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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프랑켄슈타인=나사 박힌 초록 얼굴의 멍청한 괴물?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343회)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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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하면 많이들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죠. 그런데 그게 1931년에 제임스 웨일이라는 감독이 찍은 영화에 등장하는 이미지이고, 막상 원작 소설을 읽어보니까 그 영화에 등장하는 피조물하고는 무척 다른 모습이란 말이죠. 물론 상상하기 나름이겠지만. (2023.06.01)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저 / 박아람 역 | 휴머니스트



한자(황정은) : 이번에 제가 추천을 하고 저희가 같이 읽은 책은 메리 셸리가 쓴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저희는 박아람 번역가가 번역을 하고 휴머니스트에서 출간한 책을 골라서 읽었죠? 워낙 고전이라서 번역본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여성과 공포'라는 테마로 묶인 시리즈 중에 한 권이었기 때문이었고 '처녀'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아요. 그 단어를 사용한 번역이 있기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을 골라 읽었는데, 어느 출판사의 책이든 각각의 장점이 있으니까요. 뒤에 붙은 해설이라든지 이런 내용을 통해서 각각 다른 면에서 이 소설을 조망할 수가 있기 때문에, 각자 읽기 편한 판본을 골라서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좀 할까요?

단호박 : 네, 좋습니다.

한자(황정은) :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는 1818년 1월에 런던에서 익명으로 이 소설을 출간을 합니다. 정체를 밝히고 저자의 이름을 책에 기록한 해가 1821년이었다고 하는데요. 소설을 쓸 당시에 저자의 나이가 열여덟 살이었다는 것이 그때 뒤늦게 알려지면서 '어린 여성의 병적인 상상력', '불경스럽다', '어둡다', '기괴하다' 등등의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메리 셸리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당대의 지식인 몇 명이 모여서 놀다가 괴담을 나누게 되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우리끼리 무서운 이야기를 써서 대회를 해보자"라는 제안을 누군가가 했고, 메리 셸리는 별다른 소재를 찾지 못해서 쓰지 못하고 있다가 그 자리에서 갈바니즘에 대한 대화를 들었다고 합니다. 

갈바니즘은 1700년대 후반에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의학자이자 철학자인 '갈바니의 발견'을 이르는 말이었는데요. 개구리 다리가 금속에 닿아서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생물의 체내에 존재하는 전기를 발견한 실험이었다고 합니다. 이 대화를 들은 밤에 메리는 꿈을 꿉니다. 자신이 만든 피조물 앞에 무릎을 꿇은 사람의 모습을 꿈에서 보았고, 그렇게 쓴 소설이 바로 이 책 『프랑켄슈타인』입니다. 두 분은 읽고 어떠셨어요?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내용하고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단호박 : 일단 제가 『프랑켄슈타인』의 줄거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고요. 프랑켄슈타인이 피조물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도 계속 까먹기 때문에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됐고요. 기본적으로는 계속 격자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이 돼서 되게 고전스럽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냥 : 저도 단호박 님이랑 비슷한데요. 박아람 번역가님이 해설에 쓰셨잖아요. 『프랑켄슈타인』이 영화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오해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하셨는데, 그게 저예요.(웃음)

한자(황정은) : (웃음) 그것이 저이기도 단호박 님이기도 하고... '프랑켄슈타인' 하면 많이들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죠. 큰 키에, 납작한 정수리에, 머리에 박힌 나사라든지, 약간 초록색이 도는 얼굴색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단 말이죠. 그런데 그게 1931년에 제임스 웨일이라는 감독이 찍은 영화에 등장하는 이미지이고, 막상 원작 소설을 읽어보니까 그 영화에 등장하는 피조물하고는 무척 다른 모습이란 말이죠. 물론 상상하기 나름이겠지만. 그리고 저도 '프랑켄슈타인'이 피조물의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창조자의 성을 붙인다고 생각을 하면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거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빅토르가 거절하지 않았습니까? (이름을) 지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거절했기 때문에...

단호박 : 안타까워요.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는데 우리는 주인공의 이름을 알 수 없고, 그 주인공의 이름 자체가 없다는 게.

한자(황정은) : 그렇죠. 다분히 작가의 의도일 것 같고. 우리는 이 피조물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인 줄 알았는데, 그럼으로써 (이름이) 지워지는 거잖아요. 저는 그게 문제라고 생각을 했어요. '빅토르가 자기의 피조물에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인간 세계 그 누구도 그에게 이름을 내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소설을 읽는 여러 가지의 경로가 있지만 대단히 중요한 경로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 자체가 사라진 거잖아요. 그래서 정말 많이 잘못 알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호박 : 이름이 없으니까 저희가 이야기를 할 때도 이 친구를 어떻게 불러야 되나, 고민이 많아요. 괴물이라고 부르긴 싫고 계속 피조물이라고 부르자니 좀 안 맞는 것 같고...

한자(황정은) : 저는 '피조물'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피조물'이라고 호명하기로 했고, 원작에서 그를 뭐라고 부르는지를 찾아봤더니 'the creature' 혹은 'the monster'라고 지칭을 하긴 하더라고요. 내용을 조금 소개를 할까요? 소설의 화자는 셋입니다. 첫 번째 화자는 시인 지망생으로 살다가 친척에게 유산을 받으면서 배를 빌리고 선원들을 고용해서 북극해로 모험을 떠나는 인물이죠. 로버트 월턴 선장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화자는 월턴이 구출한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이 사람이 바로 창조자죠. 그리고 세 번째 화자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인조인간, 소설 내에서 괴물 혹은 악마 등등으로 불리기는 합니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피조물'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렇게 세 명의 화자가 등장을 하고요. 모든 이야기는 사실 편지에 실리는 이야기입니다. 배의 선장인 로버트 월턴이 그의 누나인 마거릿 월턴 새빌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에요. 다시 말해서 '로버트 월턴이 듣고 목격한 이야기'라는 큰 틀이 이 소설인 거죠. 북극해를 항해하던 로버트가 어느 날, 인간처럼 보이는 거대한 형체가 개썰매를 타고 북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을 합니다. 이튿날 아침에 선원들이 유빙에 실려서 배 쪽으로 떠내려 온 두 번째 썰매를 만나고, 거기 실린 사람을 구출하는데요. 바로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조난을 당한 상황인 거죠. 그리고 자신이 악마라고 부르는 어떤 존재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로버트가 빅토르에게 내가 당신을 돕겠다고 하지만 빅토르는 소용이 없다고 대답을 해요. 내 인생에서 남은 한 가지 일만 끝내면 나는 평화롭게 쉬려고 한다고 대답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렇게 두 번째 화자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빅토르는 제네바 출신이에요. 명망있는 집안의 자제입니다. 어릴 때부터 대단히 왕성한 지적 호기심이 있어서 신비주의 철학이라든지 화학, 신학, 의학 등등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탐독을 하는데요. 특히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 그리고 늙지 않는 불로의 영약에 관심을 갖기도 합니다. 열다섯 살 때 별장에서 지내다가 폭풍우 속에서 참나무에 번개가 떨어지는 순간을 목격하는데요. 이게 메리 셸리가 갈바니즘에 영감을 받은 장면이기도 하겠죠. 그때 빅토르가 천둥과 번개의 원리 그리고 전기의 속성 등등에 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자신의 피조물을 만드는 데에 큰 기술로 사용이 됩니다.

빅토르는 대학에 진학을 하고, 인체의 구조와 생명의 근원에 특히 관심을 두고 생리학을 통해서 죽음을 공부하고 해부학도 공부를 합니다. 지하 묘지나 봉안당에 머물면서 인체가 부패하고 분해되는 과정을 연구를 하다가 드디어 생명이 없는 물질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자신의 연구를 토대로 인간 같은 육신을 만들기로 하는데요. 마침내 눈을 뜬 자신의 피조물을 '흉물'이라고 표현을 해요. 빅토르가 그를 만들 때 아름다운 것들을 골라서 넣었는데, 막상 그가 눈을 뜨자 오싹했다고 서술을 합니다. 피조물이 눈을 뜬 순간을 '참사'라고 표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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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저 | 박아람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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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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