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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진하게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는 시저
시저(SZA) 'SOS'
싱어송라이터 시저의 소포모어 작 <SOS>는 아티스트의 성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2022.12.30)
장르 혼합을 시도하는 뮤지션은 많지만 온전히 자기 색채를 내는건 다른 문제다. 알앤비와 힙합, 록을 경유하는 음악적 취향은 장르별 전문가의 조력으로 깊이감을 얻었고, 중심에 로파이 질감과 감각적인 가창이 있다. 켄드릭 라마와 함께한 <블랙 팬서> 삽입곡 'All the stars'와 도자 캣 공전의 히트송 'Kiss me more'로 각인된 싱어송라이터 시저의 소포모어 작 <SOS>는 아티스트의 성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뭐라 딱 꼬집을 수 없는 사운드는 블렌딩의 결과다. 버라이어티 지 이제이 팰러니건(EJ Palanigan)의 'Varied Palette'란 표현처럼 드넓은 백지에 물감을 풀어헤친다. 자유로운 붓터치는 베이비 페이스와 베니 블랑코를 비롯한 특급 프로듀서의 지도 편달 아래 안정감을 구축했다. 돈 톨리버(Don Toliver)와 공연한 'Used'로 알앤비/힙합의 본진을 사수한 후 피비 'Ghost in the machie'에서 피비 브리저스의 몽환성을 끌어안는다. 웰메이드 알앤비 앨범 <Ctrl>에 비해 확장된 사운드스케이프로 5년의 담금질을 공인했다.
근 3년의 작업 기간으로 트랙 수가 늘어났으나 3분 내외로 잘 다져진 곡들이 고루하지 않다. 인디 록을 도입한 'F2f'와 어쿠스틱한 'Nobody gets me'의 일관된 사운드 프로덕션은 통일감을 확보했고 곡의 마법이 아쉬워질 때쯤 'I hate you'와 'Good days' 같은 기존 싱글과 등장한다. 베이스를 강조한 세번째 싱글 'Shirt'도 흡인력 있다.
웰메이드 알앤비 앨범 <Ctrl>에 이어 'Hit different'과 'Good days' 같은 탁월한 싱글로 독자성을 획득했지만 <SOS>의 시사점은 남다르다. 녹진하고 진솔한 가사와 아날로그와 모던이 혼재하는 사운드로 스무개 트랙은 순도가 높고 자기 주도권으로 메인스트림과 마니아 사이를 유연하게 줄타기한다. '세대의 재능'이라는 피치포크 에디터 줄리안 에스코베도 셰퍼드(Julianne Escobedo Shepherd)의 표현에 어울릴 법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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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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