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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원 그림 작가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어요"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 염혜원 그림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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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는 어린이의 마음이 한 뼘 더 성장하는 이야기, 행복한 내일에 대한 기대가 담뿍 담긴 든든한 그림책이다. (2023.05.11)

염혜원 그림 작가

유수의 그림책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염혜원 작가의 그림책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가 출간되었다.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 없는 주인공의 엉망진창 나쁜 하루가 염혜원 작가만의 따뜻함과 위트 가득한 그림으로 탄생했다. 산뜻한 핑크 별색 잉크를 사용해 화사하고 풍부한 색감을 감상할 수 있으며, 표지 재킷을 벗기면 안쪽 표지에서 주인공 소녀를 바라보는 사랑스럽고 깜찍한 캐릭터들도 만날 수 있다. 짜증, 불만, 실망, 절망, 분노, 슬픔으로 가득 찬 나쁜 하루의 끝에서 우리의 어린 주인공은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다고, 오늘은 나쁜 하루였지만 내일은 즐거운 날이 될 거라고 읊조린다. 어린이의 마음이 한 뼘 더 성장하는 이야기, 행복한 내일에 대한 기대가 담뿍 담긴 든든한 그림책이다.



처음에 원고를 읽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왜 이 작품에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원고를 읽자마자 주인공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불만에 가득 차서 하루를 시작하고 모든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아이의 모습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누구에게나 그런 하루가 있으니까요. 주인공이 처한 상황 하나하나가 무척 재미있는 데다 그 상황을 소리 내어 말하며 '아아!' 한탄하는 아이의 모습이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더라고요.

독자들이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에서 맨 처음 접하는 표지는 사실 재킷이죠. 재킷을 벗기면 전혀 다른 일러스트와 구성의 하드커버 표지가 또 등장하는데요. 이 두 장면을 표지로 구상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디자인팀에서 제안을 주셨어요. 재킷을 벗겼을 때 표지에 다른 그림이 나타나면 마치 선물 포장을 풀었을 때처럼 기쁘잖아요. 재킷에서 주인공이 나쁜 하루로 괴로워하고 있다면 재킷 안쪽에서는 슈퍼마켓에 진열된 상품들이 눈을 굴리며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또, 본문에서 슈퍼마켓 장면을 그릴 때 너무 즐거웠던 터라 한 번 더 그려 보고 싶기도 했죠.

주인공은 잠들기 직전에 귀뚜라미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랍니다. 그런데 주인공만 몰랐을 뿐 사실 귀뚜라미는 눈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주인공의 나쁜 하루를 함께 보내잖아요. 귀뚜라미를 매 장면에 그려 넣으신 의도가 있을 것 같아요.

처음 스케치에서는 몇 장면에만 등장했는데 글 작가님이 스케치를 보시고는 귀뚜라미가 주인공을 계속 따라다니면 좋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매 장면 독자들이 작은 귀뚜라미를 찾는 재미도 있고 귀뚜라미의 입장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읽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저도 마음에 들었어요. 귀뚜라미의 눈에 비친 주인공의 하루는 어땠을까요? 독자들이 귀뚜라미의 시선을 따라 책을 읽어 보면 좋겠어요. 참! 슈퍼마켓에 진열된 시리얼 상자, 강아지와 인형들, 그림 속 등장인물들, 도시락 속 음식들의 표정도 놓치지 말아 주세요.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에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문구를 소개해 주세요.

"어제는 정말 신나는 하루였는데! 어제야, 다시 와서 나랑 놀지 않을래?"

이 장면이 가장 좋아요. 먹구름 속에서 무지개가 뜬 것 같은 밝은 어제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걸 보면 어쩌면 주인공도 나쁜 일들이 계속되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을 것만 같거든요. 여러 번 신경 써서 다시 그린 장면이기도 하죠. 어제에게 다시 놀아 달라는 말도 참 귀엽지 않나요?


원화 작업이 한창인 염혜원 작가의 작업 공간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의 주인공이 맞닥뜨린 온갖 나쁜 상황들 가운데 작가님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된 장면들이 있을까요? 

모든 장면에 많게든 적게든 제 경험을 담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슈퍼마켓 장면은 제 동생을 생각하며 그렸어요. 제 동생이 어렸을 때 길에서 드러눕곤 했거든요. 저는 성격상 주인공처럼 슈퍼마켓 바닥을 기어 다닐 만큼 과감하지 못했는데 동생이 그럴 때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아주 조금은 부럽기도 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의 나쁜 하루를 그리면서 '이것만큼은 놓치지 말아야겠다' 또는 '이것만큼은 독자들에게 꼭 전달되면 좋겠다' 생각하셨던 점이 있을까요? 

주인공에게는 몹시 나쁜 하루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나쁘게만 보이진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상황들로 표현하려고 했죠. 소제목처럼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게 마련이잖아요. 주인공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면에서 "아, 나의 나쁜 하루. 너무 짜증 나지만... 완전히 망친 것은 아니야."라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완전히 망친 것은 아니야."가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이었지만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펼쳐질 테니까요.

음 작품이 궁금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다음에 나올 책은 『Night Song』이에요. 개구리 버나도가 밤과 자신의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하루 동안의 여정을 담은 예쁜 그림책입니다. 내년에는 『작으면 뭐가 어때서!』의 작가와 함께 작업한 두 번째 책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고요. 최근에는 미역국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염혜원 (그림 작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했으며,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지금은 브루클린에 살면서 활발하게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다.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
첼시 린 월리스 글 | 염혜원 그림 | 공경희 역
주니어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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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

<첼시 린 월리스> 글/<염혜원> 그림/<공경희> 역16,2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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