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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탄생] 왜 하필 이 제목이죠? (1)

<월간 채널예스> 202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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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이 왜 나왔을까요? 편집자 5인에게 물었습니다. (2020.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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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라파냐무냐무』

이지은 지음| 사계절 



초고가 들어온 2018년 겨울 무렵, 제목은 이미 탄생했다. 작가는 제목 짓기의 수고로움을 초고 단계부터 미리 날려 주었다. 경험상, 머리를 싸매고 나온 제목이 한 번에 뿅 튀어나온 제목을 이긴 적이 없다. 이 ‘한 번에 뿅’을 그림책 작가들은 참 잘한다. 그래도 고민은 했다. 제목 어렵나? 너무 외계어 같은가? 잘못 하면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바로 뜨겠네... 그래도 그냥 내질렀다. 제목이 핵심 힌트가 되는 책이니까. 주문 같으니 입에 붙겠지. 입에 붙으면 입소문도 나겠지. 6월에 나온 책은 지금, 순항 중이다. 제목이 입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들도 많다. 이 책, 후속 시리즈 붙여 가기로 했다. 무척 반가운 일인데 다시 제목이 걱정이다. 첫 권 제목을 이렇게 지었으니 후속은 음... 외계어 시리즈로 가야 할까? ‘한 번에 뿅’이 나한테도 와주기를. 김진(사계절) 


『노랑의 미로』

이문영 지음 | 오월의봄



책 제목은 편집자나 저자가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고에서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 ‘노랑의 미로’가 그런 제목이다. ‘노랑’이 되어버린 쪽방건물과,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난의 ‘미로’ 이미지가 무척 강렬했다. 때문에 ‘노랑의 미로’는 일찌감치 책의 제목이 되었다. 한겨레21에 연재된 쪽방촌 강제퇴거 탐사보도 ‘가난의 경로’를 씨앗으로 삼은 책이기에 ‘가난의 경로’를 책 제목으로 삼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노랑의 미로』는 가난을 이야기하되, 쪽방촌에서 강제 퇴거 당한 45명의 삶을 가난으로 뭉뚱그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담았다. 박재영(오월의봄)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 거지』

박선아 지음 | 책읽는수요일 



<월간 채널예스>에서 연재한 ‘박선아의 ( ) 산책’에서 시작된 원고였기에, 처음에는 애칭처럼 ‘빈칸의 산책’이라 불렀다. 그 제목도 간결하고 나쁘지 않았지만, 전작들과 달리 문장형의 제목이면 좋겠다는 판단에 저자와 만날 때마다 제목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에세이 장르만큼 소위 ‘제목발’이 중요한 분야도 또 없으니까. 그러다 박선아 작가님이 특유의 느릿하고 다정한 화법으로 친구가 어느 밤 “어른이 슬프게 잘 때도 있는 거지”라고 말해주었는데, 그 말이 그렇게 위로가 되었다고, 그다음부터 ‘어른이 슬프게’를 응용해 이 말 저 말 만들어보게 됐다고 하는데 이거구나 싶었다. 그렇게 ‘어른이 슬프게’에 산책의 동작인 ‘걷다’가 합쳐져 지금의 제목이 되었다. 박혜미(책읽는수요일) 


『성차별주의는 전쟁을 불러온다』

베티 리어든 지음, 황미요조 엮음, 정희진 기획 | 나무연필 



원제는 ‘Sexism and War System’이었다. ‘성차별주의와 전쟁 시스템’이라니, 어렵고 머리 아픈 단어들의 연속이었다. 이대로 둘 순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정석대로 밀어붙였다. 책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았다. “성차별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고상하게 말하면, 일상의 성차별 인식이 전쟁의 전제라는 걸 최초로 밝힌 책이다. 근데 이건 너무 길잖아? 현재의 제목을 생각해내고, 좀 웃었다. 사람들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페미니스트들의 싸움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 싸움이 이 전쟁이냐고요? 사실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김현(나무연필) 


『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지음 | 어크로스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애초엔 콘셉트랄까, 이 책이 보여줬으면 하는 방향성을 담은 구절이었다. 공지영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무겁고 본질적인 질문을 상기하는 ‘인간’보다 늘 우리 가까이 있으면서 무심히 지나치고 잊어버리고 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이 슬퍼할 때 함께 울고, 분노할 때 함께 화내고, 안쓰러운 모습에 안타까워하는 그런 마음이 점점 무뎌져 가는 시대, 90년대와 다른 의미로, 아니 어쩌면 지금 더 간절히, 새로이 말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제안에 저자도 흔쾌히 동의했다. 강태영(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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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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