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어려운 입문자를 위한 5분 교양 미술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박혜성 저자 인터뷰
작가의 이름을 몰라도, 그림의 배경을 몰라도 '마음속에 진심으로 감동한 그림 한 점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술을 재미있게 즐길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이 책이 독자들의 예술 세포를 깨워, 그림과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개정 증보판을 출간하는 의미를 밝혔다. (2023.06.05)
2018년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을 재미있는 미술 세계로 안내한 박혜성 작가의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가 새로운 표지와 달라진 판형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박혜성은 예술의전당, 인사아트센터 등에서 100여 회가 넘는 전시회를 연 화가이자 네이버 블로그 <화줌마의 ART STORY>에 하루 5분 미술 상식, 세계 미술 여행, 국내 미술관 산책 등을 올리며, 쉽고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를 전하는 아트 스토리텔러다. 작가의 이름을 몰라도, 그림의 배경을 몰라도 '마음속에 진심으로 감동한 그림 한 점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술을 재미있게 즐길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이 책이 독자들의 예술 세포를 깨워, 그림과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개정 증보판을 출간하는 의미를 밝혔다.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개정판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도판을 최대한 크게 하여 원본의 느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비록 책으로 접하는 미술 감상이지만 마음만은 세계 미술관을 거니는 상상을 했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책 디자인입니다. 미술 교양서에 어울리는 팝 아트 같은 표지와 각 쳅터 표지에 사용된 비비드한 색채로 예술 감성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머리말에서 '살면서 감동받은 작품 하나쯤 있다면 참 행복한 사람'이라 하셨지요? 그렇다면 작가님 '마음속 한 점'은 무엇인가요?
한 점을 고르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굳이 고른다면 책 서문에서도 언급한 미켈란젤로의 유작 <론다니니 피에타>입니다. 저는 밀라노 스포르자 성에서 이 작품을 보고 순간 숨이 멎고 저절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닦으며 꼼꼼히 보았는데 놀랍게도 형태가 불분명한 미완성이었습니다. 미완성의 미학을 깨닫게 해준 작품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유독 앙리 루소, 세라핀 루이 같은 '소박파 화가'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집니다. 『루이 비뱅,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라는 책도 쓰셨고요. 이들에게 특별히 애정을 갖는 이유가 있을까요?
소박파 화가들은 젊은 시절 생업에 종사하다가 인생 후반부에 자신의 꿈을 찾은 늦깎이 화가들입니다. 저는 소박파 화가들을 보며 꿈을 이루는 것은 조건이나 환경이 아니라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이유로 꿈과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싶어요.
전시회에서 인상 깊게 본 작품이어도 며칠만 지나면 쉽게 잊어버려요. 가능하다면 사진도 열심히 찍지만 다시 들여다보는 일도 드물고요. 그런데 작가님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수집하는지 궁금해요.
독서와 기록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3권 이상 독서를 합니다. 그중 미술책을 가장 많이 읽는데요. 책을 읽다 보면 씨줄과 날줄이 역이듯이 기억이 단단해집니다. 또한, 똘똘한 기억보다 한 줄 기록이라고, 저는 제 블로그 <화줌마 ART STORY>에 기록합니다. 블로그에 올린다고 생각하면 현장에서 태도가 달라집니다. 올해로 블로거 9년 차인데, 저도 제 블로그에서 정보를 찾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6장 제목처럼 그림도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공부를 해보려고 하면 너무 어렵고 방대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림 공부를 시작하는 가장 색다른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색다른 방법으로는 미술관 데이트입니다. 가족 혹은 연인이 미술관에서 작품 감상도 하고 근처 맛집에서 추억을 쌓는 것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즐겁고 행복해야 취미가 생기는 것이지요. 어린아이에게 처음 한글을 가르칠 때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공부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일상에서 노출 빈도를 높이고 놀이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작가님 책을 읽고 났더니, 당장 미술관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미술관에 가면 주로 안내 방향에 따라 감상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미션 클리어!' 하듯이 재빠르게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데 급급해지더라고요.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할 방법이 있을까요?
두 가지를 안내할게요. 하나는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그림을 하나 살까?' 하는 생각으로 감상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작품을 건성으로 보지 않고 신중하게 보게 됩니다. 이 방법은 그림 보는 안목을 상당히 높여줍니다. 두 번째는 두 번 감상하기입니다. 첫 감상은 작품 위주로 보며, 두 번째는 전시장 전체 분위기와 디테일한 부분을 보는 것입니다. 미술관에 갈 때는 편한 신발은 필수이며 시간은 넉넉하게 잡고 가시길 바랍니다.
작가님 후속작을 기대하고 있어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2014년부터 일 년에 한 달은 해외 미술관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체험을 바탕으로 세계 7대 미술관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책을 낼 예정입니다. 미술 여행자이자 화가로서 선택한 명화는 어떤 것이며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풀어낼 것입니다. 해외 미술관을 방문할 독자분에게 도움이 되는 가이드북이 될 것이며, 당장 떠나기 어려운 독자분에게는 상상의 해외 미술관 여행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 전에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를 읽으며 자신감 있게 미술을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미술 감성에 흠뻑 빠져 예술 세포가 깨어나는 경험을 해보시기 바라요!
*박혜성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00여 회의 국내외 전시를 한 화가자 어려운 미술 이야기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쉽게 풀어주는 에세이 작가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미국, 멕시코 등 2014년부터 일 년에 한 달은 해외에 살며 미술관 탐방을 하고 있다. 아트 스토리텔러로서 미술 인문학 강의, 누적 방문자가 260만 명에 달하는 미술 분야 인기 블로그 <화줌마 ART STORY>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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