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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김은경 ”소소한 반복이 ‘나’를 만들어요”

『습관의 말들』 김은경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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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미션’이라 생각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방식의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그 행동들이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하게 되는 일들이 될 거예요.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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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지만 늘 작심삼일로 돌아가는 현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빈틈없는 조언이 아닌, 지금도 습관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의 말이다. 유유출판사의 『습관의 말들』 은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는 김은경 저자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기에 더욱 습관의 중요성을 체감했던 저자는 습관에 관한 100여 개의 인용문을 모았다. 어떤 습관을 없애고 싶은지, 어떤 습관이 필요한지를 성찰하며, 저자는 “내가 원하는 방식의 내 모습”을 찾아간다. 최근 뉴스 운행 PD 일을 병행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김은경 저자를 서면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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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과를 색칠하는 마음


출판사 대표님에게 ‘습관의 말들’ 기획을 제안받으면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요. ‘습관’이라는 주제를 받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역시, 이분이 나를 모르는군!” 하는 뜬금없는 기분? 하하핫. 보통 ‘습관’이라는 주제를 떠올릴 사람이라면 뭔가 정리정돈이 잘 되고 일관성 있는 사람일 것 같잖아요. 저는 그런 거랑 거리가 멀거든요. 뭔가 뒤죽박죽이고 중구난방이고 무질서한 느낌이랄까. 아, 역대급 팔랑귀이기도 합니다. 서문에서도 언급했는데, 제 첫마디가 “전 습관에 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어떡하죠?”였어요. 정말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주제가 정확하고 색깔도 명확하니 도전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직장을 그만둔 상태여서 심적으로도 여유가 있으니 두렵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습관에 대한 100여 개의 인용문이 나옵니다. 인용문 자료 수집을 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글을 쓰는 것도 쓰는 거지만 인용문 수집에 훨씬 애를 먹었어요. 수집 과정은 한마디로 도서관, 서점, 사람들, 안 읽었지만 사서 쌓아두었던 책, 검색을 총동원한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원시적으로 ‘아, 그 책에 뭔가 있을 것 같다’ 하는 감으로 뽑은 책을 훑었고, 구글 등의 검색엔진에서 습관, 버릇, 취향 같은 키워드로 검색했어요. 그렇게 찾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새로 주문해서 뒤졌고요. 그래도 부족해서 할 수 없이 지인 한두 명의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한 디자이너 후배는 보물창고 같은 명언 사이트를 찾아서 제보해주었고, 『필사의 기초』 저자이기도 한 헌책방 책방지기 조경국 작가도 눈에 띄는 대로 메시지를 날려주었어요. 무엇보다 출판사 대표님께서도 참고할 만한 다큐멘터리나 책 정보를 슬쩍슬쩍 던져주시며 도움과 압박을 적절히 주셨습니다.

 

글을 쓰시면서 상상했던 타깃 독자가 있나요?


『태도의 말들』 독자님들? (웃음) 이 책은 유유출판사의 몇 가지 카테고리 중 ‘문장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쓰기의 말들』 , 『태도의 말들』 등 문장 시리즈 책을 아끼는 고정 독자들이 계신 것 같더라고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런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면 좋겠다 하고 흑심을 품었습니다. 반면에 ‘습관’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좀 두렵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했어요. 읽으면서 아주 구체적이고 자기계발적인 팁을 원하시면 어쩌나 싶어서요.

 

사과 스티커를 연상케 하는 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실제로 하나씩 색칠을 한 독자도 있다고요. 실물 책을 받고, 저자님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특정한 부분이라기 보다 전체적인 느낌이 만족스러웠어요. 분홍색, 사과, 이런 요소들이 제게는 의외였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위기라 아, 디자이너는 이런 느낌을 받으셨구나 싶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또 유유의 책이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있잖아요. 이런 전체적인 느낌이 좋았어요. 또 하나! 유유 책은 뒷날개 부분이 좀 독특해요. 접어서 책갈피로 활용하게 한 만듦새가 마음에 드는데, 책배를 덮는 뒷날개에 들어간 사과가 너무 앙증맞아서 웃었어요. 디자이너께선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라는 속담도 떠올리셨다고 하더라고요. “색칠하게 하는 표지”라던가 “스티커를 부르는 표지” “사과할 일 했을 때마다 반성하며 한 알씩 색칠하고 싶은 표지” 같은 독자의 반응을 간혹 보는데 그것도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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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오늘부터 따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작가님의 실패담, 고민까지 솔직히 적혀 있어 더욱 공감이 되는데요. 글을 쓰시면서 특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요?


솔직히 실패담과 고민이 대부분이죠. 원체 자기계발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습관 관련한 책 대부분이 작고 습관을 실천해서 인생의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그런데 글을 쓰면서 제일 당황했던 것이, 내 스스로 어떤 습관을 갖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거였어요. 원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은 바라는 모습이 있다는 것인데 그게 뭔지, 제가 저를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글을 써나가면서 제가 바라는 모습,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어느 면에서 조금 정리되는 것 같은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페르난두 페소아 식으로 말하자면 “내가 나인 ‘방식’”에 대해 독자께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해볼 계기가 군데군데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었습니다.

 

언급된 책들 중 꼭 읽어보라고 독자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하나를 소개해주세요.


김교석 작가의 『아무튼, 계속』 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책이 주는 메시지 중 하나가 ‘일상의 항상성 유지’인데, 읽어보시면 매일매일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일의 끝판왕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습관’이라는 주제를 생각하면서 느낀 것이 조금 더 괜찮은 생활을 위해 사소한 습관 하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거였는데, 항상성을 위해 별것 아닌 무언가를 하면서 스스로 소중해지는 느낌이 분명히 있더라고요. 『아무튼, 계속』 에서는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다짐”이 자연스럽게 전해지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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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은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


작가님의 일상을 채우는 습관 중 ‘이것 하나만은 정말 잘했다’하는 습관이 있다면요?


아침에 일어나 책 두 장 읽기. 눈 뜨자마자 휴대폰부터 보는 습관이 싫어서 만든 습관입니다. 알람을 끈다고 잡은 휴대폰을 그대로 붙잡은 채 페이스북, 뉴스,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까지 섭렵하니 아침마다 자괴감이 말도 못 했어요. 프리랜서이니 늘어지자면 한정 없이 늘어질 수 있고요.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보다 그걸 다른 습관으로 덮기가 더 쉽다고 하는데, 그래서 눈 뜨자마자 읽을 책을 한 권 정해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팔만 뻗어 침대에 누운 채 딱 두 장씩만 읽고 일어났어요. 어느 순간 책 가름끈이 책의 절반 뒤로 넘어가 있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달력으로 눈이 가면서 날짜를 확인하게 되는데 그 순간이 좀 뿌듯하더라고요.

 

프리랜서 편집자로서 거실로 출, 퇴근하신다고 하셨어요. 생활과 작업 루틴을 만들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같은 고민을 하는 프리랜서분들에게 팁을 주신다면요?


작업복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혼자 일하니 상황과 일정에 따라 생활이 무너질 때가 많았습니다. 일이 급할 때는 씻지도 않고 곧바로 책상에 앉는 일이 비일비재했고요. 그러다 어느 날 작업복을 정했습니다. 직장으로 출퇴근할 때처럼 매일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필요까지는 없어서 면바지에 티셔츠 하나를 지정해 매일 책상으로 향할 때 그 복장을 갖추어 입었어요. 특별한 팁은 아니지만 제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작업 시작이다, 하는 신호를 하나 만들기를 추천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하지만 늘 작심삼일로 끝납니다. 습관을 굳혀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추천해주세요.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거요! 앞서 말씀드렸듯 아침에 눈 떠서 휴대폰 대신 책 두 장을 보는 습관을 들이려면, 일어나서 책을 챙기도록 할 게 아니라 잠자기 전에 손 뻗으면 닿을 곳에 책을 두어야 해요. 그 두 장을 읽기 위해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야 한다거나 하는 또 다른 절차가 끼어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심리적으로는 만들고 싶은 습관을 ‘미션’이라 생각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방식의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그 행동들이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하게 되는 일들’이 될 거예요.

 

책이 마무리될 무렵 대구 MBC에서 뉴스 운행 PD로 일하게 되셨다고요. 현재 대구의 상황은 어떤지,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분들은 누구나 느끼실 것 같은데요, 생계나 생활이 불안하죠. 기회가 되어 ‘투잡’ 생활을 시작했는데 하필 그 일이 뉴스 관련 일이었고, 마침 그때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혹독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포맷이 조금씩 다른 새벽, 낮, 저녁 뉴스를 각각 챙기느라 처음에는 많이 헤맸는데 공교롭게 그 과정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소리가 “습관이 되면 괜찮아”였어요. 사실 제 생활의 큰 줄기는 같아요. 뉴스룸에서 분초에 바짝 긴장하며 뉴스 운행을 하기도 하지만 편집 일을 하는 거실에서의 일상이 여전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대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충격과 경악, 불안, 분노를 거쳐 말도 못 하게 우울해지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안부를 묻고 옆을 살피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감동도 많이 받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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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또 다른 말들 시리즈를 쓰신다면, 어떤 키워드로 쓰고 싶으신가요?


“몰라서 했지, 알고는 못 하겠다”라는 심정 한 번쯤 느껴보신 적 있을 거예요. 어떤 키워드라도 인용문 100개 때문에 어렵겠다고 엄살을 떨어봅니다. 그런데 의외의 키워드를 깊이 생각해보는 과정은 분명 재미있고 새로웠어요. 그래서 만에 하나 또 다른 ‘OO의 말들’을 써야 한다면, 어떤 뜻밖의 키워드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부터 생깁니다. 요즘 가장 관심 있는 키워드는 진정한 기품, 품위, 고상함이에요. 지금 가장 결핍감을 느끼고 있는 것들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 김은경


책 만드는 사람. 십 년 넘게 출판사에서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스 편집자로 일하면서 대구 MBC에서 뉴스 운행 PD 일을 보고 있다. 느긋한 성격이지만 칼 같은 마감을 요구하는 편집 일과 분초를 따지는 방송 일을 병행하면서 습관을 만들고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려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좋은 습관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고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 『어쩐지 그 말은 좀 외로웠습니다』가 있다.

 

 


 

 

습관의 말들 김은경 저 | 유유
평범한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다부진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좋은 습관의 필요성과 매일 자신을 한 걸음 더 성장시키는 습관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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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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