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피아니스트 "나는 실패할 때마다 희망을 꿈꿨다"
『백만 번의 상상』 김지윤 피아니스트 인터뷰
꿈을 꾸고, 그것을 향해서 행동하는 오늘 이 순간, 우리 모두는 이미 행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2022.08.17)
혈혈단신 유학생이 카네기홀 전석 매진을 이뤄 놀라움을 안겨준 책. 『백만 번의 상상』에는 직업도, 수입도, 콘서트 계약도 없는 절망적인 무명 생활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미 전역 순회공연을 이어가며 꿈을 이룬 피아니스트 김지윤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 담겨있다. 미 전역이 열광한 피아니스트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무대 아래에서부터 훈련하고 마인드 컨트롤하한 것처럼,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 정신적, 감정적, 신체적으로 어떻게 무장해야 하는지를 가장 독창적으로 전달한다.
간략한 자기소개와 함께 유튜브, 팟캐스트 등 피아니스트 외의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클래식 피아니스트 김지윤입니다. 저는 클래식 음악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콘서트를 포함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미국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Journey Through Classical Piano>라는 팟캐스트는 전 세계의 청취자와 함께 하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열고 무대 뒷이야기를 나누는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피아니스트의 자기 계발 에세이 『백만 번의 상상』을 출간하셨는데요. 책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전 독자들이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몸과 마음의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누군가는 피아니스트의 연주회가 수만 시간 이어진 연습 시간의 종착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는 달라요. 연습이 곧 연주고 연주가 곧 연습이죠. 매일 연습을 하고, 그 안에서 의미와 행복을 찾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우리가 매일을 행복하고 의미 있게 잘 살고 있다면 그 매일이 모인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피아니스트로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피아니스트로 살아가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교수 채용의 지원서에 모두 떨어지고 어떤 연주 계약도, 아는 사람도 없었던 타국에서 홀로 내던져진 듯한 느낌을 갖던 시기였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모른 채 혼란스러웠던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스스로를 일으키고 저만의 길을 만들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지점이기도 했죠.
가장 기뻤던 순간은 제 음악회를 들은 관객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제 손을 잡고 그들의 인생에 큰 치유와 힘이 되었다고 진심으로 말해주었던 순간인 것 같아요. 그때 저는 처음으로 음악을 통해 소통의 기적을 만들고 사람들과 나누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했기 때문이죠. 그 감동은 카네기홀이든 아니면 십여 명이 있는 조그만 연주회장이든 상관없는 것 같아요. 관객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저 역시도 느끼고, 그 음악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저의 기쁨이자 또 저를 일으키는 원동력이죠.
책에서 '상상의 힘'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는데요. '나를 응원하는 천사와 비난하는 악마의 소리 모두 조용할 때 가장 연주가 잘 되었다'는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중요한 연주가 있을 때마다 수많은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몰입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상상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인생은 세상을 보는 눈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믿어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이 저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믿게 되고, 반대로 저를 응원하고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고 상상하면 그게 진실이 되거든요. 제가 음악에 몰입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긍정의 에너지는 전염되고 관객 역시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어요. 중요한 연주가 있을 때마다 저는 다시 되새김질합니다. 완벽한 연주를 위해 무대에 오른 게 아니라 한 사람과 소통하고 이 아름다운 음악을 같이 나누는 게 목표라고 말이죠. 제가 음악을 하는 진정한 이유를 다시 생각하는 거예요.
몸과 마음의 건강 관리를 위해 산책, 명상, 요가 등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연주회의 여부에 상관없이 항상 똑같이 자신을 대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는데요. 선생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1년 전부터 서핑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연주가 없을 때에는 서핑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그렇게 바다에서 보는 일출은 저를 겸손하게 하고 모든 감각을 다시 깨우는 듯한 느낌을 주죠. 아침 10시부터 두 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연습을 합니다. 오후 시간은 업무를 보거나 학생을 지도하거나 다른 일들을 합니다. 저녁에 두 시간 정도 더 연습한 후 잠들기 전까지는 주로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간단한 스트레칭과 5분 명상으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어느새 2022년이 150일 가량 남았는데요. 다시 한번 계획과 루틴을 점검할 때인 것 같습니다. 책에서 소개해주신 「이틀의 법칙」을 포함하여 어떤 식으로 습관을 형성하고 지키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도 그 습관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확신하고 있어야 해요. 그 이유가 확실하지 않으면 앞으로 있을 장애물에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죠. 확신이 생긴 다음에는 '하고 싶다' 혹은 '하고 싶지 않다'하는 감정에 속으면 안 됩니다. 어떤 동기가 행동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해내는 습관의 힘이 우리를 만들죠. 그래서 '습관을 만드는 시스템'은 일상에서 그 행동을 하기까지 마음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요.
저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 때 아주 최소한의 양으로 3주 동안 매일 하는 것을 우선 실천합니다.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처음에 10장을 읽는 게 아니라 단 한 페이지만 읽는 것이죠. 그렇게 3주 동안 성공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66일 습관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처음보다 조금 더 높은 강도로 실천하는데, 이때에는 '이틀의 법칙'을 활용합니다. 하루는 하지 않고 건너뛸 수 있지만 이틀 연속은 안 된다는 법칙이죠. 그렇게 하면 어느 순간 새로운 습관이 제 일상에 자리 잡혀 있는 것을 경험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막상 좋아하는 일을 찾더라도 현실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하고요. 꿈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를 때는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알기가 더욱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새로운 일을 계속해서 시도하면 그만큼 우리 스스로를 더 알게 되고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힐 때마다 꿈을 포기하거나 아예 꿈 자체를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과도기를 거치죠.
우리는 '꿈'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생각하지만, 과도기 또한 지나고 보면 나름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그 꿈을 계속해서 꾸는 것이죠. 꿈을 꾸고, 그것을 향해서 행동하는 오늘 이 순간, 우리 모두는 이미 행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 진정한 행복은 이미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하니까요.
*김지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피아니스트.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세계적 명문 음대인 인디애나대학교 제이콥 음대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수석으로 졸업했다. 아울러 버틀러대학교에서 피아노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같은 대학에서 부교수로 활동했다. 모든 음악인의 꿈의 무대인 뉴욕 카네기홀이 전석 매진되는 성공적인 데뷔를 한 이래, 미국 전역 순회공연을 통해 자신만의 감성적 연주와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는 연주로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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