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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독서 중독자들이 그렇게 이상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G. 이창현, 유희 만화가)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343회)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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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에 나오는 독서 중독자들은 굉장히 소수이고 주변에서 볼 수 없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을 기준으로 본인의 독서력이 멀었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요. 보통 책을 많이 읽으시고 곁에 두시는 분들은 더 다정다감하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2023.06.01)



빈 칸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읽어보세요.

         은/는 처음부터 책만 파고드는 아이였다. 4남매 중 막내로,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혼자 알아서 한글을 익힌 아이,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책 읽기를 좋아한 아이, 어린 나이에 놀라운 속도로 비소설을 읽던 아이, 십 대가 되기 전에 잭 케루악의 책을 읽은 아이, 16세 무렵 프랑스와 러시아의 대문호 작품 대부분을 읽은 아이였다. 결과적으로         은/는 지적이지만 소심하고 성미가 급하고 예민한 사람, 생각과 고민이 많으며 어휘력이 풍부하지만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이창현 작가가 글을 쓰고 유희 작가가 그림을 그린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에서 읽었습니다. <황정은의 야심한책>, 시작합니다.



<인터뷰 - 이창현, 유희 만화가 편>

오늘은 '정통파 개그 만화'를 추구하는 만화가를 두 분 모셨습니다. 『에이스 하이』, <빅토리아처럼 감아차라>, 그리고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함께 쓰고 그린 이창현 작가님과 유희 작가님입니다.

황정은 : 2018년 연말에 소문을 타고 독서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책인데요.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 작품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2주쯤 됐나요? 예스24 오리지널에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연재 주기는 어떻게 되죠?

유희 : 일주일 단위로 8회차 연재를 하고 있고요. 종이책은 7월 중순에 나올 예정입니다. 

황정은 : 연재 중이지만 사실은 종이책 분량의 원고는 다 모인 거죠?

유희 : 네, 그렇죠.

황정은 :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이창현 작가님이 글을 쓰고 유희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셨는데요. 두 분이 어떤 인연으로 작업을 같이 하고 계시는지 이야기 좀 해주세요.

이창현 : 되게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저는 원래 김진태 만화가님하고 일을 같이 하다가 제 이름을 걸고 뭔가 해야 되겠다 싶은 순간이 와서 하고 싶긴 했는데, 김진태 작가님도 항상 저에게 그림 그리지 말라고 말씀하셔가지고 '그러면 그림을 그릴 친구를 구해야 되겠다'(웃음) 그래서 수소문 끝에 굉장한 그림 실력을 갖고 있는...

황정은 : (웃음) 유희 작가님을...

유희 : 당시에 제가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아는 교수님 소개로 보게 됐죠. 그때 남미를 배경으로 한 만화 기획서를 들고 오셔서...

이창현 : 네, 제가 들고 갔어요. 남미 배경으로 액션 스릴러, 개그는 아니었어요. 그거를 해보자고 하다가 연재처를 구하기도 힘들고 진도도 잘 안 나가고 있는 와중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1회 분량만 보내면 연재를 가능하게 해주는 공모전 같은 게 있었어요. 거기에 유희 작가가 개그 만화로 내보자고 해서 만든 게 『에이스 하이』였습니다. 공모전에 바로 당선되고 다음 웹툰에 연재를 한 걸로 저희가 데뷔를 했습니다.

황정은 : 김진태 선생님은 왜 이창현 작가님한테 그림 그리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이창현 : 본인도 그렇게 잘 그리는 것 같지는 않은데,(웃음) 본인이 봤을 때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정말 아닌 게 아닐까. 저도 의욕이 없었어요. 

유희 : 이건 사견인데, 김지태 작가님 초창기 그림 보면 엄청 잘 그리십니다. 그냥 개그만 하니까 그렇게 그리시는 거예요. 

황정은 : 수습을 해 주시는군요.(웃음) 두 분의 협업 과정도 궁금한데요. 아이디어를 의논하는 단계부터 같이 시작을 하십니까? 의논을 해서 아이디어를 잡으시나요? 어떠세요?

유희 : 만화 같은 경우에는 글이 먼저 나와야 그림이 나오는 거기 때문에, 이창현 작가님께서 이런저런 기획안을 말씀을 주시면 서로 합의하에 '이건 괜찮겠다, 이건 아니다' 하는 과정이 꽤 길어요.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서 '해보자' 하고 의기투합이 된 작품만 작업에 들어가고, 또 그 작업들이 다 되는 것도 아니에요. 엎어지는 것도 많고요.

황정은 :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2018년 12월에 출간된 책입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에 두 번째 책이 나오는데요. 5년이 걸렸어요. 본래 후속작 계획이 없었나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까?

이창현 : 책을 읽다가 보면 머리말에 저자나 역자가 '진도가 더딘 작가를 기다려준 출판사에게 정말 고맙다, 격려해 준 출판사 너무 고맙다' 이런 이야기 쓴 걸 많이 보잖아요. 저는 그런 거 읽을 때 '독자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소린데, 직접 출판사 분들한테 감사 표현을 하면 되지, 왜 책에다가 이걸 쓰는 거지?'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그런 입장이 돼가지고... 사계절 출판사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둘 다 SNS를 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면서 기다려 준 독자 분들에게도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황정은 : 텀이 좀 있다 보니까 1편 작업할 때와는 달라진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유희 : 제가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는, 1권에 대해서 어떤 독자 분께서 '선이 신경질적으로 느껴져서 보기 불편하다'고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솔직히 좀 뜨끔했거든요. 마감에 촉박하게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이 없으니까 선을 빨리 쓰면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은데, 이번 작업은 굉장히 편안한 상태로 느긋하게 작업을 해서... 전작보다 훨씬 더 훌륭한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황정은 : 두 분 모두 독서 모임에는 나간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독서 모임이라는 소재는 어떻게 잡으셨어요?

이창현 : 카카오 웹툰에서 연재하기 전에는 독서 이야기를 소재로 쓰긴 하는데 좀 다른 설정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이건 아니라는 의견이 있어서 그때 생각한 거였어요.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이 떠올라 가지고 그 컨셉을 독서 모임으로 바꿔보자고 아이디어를 낸 거였어요. 

황정은 : 강유원 작가의 책(『책과 세계』)에서 인용한 이야기로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시작하셨죠. 두 분 다 강유원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신 건가요?

이창현 : 저만 들었습니다. 제가 서울 동대문구에 살 때 거기 도서관에서 인문 고전 강의를 들었습니다.

황정은 : 역사 고전 강의도 들으셨죠? 두 개의 강의를 듣고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구상했다고 책에 쓰셨더라고요. 어떤 면에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이창현 : 그 강연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 아닌, 책 읽기에 관해서 슬쩍슬쩍 말씀하신 부분들이, 제가 그동안 했던 방식과 똑같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그런 것들이 흥미로워서 계속 생각해 보고 따라도 해봤어요. 그 전에도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기는 했는데, 그렇게 고전 원전을 연속으로 읽기는 처음이어서, 그때 기억이 굉장히 많이 인상에 남습니다.

황정은 : 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노마드'라는 인물이 대단히 안타깝거든요. 독서 모임 첫 소개에서 자기 개발에 빠져 살고 있다고 말을 해가지고 쫓겨나지 않습니까?(웃음) '자기 개발'이라는 장르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어떤 심정 같은 게 분명히 있기는 있죠. 있기는 있는데, 혹시 자기 개발서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이 반영이 된 것일까요? 

이창현 : 1권의 내용 기존 회원들의 생각이 저희랑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고요. 뭔가 좀 더 극단적인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분명히 그렇게 쫓아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제가 노마드 캐릭터를 만들 때 블로그 검색을 많이 해봤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자기 개발서를 안 읽기 때문에 어떤 성향일까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그분들은 블로그에 되게 열심히 (자신이) 읽은 자기 개발서를 요약해서 올려요. 그런데 계속 자기 개발서만 올려요. 그래서 '이것 외에도 다른 재미있는 세계가 더 있는데, 좀 안타깝지 않나?' 싶기도 했어요. 그래서 노마드 같은 캐릭터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고요. 기존 회원 캐릭터들한테는 저런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노마드처럼 자기 개발서를 사 읽는 분들 덕분에 출판사가 돈을 벌고 당신들이 있는 양서가 출간될 확률이 높아지는 거다, 감사해라.(웃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요. 

황정은 : (웃음) 후자의 이야기는 왜 만화에 싣지 않으셨습니까?

이창현 : 아무래도 만화의 주인공은 독서 중독자들이니까...

황정은 : 노마드가 계속 쫓겨나는 건 이 만화의 개그를 위해서다? 재미를 위해서?(웃음)

이창현 : 그렇죠.

황정은 :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편은, 빈칸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읽어보라는, 일종의 자가 테스트 같은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두 분은 어떠세요? 자신을 독서 중독자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이창현 : 저는 만화에 나오는 사람들 정도까지는 아닌데, 사실 독서 중독자라는 게 어떤 정해진 개념은 아니니까요. 저는 예전에는 영화나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영화의 촬영 감독 이름도 다 외우고 다니는 사람이었는데 점점... 요즘 보는 영화나 드라마도 없고요. 음악도 그렇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취미 중에 하나가 독서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 독서 중독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정은 : 유희 작가님은 어떠세요?

유희 : 저는 당연히 독서 중독자는 아니고요. 어떤 독자분들은 만화를 보시고 '나는 독서 중독자가 아니네'라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블로그 같은 데 보면 책을 엄청 읽으시거든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만화에 나오는 독서 중독자들은 굉장히 소수이고 주변에서 볼 수 없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을 기준으로 본인의 독서력이 멀었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요. 보통 책을 많이 읽으시고 곁에 두시는 분들은 더 다정다감하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사람들(작품 속의 독서 중독자들)보다는요. 

황정은 : (웃음) 성격 면에서요?

유희 : 네, 개그 만화이기 때문에 그런 포인트를 극대화시킨 것일 뿐이지, 훨씬 좋은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이창현 : (웃음) 뭔가 이 자리가 변명을 하는 자리가 되고 있어요. 

황정은 : (웃음) '그 사람들 그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는.



*이창현(글), 유희(그림)

만화가, 대표작으로 『에이스 하이』, 『빅토리아처럼 감아차라』가 있다.




* 책읽아웃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창현 글 | 유희 그림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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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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