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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이었던 작가, 왜 백수가 되었나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모범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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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사고 한 번 안 치고 하라는 공부 열심히 했고, 커서는 대학부터 취업까지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뒤늦게 사춘기를 겪은 모범생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2.08.19)

사인을 하고 있는 모범피 저자 

뼈 때리는 제목으로 보는 이들을 순살로 만들어버리는 에세이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는 평생 모범생으로 살아온 모범피 저자의 좌충우돌 성장일지다. 어릴 땐 사고 한 번 안 치고 하라는 공부 열심히 했고, 커서는 대학부터 취업까지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뒤늦게 사춘기를 겪은 모범생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사춘기 풍랑에 허우적대는 평범한 모범생이 인생 처음으로 멈춤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어느 날 모범생은 한 집에 함께 살고 있는 동생을 보며 생각해요. '어렸을 적 모범생이었던 나는 왜 백수가 되었고, 문제아였던 동생은 왜 멋지게 자립한 아티스트가 되었을까?' 그때부터 모범생은 동생과 사춘기를 비교하면서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기 시작해요.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는 서른이 넘어 나를 찾아가는 한 모범생의 내밀한 고백과 치열한 분투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 이야기만은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을 보면 사춘기를 제때 겪지 못하고,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을 유예한 채 살아온 사람들이 참 많았거든요. 저 또한 대학 진학이나 취업할 때 안전한 루트를 따라온 모범생으로서 제 인생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예상 못했어요. 하지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에만 치여 바쁘게만 살아온 대가는 정말 크더라고요. 문제가 하나도 없어 보이던 인생을 살고 있던 저는 어느 날 완전히 길을 잃고 주저앉아 버렸어요. 그때부터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첫 번째 목적은 뒤늦게나마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고 싶어서였어요.

평생 모범생으로 살다가 생애 첫 '백수'가 되셨는데, 멈추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감정이 말랑해지고 주변을 잘 감각할 수 있게 되었을 때요. 그동안은 너무 지쳐서 세상이 온통 무채색으로 보였거든요. 남몰래 눈과 귀를 닫고 살았던 것 같아요. 마음이 무거워지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호흡이 긴 영화나 드라마도 가까이하지 못했어요. 마음의 여유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멈춤의 시간을 가지고 나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다양한 결의 감정 또한 예민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예전의 나로 돌아온 것 같았어요. '얼굴에 닿는 바람이 참 기분 좋다, 이 시간에 하늘의 색이 이렇게 멋지구나, 이 음악 진짜 소름 돋을 만큼 좋다'라고 생생히 느꼈을 때 멈추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수 생활이 좋았던 점도 있겠지만, 힘들었던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때였나요?

불안과 싸울 때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불안이 시도 때도 없이 밀려오거든요. 한동안 심리적인 이유로 가슴 쪽이 꽉 조이는 고통을 느끼기도 했어요. 저는 쉬는 동안 자기 관찰의 시기를 가지고 나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는데요. 뭐니 뭐니 해도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공모전에서 떨어지는 등 글쓰기의 결과가 잘 안 나올 때였어요. 백수 생활 때 가장 필요한 건 불안을 다스리는 마음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탐구'하기 위해 굉장히 여러 가지 일을 하셨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삶의 연대기를 정리해보는 것이요. 사람은 이제까지 자신이 경험한 흔적의 집합체라고 하잖아요. 지금까지의 행적을 잘 들여다보면 내가 누구인지 보이더라고요. 잘했던 것과 좋아했던 것들을 정리해보고 하나하나 이유를 물으며 왜 그것을 잘했고, 왜 그것을 좋아했는지 따져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처음엔 잘 떠오르지도 않고 이런 걸 한다고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나 의심이 들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해보니 분명히 의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서 나를 설레게 하는 무엇인가를 찾았다면 일단 몸을 움직이면서 시도해봤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만 커지거든요. 빨리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내 마음속의 재미의 불씨를 지켜 나간다는 생각으로 일단은 원하는 일을 계속해봤으면 좋겠어요.

멈춤의 시간을 보내기 전과 후, 확실하게 달라진 점이 있나요?

확실히 달라진 점이 많아요. 우선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다는 자기 의심이 사라졌어요. '나는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봤고, 그 결과가 지금의 나다.'라고 생각하니 지금의 삶을 온전히 제 것으로 잘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여기 아닌 어딘가에 진짜 내 삶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어서 괴로웠거든요. 이제는 현실에 발붙이고 서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요. 내가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보았다는 감각이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휘청이는 뒤늦게 사춘기를 겪는 어른들이 많아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가장 중요한 고민을 미루지 말자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퇴사를 하든, 휴가를 떠나든 그도 아니면 퇴근 후 10분이라도 잠깐 멈춰 서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점검해봤으면 좋겠어요. 나와 마주하는 게 어렵다는 핑계로 정작 중요한 물음을 건너뛰면 방황은 멈추지 않더라고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일단 한 번 '자기 관찰의 시기'를 겪고 나면 이전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앞으로 더욱 면밀하게 스스로를 관찰하면서 살아가려고요. 여러분의 사춘기와 자기 관찰의 시기를 응원합니다!



*모범피

모범생이 아니고 싶은 모범생. 글 쓰고 디제잉하고 사색하는 걸 즐긴다. 현재 하루 종일 음악 듣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한마디로 나를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 늘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모범피 글 | 동생피 그림
피카(F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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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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