뿐이고요. 거기에 저는 나중에라도 제 자신을 혹독하게 평가하지 않으려 합니다.
작가님이 뽑은 『요가 숲 차』의 최애 문장은 무엇일까요?
제가 발리 요가 여행에서 만났던 '나의 동기부여, 나의 연습(My motivation, My practice)'이란 문장입니다. 욕심 내고 싶을 때는 욕심을 내도 좋지만, 저는 대부분 무리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잘난 사람이 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까지, 라고 자신의 한계를 정해 두는 것도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늘도 '셀프 복지'를 위해 작은 시작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더 편안하고 개운한 방법을 찾아서 저와 맞는 것은 남기고 아닌 것은 버립니다. 그러면 자기만의 복지 생활을 잘 다듬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행복은 늘 작은 것들의 합이라고 생각해오고 있습니다. 내가 더 기분 좋아지는 일상의 소소함을 모아보세요.
*신미경 수필가. 주로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실천과 철학이 담긴 글을 쓴다.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리스트로 극단적인 두 가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한 후, 산다는 건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이제 마흔, 생활·건강·일과 같은 삶의 주요 영역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하며 취미에 가까운 지적 생활로 더 나 다운 내가 되는 오늘을 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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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불행하게만 느껴지는 삶을 당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에 있다. 모닝 스트레칭, 퇴근 후 나만의 샤워 의식, 달밤에 피아노 연습, 일요일 아침의 대청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하루하루의 작은 루틴들이 쌓여 점점 단단한 나를 만들어간다. 단순하고 자극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