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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는 웬디의 솔로 앨범

웬디(WENDY) <Like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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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출한 구성임에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는 <Like Water>에서 언제든 그 모습을 달리할 자신감이 엿보인다. 정해진 형태가 없는 물처럼. (2021.05.12)


걸그룹 레드벨벳의 2019년은 그해 피날레를 장식한 'Psycho'의 흥행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행복으로 가득해야 할 크리스마스 날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연말 무대 리허설 도중 제작진의 부주의로 멤버 웬디가 낙상 사고를 당한 것. 향후 그룹 활동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중상이었으나 충분한 휴식기를 가지며 회복에만 전념했고 마침내 건강해진 얼굴을 되찾은 웬디는 대중과 다시 마주한다. 활동 재개와 더불어 솔로의 시작을 알리는 첫 미니앨범 <Like Water>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음악에 담아 흘려보낸다.

핵심은 웬디의 음색이다. 상큼한 '레드'나 매혹적인 '벨벳'의 흔적은 없다. 별다른 기교 없이 기본기에 충실한 가창은 오히려 투명에 가깝다. 오프닝 트랙 'When this rain stops'부터 피아노 반주와 목소리만으로도 기존 팀과의 차별을 둔다. 위로의 노랫말과 함께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클라이맥스는 한구석에 그늘져 있던 근심 걱정을 씻어내는 환희의 순간이다. 낯선 '초행길'에서의 완급 조절 또한 탁월하다. 블루스 리듬과 현의 흐름을 따라 굽이치는 보컬은 극적인 전개를 이끈다.

일관된 장르 구성도 안정적이다. 차분한 보이스의 발라드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강조한다. 'Like water'의 어쿠스틱 기타 도입부는 소속사 선배 태연의 'Fine'과 유사하게 그려지나 스트링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풍성해졌다. '서로 더 채워주고 토닥여' 같은 가사는 절제된 감정선으로 공백기 동안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연습생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Best friend' 슬기와의 합도 아름답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두 절친의 하모니가 힘든 시간을 이겨낸 그의 스토리에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7년 만에 아이돌이란 연못을 벗어난 보컬리스트는 당장 뚜렷한 모양새를 취하진 않는다. 다듬어진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웬디만 드러낸다. 단출한 구성임에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는 <Like Water>에서 언제든 그 모습을 달리할 자신감이 엿보인다. 정해진 형태가 없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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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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