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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현성, 그림 읽어주는 남자로 돌아오다!

『이탈리아 아트 트립』 김현성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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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각과 상상력, 지식을 통해서 작품 너머의 작가와 대화하는 즐거움이야말로 미술 감상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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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이자 작가 김현성이 ‘그림 읽어주는 남자’가 되어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탈리아의 국민 화가 조토 디본도네를 중심으로 중세의 보석 같은 걸작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아시시, 피렌체, 파도바, 세 개 도시를 다니며 숨은 중세 작품을 감상하는 아트 트립의 여정을 담았다. 왜 중세 미술일까? 회화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13세기, 그림 도구나 기술도 전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예술혼 하나로 위대한 작품을 남긴 중세 작가들의 그림은 숭고하고 고결한 감동을 준다. 고흐나 르누아르의 그림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으로, 중세 미술에서는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순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중세의 천재 화가 조토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지치고 바쁜 지금을 잠시 내려놓고 중세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 고요한 힐링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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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의 주제로 ‘중세 미술’을 선택하신 계기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중세 미술에 푹 빠져 지내고 있는데요. 사실 제 첫 책에도 중세 화가 조토에 대한 이야기가 꽤 비중 있게 실려 있습니다. 그만큼 정말 쓰고 싶은 주제였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출간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주제로 책을 쓰던 중에 다 제쳐두고 이 책에 올인했습니다. 중세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즐거움과 희열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고 싶은 열망이 무척 큽니다. 그 에너지가 중세 미술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였던 것 같아요.


어떤 이유로 그림 공부에 몰입하게 되셨나요? 그림을 공부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셨나요?

 

 서양예술사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하던 중에 조토 디본도네(Giotto di Bondone)라는 화가의 작품에 매료되었는데 내가 왜 이 화가의 그림을 좋아하는지, 조토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조토의 작품을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화가들과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생겼고 그러면서 점차 관심이 중세 미술 전체로 넓어졌습니다.

 

그림을 배우는 과정에서 예술가의 마음과 정신과 닿게 될 때 내가 좋아하는 그림의 진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공부하는 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작품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 그림을 공부하면서 좋은 것은 미술관이나 여행지에서 어떤 작품을 만났을 때 나만의 기준에 따라 작품을 이해하고 또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의 감각과 상상력, 지식을 통해서 작품 너머의 작가와 대화하는 즐거움이야말로 미술 감상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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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게 조토(Giotto)는 다소 낯선 화가인데요, 조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 조토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서구 사회에서 조토는 회화의 흐름을 바꾼 선구자, 회화 역사의 출발점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만큼 조토가 서양회화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는 중세 회화에 3차원의 공간을 도입하고 배경을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인물에 풍부한 감정을 부여하면서 인본주의 정신을 담아냈습니다.

 

조토가 회화에 도입한 혁신들은 한 세기 뒤에 등장하는 르네상스 미술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조토의 작품은 중세라는 시대적 한계를 넘어서 전 세대에 걸쳐 가장 뛰어난 예술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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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 디본도네, 〈마에스타〉, 14세기

 


고흐나 르누아르, 모네 등 잘 알려진 화가들과 작품에 비해 중세 미술은 아직 생소합니다. 중세 미술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책을 통해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중세 미술이 무척 다양하고 다채롭다는 점입니다. 얼핏 보면 다 엇비슷해 보이고 근대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박해 보이지만 꾸준히 작품들을 접하다 보면 그 안에서 개별 작가의 개성과 재능, 섬세한 기술들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중세 미술을 다른 시대의 미술과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세 미술의 매력은 단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잠시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바로크 시대이건 르네상스 시대이건 훌륭한 예술작품을 보면 그에 반응하고 감동받게 됩니다. 중세 미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중세시대의 뛰어난 예술작품들은 그 시대이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온 그림 중 특히 눈여겨보면 좋을 만한 작품을 꼽는다면요?

 

 소개할 작품이 너무 많은데요. 책에서는 조토의 주요 작품들은 물론이고 고딕 양식 화가들의 걸작을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모네 마르티니, 로렌초 모나코, 젠틸레 다파브리아노 등의 화가의 작품들은 너무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시대를 넘어선 걸작이라 생각합니다.

 

치마부에의 십자가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은 선의 표현이 매우 스타일리시해서 중세 미술은 딱딱하고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감상을 권합니다. 그리고 조토의 스크로베니 예배당 연작 벽화는 중세 회화의 최고의 걸작이라는 점에서 꼭 한번 감상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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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틸레 다바프리아노, 〈동방박사의 경배〉, 15세기 / 로렌초 모나코, 〈수태고지〉, 15세기 / 시모네 마르티니, 〈수태고지〉, 14세기


아시시, 피렌체, 파도바 말고도 중세 미술을 감상하기 좋은 도시나 나라, 혹은 미술관을 추천해주신다면요?

 

 중세는 천년의 세월 동안 다양한 예술 양식들이 나타났고 작품들이 탄생했습니다. 제 책의 배경인 이탈리아의 세 도시는 중세 말의 회화들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고, 중세 중기의 가장 탁월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려면 프랑스 파리의 외곽 도시로 떠나야 할 것입니다.

 

중세 미술을 감상하기 위해 다른 도시나 미술관을 추천할 수 있지만 중세 미술의 정수를 느끼려면 다른 어느 곳보다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가보길 권합니다. 피렌체는 서양회화의 발상지나 다름없이 때문에 중세 미술에 있어서 어느 나라나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만큼 풍부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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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그림으로 가득 찬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성당 내부

 


그림을 더 즐겁고 재밌게 느낄 수 있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책으로만 보지 말고 꼭 실제로 가서 보라고 권하고 싶은데요. 제가 이탈리아에서 조토의 작품을 보고 열렬한 조토주의자가 된 것처럼 실제 작품이 주는 감흥과 그 에너지는 책이나 인터넷 속의 그림을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작품을 직접 체험하고 또 작품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예술 감상의 즐거움과 애정이 점점 커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성


음악과 글쓰기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겸 작가. <소원>, <헤븐> 등의 히트곡을 부른 가수로 데뷔한 뒤 2015년 첫 번째 에세이를 출간하며 작가라는 두 번째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음악, 예술, 문학 등 관심 가는 분야에 깊고 오래 몰입하여 공부하는 것을 즐긴다. 몇 년 전부터 미술, 특히 조토라는 화가에 반해 중세 미술을 공부하며 큰 울림을 받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서 두 번째 책 『이탈리아 아트 트립』을 썼다.

 

 


 

 

이탈리아 아트 트립김현성 저 | 더퀘스트
세 도시를 순례하며 조토와 중세 화가들의 그림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림 설명뿐 아니라 그림이 제작될 당시의 사회상과 역사 이야기까지 들려줌으로써 독자들은 중세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 생생하게 당시의 도시들을 떠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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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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