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이찬혁 “부모가 되었을 때 해주고 싶은 말을 쓴 책”
『에일리언』
비밀을 알게 된 소감이 어때? 두려울 거야. 우리들에겐 두려운 일들이 계속 생기거든. 너처럼 숨어 있던 에일리언들이 많아. 우리를 만나러 와! (2022.04.11)
노래가 책이 되어 나왔다. 악동뮤지션 이찬혁이 글 작가로 참여한 그림책 『에일리언』.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첫 솔로곡 〈ALIEN〉의 노랫말이 담긴 이 책에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움츠러들었던 아이가 나만의 고유함과 특별함을 깨닫는 과정이 담겨 있다. ‘우리는 모두 별나라에서 온 에일리언’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이찬혁이 동생 이수현을 떠올리며 쓴 가사이자 부모가 되었을 때 해주고 싶은 말이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습니다
두 번째 책입니다. 그림책 글 작가로 참여하셨는데요. 원래 책에 특별한 애정이 있었나요?
모든 유형의 창작에 흥미를 느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형태의 작업을 하게 된 거죠. 소설은 혼자 쓰지만, 에일리언은 그림 작가님과 함께 작업하잖아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요즘은 이런 콜라보 형태의 창작을 즐기고 있어요.
동생 이수현의 첫 솔로곡 〈ALIEN〉의 가사이기도 한데요. 이 노랫말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수현이의 솔로 음원을 제작하기 위해 수많은 논의를 거쳐 여러 곡을 만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수현이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요. 〈ALIEN〉은 그런 마음으로 작업한 곡이에요.
〈ALIEN〉을 처음 받았을 때의 동생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좋아했죠. 수현이뿐만 아니라 곡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만족해서 뿌듯했어요. 자신을 긍정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담긴 가사가 수현이의 생각과 태도와 맞아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요.
혼자 쓰는 소설과 달리 협업이 필요한 작업이었을 텐데요. 글이 그림으로 표현되는 과정은 어땠나요?
다른 아티스트와 일할 때는 상대의 표현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함부로 상상하지 않는 편이에요. 『에일리언』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이윤우 작가님이 〈ALIEN〉의 가사를 보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셨죠. 나중에 스케치를 봤는데 가사에 표현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그림에 담겨 있더라고요. 새로운 스토리가 더해지니 재밌고 좋았어요.
『에일리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는다면요?
주인공이 다른 외계인들 틈에서 1등 자리에 서 있는 장면이 좋아요. 주인공이 지구로 오기 전, 다른 행성에서 대단한 에일리언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아서요.
책을 읽고 나니 작가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졌어요.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 어떤 사랑과 응원을 받았을까 하고요.
부모님이 주시는 관심과 사랑이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어요. 부모님은 항상 동생 수현이와 제가 건강한 생각을 갖고 자라게끔 교육하고 응원해 주셨어요.
혹시 책 내용이 경험담인가요?
실제 이야기는 아니에요. ‘내가 부모이고 교육자라면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하고 상상하며 쓴 거예요.
어린 시절에 영향을 준 책이 있다면요?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랄프 이자우의 『비밀의 도서관』을 인상 깊게 읽었어요.
뮤지션부터 작가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무언가를 창작할 때 과정을 치밀하게 계획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실행하는 편인가요?
완벽주의 성향이지만 하고 싶은 건 꼭 해 봐야 하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시작해요.
창작자로서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요?
이것이 ‘나’인가, 내가 이입할 수 있는 결과물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가사를 만드는 과정도 궁금해요.
틈틈이 메모를 많이 해요. 갑자기 생각나는 단어나 문장, 재미있는 표현 같은 것들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아이템처럼 쓸 때가 많고요. 작업 방식은 항상 다른데 요즘은 곡을 녹음하기 직전에 스튜디오에서 가사를 쓰고 있어요.
“에일리언들아! 다들 어디 있니? 뭉칠 때가 됐어. 모두 모습을 드러내렴. 세상을 정복하자!”라는 메시지가 재미있었어요. 이 책을 읽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한 마디 건넨다면요?
비밀을 알게 된 소감이 어때? 두려울 거야. 우리들에겐 두려운 일들이 계속 생기거든. 너처럼 숨어 있던 에일리언들이 많아. 우리를 만나러 와!
*이찬혁 1996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났다. 2012년, 악동뮤지션으로 데뷔한 이래 꾸준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아 왔으며, 작사한 주요 노래로는 '오랜 날 오랜 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낙하' 등이 있다. 평소 가진 생각을 음악뿐만 아니라 책에도 담아내기 위해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썼고, 이어서 독특하고 신선한 관점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아낸 이수현의 솔로곡 'ALIEN'을 그림책으로 출간했다. '우린 모두 특별한 존재이며,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더 사랑하자.'라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에일리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앞으로 음악 또는 철학적인 고민들을 끊임없이 어어가며, 자신의 예술관과 사랑의 의미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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