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전 지음│봄날의책‘그냥, 사람’은 노들야학 교장 박경석이 등장하는 글 제목이다. 노들야학 교장, 쇠사슬에 자기를 묶고, 지하철 앞에, 버스 앞에 드러누운 열혈 운동가. 태생부터 나와는 다른 존재이리라 짐작했는데, 야학에서 만난 그는, 더없이 다정하고 유쾌하고 엉뚱했다. 별다르지 않은 ‘그냥, 사람’이었다. '아!' 작년 여름부터 홍은전은 고양이 홍시와 카라와 함께 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채식을 하게 되고, 또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람도 장애인도 동물도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바랐다. ‘그냥, 동물’. '아!' 이런 두 겹의 마음을 제목 ‘그냥, 사람’에 담았다. 박지홍(봄날의책)
황예지 지음│바다출판사이 책은 이야기 딜리버리 서비스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의 연재 에세이 ‘쉽게 지나간 자리’로부터 출발한다. 이 제목 역시 근사했지만, 황예지 작가의 더 넓고 깊은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이 책에는 새로운 제목이 필요해 보였다. 전체 원고의 70% 정도 모였을 때 작가님께 “글 한 편씩 쓰실 때마다, 사진들을 찍거나 고르실 때마다 떠오른 다른 제목이 있으신지” 여쭈었다. 작가님은 그동안 아껴온 제목이 하나 있는데, “우리는 우리의 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이라고 하셨다. 듣자마자 무릎을 쳤다. 영원히 없을 것 같지만, 영원히 향하고 싶은 세계에 대한 작가님의 오랜 마음을 담은 그 구절이야말로 이 책의 이름이 되기에 알맞았다. 염은영(바다출판사)
천제하, 최주애 지음│곰출판어느 날 왼쪽 가슴이 뻐근했다. 갈비뼈를 조금만 펼쳐도 욱신댔다.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정상이란다. 그럴 리가. 다른 병원을 찾았다. 정상이란다. 공통으로 한 말은 “스트레스를 받아서”였다. 이러나저러나 스트레스를 풀어야 했다. 그러다 천제하, 최주애 두 약사님을 만났다. 스트레스와 피로에 관한 글을 쓰자며, 특히 여성 피로에 대해 써보자며 의기투합했다. 원고를 읽으니 뭐든 몸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왜냐면 대부분은 ‘나(라)도 내 몸을 잘 몰라서’ 생기는 일이니까.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였다. 책 제목은, 그렇게 탄생했다. 김훌(곰출판)
늘 제목을 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번엔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내가 무엇에 관해 쓰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물의 맛을 생각했다. 눈물은 짜고 짠 것은 소금이지. 단단하지만 언제든 사라질 수 있고 귀한 것이지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 바다에 녹아 있는 소금은 눈에 보이지 않고 눈물에 녹아 있는 감정도 보이지 않고. 인간의 눈물이 씻기지 않고 몸의 일부로 남아 비늘처럼 붙어 있다면 너와 내가 흘린 눈물이 몇 개인지 서로 세어줄 수 있겠지. 뭐 그런 꼬리를 무는 공상에서. 내가 붙인 제목 그대로 출간된 것이 처음이라 혼자 뿌듯해하고 있다. 조선희(저자)
고민이 생길 때면 습관처럼 사전을 본다. 어릴 적 아빠가 생일선물로 뭘 줄까 했을 때 벽돌 같은 국어사전을 받고 싶었다. 사전을 볼 때면 알게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는 말도 새롭게 보게 되고 모르던 말과도 제법 가까워져 어디 가서 아는 척할 만큼 은근 용감해진다. 이 책의 원고를 읽는 기분이 그랬다. 544가지 속담과 재치 있는 저자의 코멘터리를 읽고 있으니 피식피식 웃음이 나고 새삼 든든한 무기가 생긴 것 같았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플라스틱 칼과 총 느낌이랄까. 그 마음 그대로 탄생한 제목이 바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이다. 지육림(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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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전> 저9,000원(0% + 5%)
글 속의 ‘나’는 현실의 나보다 더 섬세하고 더 진지하고 더 치열하다. 글을 쓸 때 나는 타인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고 더 자세히 보려고 애쓰고 작은 것이라도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 글을 쓸 때처럼 열심히 감동하고 반성할 때가 없고, 타인에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를 고심할 때가 없다. 글쓰기는 언제나 두려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