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마와 대결을 펼치는 -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
기이하고 이상한 이 세계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사건을 파헤치던 홈즈와 왓슨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명탐정 셜록홈즈가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사건을 맡았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셜록홈즈 시리즈인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셜록홈즈와 잭 더 리퍼의 흥미진진한 두뇌싸움을 그린다.
가족, 종교, 사회가 만든 괴물인 잭 더 리퍼는 동생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을 한다. 다섯 명의 여자들이 살해된 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런던으로 돌아온 셜록홈즈와 제인 왓슨은 살인마가 던진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간다.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와 그를 쫓는 셜록홈즈
19세기 런던은 돈이 없으면 몸을 팔거나 양심을 팔아야 하는 곳이었다.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에 종교 아니면 영웅이 구원할 세상이 오기만을 바라던 때였다.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잭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 시대적 상황을 충분히 보여 준다. 당시 종교의 위치와 맹목적이고 비상식적인 종교적 의식에 대한 장면이나 사건의 중심이 되는 거리와 폭동을 일으킬 정도로 극도의 불안감에 떠는 시민들의 모습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그때 홈즈는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무수히 많은 살인사건을 해결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그를 해결사이자 ‘신보다 나은 존재’, ‘영웅’으로 추대하기도 한다.
잭은 그런 홈즈가 무너지길 바란다. 그에게는 사람들이 신을 믿고, 신이 만든 세계에서, 신을 위해서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다섯 번째 살인이 일어나자마자 레이드 경감은 홈즈를 급하게 호출한다. 홈즈와 왓슨은 프랑스 여왕이 직접 의뢰한 사건을 해결한 후 런던으로 돌아온다. 모든 순간을 일에 몰두하며 범인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만, 잭 더 리퍼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홈즈는 사건을 깊게 파고들수록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잭 더 리퍼. 그는 분명 미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숨 쉬고 살아가는 이 세상이 과연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일까?”
본격적인 극이 시작되기 전 왓슨이 살인마 잭의 사건을 기록하며 하는 말이다. 잭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른 사람이지만, 그가 처음부터 악마로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사회가 만든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를 그리다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셜록홈즈와 왓슨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들이 해결하는 사건을 시즌마다 달리 선보이는 시즌제 뮤지컬이다. 2011년에는 ‘앤더스가의 비밀’이 초연되었고, 2012년 ‘블러디 게임’이 상연되었다. ‘사라진 아이들’은 시즌 2인 ‘블러디 게임’의 아쉬웠던 부분을 수정하고 새로운 넘버를 추가해 다듬어진 작품이다.
뮤지컬은 다양한 사건을 쌓아 잭의 살인 동기를 만든다. 종교와 사회가 부패하고, 개인의 양심이나 자존감이 지쳐지지 않던 시대였기에 ‘잭’이 탄생할 수 있었다.
잭의 동생으로 등장하는 마리아도 사건의 중요한 열쇠다. 마리아는 자신이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으며, 그렇게만 된다면 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믿는 순결한 성녀로 등장한다.
잭은 동생을 위해, 잘못된 세상에 자신이 존재한다고 소리 지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 그가 저지른 범죄는 어떤 사연을 늘어놓아도 절대 정당화되지 않지만, 모두 지켜본 후에는 기이한 사회가 함께 만든 ‘미친 사람’이었다는 점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앙상블 팀과 만들어내는 화려한 무대와 다양한 볼거리, 특히 2막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이 무대를 꽉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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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상경해 동생과 불편한 동거 중.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