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룸펜매뉴얼] 조아란의 하찮음으로 성장하는 법

뉴스레터 룸펜 (7) - 조아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나는 매일매일 실패한다. 특히나 자기 관리의 차원에서는 더욱더. (2022.11.30)


작가가 전수하는 일상의 기술 '룸펜매뉴얼'
작가와 함께 다양한 HOW TO를 발견해 보세요.



나는 매일매일 실패한다. 특히나 자기 관리의 차원에서는 더욱더. 자주 실패하는 이유는 주로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 때문인데, 예를 들어 요가를 시작하면 '지도자쯤은 되어야지'하고 시작도 하기 전에 마음먹어 버려서 이미 마음은 지도자인데 몸은 (당연히) 초보자이니 그 간극에 빠르게 실망하고 금세 피로해져서 그만두거나 한없이 미뤄버리는 식이다.

일찍 일어나기, 일찍 자기, 정시 출근하기, 16:8 단식하기, 달리기, 인스타그램 포스팅 매일 하기, 책 읽기, 서평 쓰기, 다이어트하기, 마감 미루지 않기, 물 많이 마시기, 책상 정리하기, 가계부 쓰기, 상품 리뷰 남기기, 자기 전에 유튜브 보지 않기 등등. 내가 매일 99%의 실패와 1%의 성공을 오가는 것들의 일각이다.

그래서 나는 겉보기와 달리 자주 우울해지고 자기혐오에 빠지곤 한다. 그러면 또 세간의 유쾌한 이미지는 다 거짓이나 연출이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많은 경우, 나는 정말로 다른 사람보다 많이 웃고, 어영부영 즐겁게 살기도 한다. 이 두 가지 모습이 모두 나라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일상을 흐르는 열패감에도 불구하고 조금 덜 지치고 자주 즐거운 이유를 알게 됐다.

이유 1 : 나는 자주 웃기거나 우스워지려고 든다. 웃기려 들다 보면 대체적으로 무거운 이야기도 가볍게, 두려운 것도 우습게, 재미없는 것도 (거짓말이라도) 재미있게 말하게 된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그러다 보면 정말 재미있었던 것으로 착각해 버리거나, 왜인지 모르지만 웃다 보면 행복해진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뭐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억텐'이 '찐텐'을 만든다.

이유 2 : 나는 '어쩔 수 없음'을 잘 받아들인다. 이미 실패한 걸 가지고 울고불고하거나 원망하고 후회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일에 매달릴 에너지를 덜 쓰면, 정말로 어쩔 수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하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빠르게 어쩔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만으로 문제의 대부분은 해결된다. 실제로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을 정말 많이 쓴다.

이 방법이 누구에게나 유효하지 않다는 건 안다.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강철 같은 의지나 집중력, 성실함 같은 덕목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 정해준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잘하는 것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그게 잘 우스워지는 성격이라거나 "어쩔 수 없지..." 하고 금방 수긍해 버리는, 별 쓸모없어 보이는 입버릇일지라도 말이다. 대단함으로 대단하게 되는 방법을 몰라, 오늘도 하찮음을 모으고 모아서 조금 더 대수로워지길 바라며... "나는 왜 이 모양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때마다 기억하자. 결국 이 모양이 나를 구원할 거라는 걸!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조아란(민음사 마케터)

오늘의 책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유아수학 공부

국내 최대 유아수학 커뮤니티 '달콤수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꿀쌤의 첫 책! '보고 만지는 경험'과 '엄마의 발문'을 통해 체계적인 유아수학 로드맵을 제시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활동을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나를 바꾸는 사소함의 힘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시대. 불안과 번아웃이 일상인 이들에게 사소한 습관으로 회복하는 21가지 방법을 담았다. 100미터 구간을 2-3분 이내로 걷는 마이크로 산책부터 하루 한 장 필사, 독서 등 간단한 습관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느끼시길.

지금이 바로, 경제 교육 골든타임

80만 독자들이 선택한 『돈의 속성』이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 금융 동화로 돌아왔다. 돈의 기본적인 ‘쓰임’과 ‘역할’부터 책상 서랍 정리하기, 용돈 기입장 쓰기까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저마다 삶의 궤적이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은 비슷한 생애 주기를 거친다. 미숙한 유아동기와 질풍노동의 청년기를 거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늙어간다. 이를 관장하는 건 호르몬. 이 책은 시기별 중요한 호르몬을 설명하고 비만과 우울, 노화에 맞서는 법도 함께 공개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