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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탄생] 왜 하필 이 제목이죠? (3)

<월간 채널예스>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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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이 왜 나왔을까요? 편집자 5인에게 물었습니다. (2020.10.13)

언스플래쉬



『계집애 던지기』 

허주영 지음/ 이음 


핵심은 이러했다. 여자가 농구 하는 이야기라는 것, 그런데 단순히 여자가 농구 하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 여자들이여, 농구를 하자! 고 외치기보다 여자들은 원래 농구(든 뭐든) 잘하는데? 라고 되묻는 이야기라는 것. 제목이 평면적이거나 '다큐'여서는 안 됐고, 힘이 있되 장비처럼 혼자 깃발 들고 나가는 느낌이어선 안 됐다. 편집자가 만들었던 제목안 중에 "계집애처럼 던지기의 허구를 증명할 때 좋은 말할 거리"라는 부제가 있었는데, 저자가 흔쾌히 편집해줬다. "그냥, '계집애 던지기'로 가죠?" 한마디면 충분했다. 박우진(이음출판사)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노명우 지음 / 클


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헤아려보는 것은 저자의 마음이다.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을까. 그래서 저자에게 직접 물었다. “니은서점에서 보낸 2년 동안 어떠셨어요?” 그러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어요.” 사회학자가 어느 날 자영업자가 되었다.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무려 서점을 차린 것이다. 처음 서점 문을 여는 날 얼마나 두근거렸을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어떤 날은 서점에서 홀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갈팡질팡했을 그 마음을 고스란히 제목에 담아 전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민영(클)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

다니엘 브라이트 지음 / 한겨레출판사 

기획안을 쓸 때 가제로 적어둔 제목이었다. 작가가 운영하는 유튜브〈단앤조엘〉에 마포구의 여러 동네가 소개되었고, 작가 역시 마포구에 살며 그 애정이 대단해 보였다. 영국인임에도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마포구 연남동에서 왔다며 너스레를 떠는데, 이 정도면 더 말해 뭐해 싶었다. 단(작가)은 그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에 썼는데, 그들 대부분의 이야기 역시 마포구에서 시작됐다. 마포구가 틈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단과 사람들 사이를 잇는 대화의 틈을, 교감의 틈을. 위트를 노렸지만, 실은 가장 진지한 제목이었던 거다. 김단희(한겨레출판사)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이경자 지음 / 걷는사람


결혼 반년 만에 내게 ‘이혼’은 ‘꿈’이 되었다. 당시의 이혼은 ‘내쫓기’는 것만 있던 시대의 끝자락에 우리 세대의 여성들이 힘겹게 살고 있었다. 이 책은 그때 쓰인 책이다. 이제 시대 상황이 많이 변했다. 많은 사람이 이혼을 수치스럽거나 패배로 여기지 않는다. 나는 이미 이혼을 해서 그것에 대한 불타는 갈망이 사라졌기 때문에, 책을 재출간하자는 제의를 받고 이 제목을 그대로 표제로 삼는 것이 꺼려졌었다. 하지만 출판사의 젊은이들이 가부장제의 억압이 아직까지 통할 수밖에 없는, 그때와 별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지금 사회를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경자(저자) 


『작은 나의 책』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원고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작가님이 물었다. “저도 큰 책을 쓸 수 있을까요?” 나는 되물었다. “얼마나 커야... 큰 책인데요?” 작가님은 분량이 많은 책을, 나는 단순히 판형이 ‘큰’ 책을 떠올렸다.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내가 말했다. “근데 책은 다 작잖아요.” 처음 떠올린 제목은 <나의 작은 책>. ‘독립출판의 왕도’라는 큰 부제와 반대되는 작은 제목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이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작가님이 말했다. 어순을 바꿔 <작은 나의 책>은 어떠냐고. 저자의 글과 딱 붙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작은’ 책이 세상에 나왔다. 마선영(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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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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