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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가가 알려주는 너그러운 사람들의 비밀

『아주 약간의 너그러움』 손정연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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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약간의 너그러움』에서는 오래된 마음 쓰레기를 치우고 버리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5가지 알아차림 방법과 6가지 접촉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하고 있다. (2022.11.24)

손정연 저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의 행동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어떨까? 이 경우 우리의 생각은 '그럴 수도 있지'로 바뀌면서 아주 약간이나마 너그러워질 수 있다. 이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그럴 수도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삶에 너그러워지면서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문제들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된다. 저자는 우리의 마음이 뇌에 입력된 일종의 프로그램과 같아서, 반복되는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했던대로 하려는 마음 패턴을 정리하고 새로운 패턴을 설정해 줘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아주 약간의 너그러움』에서는 오래된 마음 쓰레기를 치우고 버리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5가지 알아차림 방법과 6가지 접촉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하고 있다.



심리 상담사로 오랫동안 활동하셨는데요. 요즘 사람들이 주로 힘들어하는 점은 어떤 건가요? 예전과 다른 부분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사람들이 호소하는 심리적 고통은 과거나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욕구가 있는데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 사람들은 고통을 호소하거든요. 다만, 굳이 특징적인 부분을 꼽자면, 경쟁이 치열해진 현대 사회에서 나의 욕구를 총족시키기 위해 타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무례한 사람들이 더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이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고요. '나르시시스트'나 '가스라이팅', '소시오패스'와 같은 용어들을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겠죠. 또,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며 피로 속에 살아가다 보니 각자가 너무 예민해져 있어요. 이로 인해 손상된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고 그저 억제한 채 살아가죠.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어떻게든 밖으로 표출되거든요. 그래서 작은 이견 하나도 견디지 못하고 공격적인 사람으로 점점 바뀌는 거고요. PTSD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자존감에 손상을 주는 작은 트라우마(small trauma) 속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약간의 너그러움』은 어떤 책인가요?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우울, 불안 장애와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회복에 적극적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이 겪는 고통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방치하듯 보살펴지지 못한 고통은 마음 한편에 켜켜이 쌓여 악취를 내뿜는 쓰레기로 전락하고 말죠. 불쾌해진 마음은 더 이상 이해와 수용을 향한 너그러움을 허락하지 않은 채 서로를 비난하고 탓하며 퍽퍽해질 것입니다. 이 책은 익숙한 마음 습관에서 벗어나 마음 쓰레기통을 비울 수 있도록 알아차림의 수준을 높이고, 과감히 너그러움에 접촉하기 위한 일상의 도전을 안내하는 책입니다. 각자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향해 '그럴 수도 있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책이죠.

책 제목이 인상 깊은데요. '마음 쓰레기를 치우는 법'과 '너그러움'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건지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릴게요.

틈 없이 꽉 찬 쓰레기봉투에는 더 이상 여유가 없죠. 작은 쓰레기 하나만 구겨 넣어도 금세 터지고 말 겁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의 크고 작은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지 못한 자기 비난과 혐오, 우울, 두려움, 분노 등은 마치 마음에 꽉 찬 쓰레기처럼 언제고 터져 나와 자신과 상대를 공격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 우리의 너그러움을 지키고 싶다면, 우선 마음에 들어앉은 쓰레기부터 치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제목입니다.

내 안에 마음 쓰레기가 가득 찼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혹은 주변에서 봤을 때, 이건 진짜 심각한 상황이라는 징조 같은 게 있나요? 

한 마디로 '알아차림'입니다. 몸의 감각과 감정, 언어 사용이 평소답지 않다면 혹시 나의 마음에 쓰레기가 찬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해요. 근육의 뭉침이나 통증, 제대로 통제할 수 없는 우울과 불안, 자꾸 치솟아 오르는 분노,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반응, 타인에게 자꾸 시비를 걸며 공격하고 싶은 욕구 등이 올라온다면 그것이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건 일상에서 기능하는 게 버겁게 느껴지거나 귀찮은 나머지 흥미를 잃어버리고 무기력해지는 순간일 겁니다. 자연스럽게 웃고, 우는 것이 안 되는 그런 순간이죠.



책에도 나오는 에피소드인데요. 보통의 우리는 객관적인 자기 반성인지, 자신에게 너그럽지 않은 태도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걸 잘 구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사건 속에서 내가 느끼는 불안, 수치심, 분노, 슬픔과 같은 감정과 그때 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아차려 보세요. 그리고 동일한 사건을 나의 지인 중 한 사람이 경험한다면 어떨지 예측해 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서 수치심을 느끼며 '나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의 지인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만약,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을 거라 예측이 된다면 이것은 나에게 너그럽지 못한 가혹한 벌일 뿐입니다.

일상에서 마음 쓰레기를 잘 정리하는 팁이 있다면?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알려 주세요. 

쓰레기를 집안에 두고 사시는 분은 안 계실 겁니다. 마음 쓰레기도 마찬가지죠. 내 마음의 집에 쌓아두지 않고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간단하게는 깊은 심호흡의 날숨을 통해 내보내거나 땀과 눈물을 통해 흘려 보내는 식의 몸 이완법이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 활동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있는 안전한 대상을 찾아 말을 거예요. 만약, 그런 대상이 없다면 감정 일기와 같은 글쓰기를 통해 표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내셨는데, 이번 책을 쓰실 때 달랐던 점이나 집중했던 포인트가 있으신가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책을 쓸 때마다 공통되게 바라는 것 중 하나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저마다 겪고 있는 심리적 고통을 회복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번 책에서는 '알아차림'에 집중했습니다. 상담사로서 내담자를 만났을 때, 한 사람의 심리적 고통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알아차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알아차림'과 '접촉'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치료의 프로세스를 찾아가는 '게슈탈트 심리 치료'의 핵심 내용을 하나의 과정으로 안내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알아차림 그 자체가 치료적일 수 있다"고 말한 프리츠 펄스의 말을 그대로 적용해 보자고 전하고 싶습니다.



*손정연

지치고 소진된 사람들의 마음에 안부를 물어주는 심리 상담가이다. 2012년부터 무료 감성치유 모임 '심리야살롱'을 주최하고 있다. '심리야살롱'에서 저자는 소외된 사람들이 고된 삶 속에서 자가 치유를 꿈꾸도록 적정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치유와 긍정, 지지와 격려의 힘이 이웃 공동체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몸소 실천하고 있다.




아주 약간의 너그러움
아주 약간의 너그러움
손정연 저
타인의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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