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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인터뷰] 김달님 "머리로 쓰는 글보다 살면서 쓰여지는 글"

『나의 두 사람』 김달님 작가와 출판사 어떤책 인터뷰 눈 밝은 편집자와 진실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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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들이 더 이상 저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어요.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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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김달님

 

 

조손가정에서 자란 김달님 작가의 에세이  『나의 두 사람』 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아이’, ‘엄마 없는 아이’ 등 단순한 말들로는 단정 지을 수 없는 삶의 무수한 결들이 있다. 작가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누구의 삶도 쉽게 규정할 수 없고, 어떠한 조건에서도 사랑은 찾아든다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려준다.

 

1인 출판사에서 만든 신인 작가의 책은 그렇게 잔잔하게 퍼져 나간 입소문만으로 YES24 올해의 책 후보에 뽑히기도 했다. 이 책을 두고 엄지혜 작가는 '눈 밝은 편집자와 진실한 저자의 서사'라고 말하기도. '눈 밝은 편집자' 어떤책 대표 김정옥 에디터와 '진실한 저자' 김달님 작가를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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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의 두 사람』  저자 김달님 (이하 '김달님') | 브런치 서비스가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첫 번째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당시 남자친구가 "이런 게 있대. 너도 한번 해 봐."라고 해서 알게 됐죠. 사실 브런치북 1회에도 참여했었어요. 기한이 얼마 안 남았던 때라 '어떤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 해서 낸 건 아니고, '그래도 한번은 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써 놨던 글을 모아서 참여했어요. 당연히 안 됐죠. (웃음)

 

첫 도전은 떨어졌고 5회에선 수상을 하셨어요.


김달님 | 2년 전이니까 딱 서른 살이었거든요. 그전까지는 제 이야기를 완성해본 경험이 없었어요. 짧게 짧게 글을 써 본 적은 있지만. 더 늦기 전에 글을 완성해 봐야겠다, 더 이상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으로만 머무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브런치북 5회가 떴어요. '이번에는 진짜 해 봐야겠다'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졌죠.

 

다짐과 함께 글감을 발견하신 건가요?


김달님 | 내가 뭘 쓸 수 있는가 생각을 해 봤어요. 그때가 추석 즈음이었거든요. 집에 갔더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이는 거예요. 할머니가 이동 의자를 타고 거실을 다니고 있고 할아버지가 그때 다리를 절고 계셔서 잘 못 걸으실 때였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 늘 마음이 복잡해져요. 불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이 마음을 글로 써보고 싶었어요. 두 사람 이야기라면 내가 지금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잘 쓰고 싶었어요. 저 두 사람한테 내가 당신들의 이야기를 썼다는 자랑도 좀 해 주고 싶었고. 그들에게 자랑이 되는 자식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써보자 해서 그날부터 썼어요.

 

'잘 쓰고 싶었다'는 마음이 너무나 이해됩니다. 에디터님은 작가님의 글이 어떤 점에서 인상적이었나요?


어떤책 김정옥 에디터 (이하 '어떤책') | 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가를 찾고 있었어요.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다룬 제삼자의 글이나 방송은 종종 볼 수 있지만 조손가정의 당사자가 쓴 에세이, 자기 문장만으로 이루어진 자기 이야기를 읽는 건 희귀하다고 생각했죠.

 

책이 나오면 공공연한 자리에 개인적인 이야기가 노출되는 건데, 우려는 없으셨나요?


김달님 | 저를 모르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고민은 당연히 있었죠. 고수리 작가님이 브런치북 통해서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내셨잖아요. 그 책도 본인의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는데. 제가 고민을 할 거라고 미리 생각하셨더라고요. 책이 나오기 얼마 전에 굉장히 긴 통화를 하면서 본인이 책을 쓰면서 어떤 걱정을 했고, 책을 내고 나서 또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야기하면서 응원해 주셔서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 이야기들이 더 이상 저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어요. 어차피 브런치에도 공개했고, (웃음) 그래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책에서 제 이야기를 읽어 주시고 다뤄 주시는 태도에 대해서도 신뢰가 있었고요.

 

브런치에 먼저 발행했기 때문에 면역이 된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달님 | 저는 글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어서 타인에게 글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그런데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는 기간이 정해져 있잖아요. 내가 오늘 이걸 안 올리면 기한 내에 다 못 쓰는데, 어떻게든 올려야 되는데 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두려움과 '혹시나 안 좋은 반응이 있으면 어떡하지'하는 마음과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발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울고 싶었던 적이 많아요. (웃음)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이 쓰셨잖아요. 그런 감정이 '괜찮다'로 변화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달님 | 아직까지 저에게 상처로 남아 있는 이야기들도 있어요. 그런 이야기는 아직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쓸 수 있는 건 제가 살면서 이해하게 된 이야기들인 거 같아요. '아, 이제 이건 나에게 더 이상 상처가 되는 이야기가 아니구나' 글을 쓰면서 더 이해가 되기도 했죠. 이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또 이걸 이야기해야 내가 더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도 있었고요.

 

작가님이 글을 쓰는 방법도 여쭤보고 싶어요.


김달님 | 글을 쓸 때 글의 중심이 되는 장면을 생각하거나 꼭 쓰고 싶은 문장을 먼저 생각하고 시작하는 편이에요. 장면일 경우에는 그 장면을 그려나간다고 생각하고 쓰고요. 문장일 경우에는 대략적인 기승전결만 잡아놓고 그 문장에 힘을 주기 위해 이야기를 쌓아간다고 생각하고 써요.

 

그렇게 글 쓰는 기술은 어떻게 터득하신 건가요? 연습을 통해서였는지.


김달님 | 대학 졸업 후에 한 일들이 어쨌든 글을 계속 써야 하는 일이었어요. 방송국에서 방송 대본을 써야 했고, 그 후에는 홍보 영상이나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써야 했고. 그래서 글을 쓰는 감각이나 습관은 유지된 거 같아요. 그리고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까. 좋은 문장들에서 받은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글 쓰는 환경은 어떤 걸 선호하시나요?


김달님 | 브런치 인터페이스가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서 저는 한글보다 브런치에서 글 쓰는 걸 더 선호해요. 대부분의 글을 브런치 에디터에 써요. 저장해 놓고 수정하는 것도 편하고, 맞춤법 고치기도 바로 할 수 있잖아요. 일단 개략적인 초고를 쓰고 수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수정할 때는 인쇄해서 펜으로 수정을 보고 또 컴퓨터로 옮겨서도 읽어보는 몇 번의 과정을 거쳐요. 브런치에서 수정까지 모두 보고 출판사나 원고 청탁한 곳에 보낼 때는 한글로 옮겨서 한번 더 정리해서 보내요.

 

퇴고를 공들여 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출간된 책에 브런치 원문이 그대로 많이 실렸더라고요.


어떤책 | 글을 잘 쓰는 작가여서. 저희 집에도 편집자가 한 명 계시는데, (웃음) 교정 볼 때 제가 교정지에 표시해놓은 것들을 다 되돌려 놓더라고요. "그대로가 좋다"면서. 이 책이 정말 빨리 나왔거든요. 1월에 처음 만나서 계약을 하고 4월에 책이 나왔는데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작가님이 총 50개 정도 되는 글의 소재를 이미 다 잡아놓으셨더라고요. 브런치에 발행하기 전에 이미 3~40개의 소재를 더 생각해놨던 거죠. 책에는 뭘 넣고 뺄지만 생각하면 됐어요. 문장은 워낙 잘 쓰시니까.

 

50개 정도 되는 글의 소재를 다 생각해 두셨었다니, 놀랍네요.


어떤책 | 만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브리핑하듯이 쭉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서울역에서. (웃음) 작가님 사는 곳이 창원이고 저는 서울이기 때문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서로 가지고 있었던 거 같아요.

 

김달님 | 그렇게 해야 되는 건 줄 알았어요. (웃음)

 

글의 소재를 풀어놓고 함께 기획 방향을 잡아가신 건가요?


어떤책 | 책 안에서 기승전결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 글을 처음 읽으면 몇 가지 궁금한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엄마는 어떻게 된 거야? 아빠랑은 어떻게 지내는 걸까? 이런 문제들. 그런 호기심을 다 채워줄 필요는 없지만 책의 기승전결을 갖추는 데는 어느 정도 풀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걸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마침 <마더>라는 드라마를 하고 있었어요. 저희 둘 다 그 드라마를 좋아해서 이야기 나눌 기회가 생겼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엄마 이야기까지 넣는 방향으로 잡을 수 있었어요.

 

 

어떤책-김정옥에디터.jpg
어떤책 김정옥 에디터

 

 

'문장을 잘 쓴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어떤책 | 작가님은 모든 걸 다 설명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이 뒤에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 게 장점이에요. 그게 작가님의 성정이랑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처음에 브런치에서 작가님 글을 읽었을 때 의외라고 생각한 게 '어떻게 저렇게 누구를 원망하는 마음 없이 살아갈 수 있었을까'였어요. 원망이 없는 마음. 있는 그대로 다 쓰는 게 아니고 뭔가는 덜어내고 뭔가는 가릴 줄도 아는 성정. 글쓰기와 성정이 다 연결되어 있어서 제가 뭔가를 만지면 작가님의 성정과 닿아 있는 부분까지 같이 건드리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작가님의 성정을 살피신 마음이 책의 표지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누군지 모를 사람의 빛바랜 옛날 사진이 독자 입장에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책 | 책도 상품이니까 독자 성향이나 트렌드를 고려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나의 두 사람』 은 작가님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작가님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쓸 수 있었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읽으셔야 하니까 글자도 좀 커야겠다고 생각했고, 추천사를 청탁할 때도 에세이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분들이 아니라 작가님이 좋아한다고 한 박준 시인이나 윤가은 감독, 루시드폴을 먼저 떠올렸어요. 그럼에도 이 책에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어요. 좋은 결정들이었다고 생각해요.

 

『나의 두 사람』 은 입소문으로 팔린 책인 것 같은데요, 어떤 분들의 추천이 기억에 남으시나요?


어떤책 | 초반에는 추천사를 써 주신 은유 작가님이 강연하면서 책 얘기를 많이 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연말에는 정이현 소설가, 장수연 MBC 라디오 PD, 사적인서점 정지혜 대표, 채널예스 엄지혜 기자, 책읽아웃 캘리님, 이유미 작가, 고수리 작가 등등. 글 쓰는 분들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분들이 '올해의 책'으로 많이 꼽아주셨어요. 1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책을 읽으신 분들의 리뷰도 큰 구매 동기로 작용한 거 같아요.

 

책만큼 감동적인 리뷰도 많았을 거 같아요.


어떤책 | "따뜻하다는 형용사는 이 책을 위해서 있는 말 같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책을 그저 꼭 안고 있었다" 이런 리뷰들이 책을 만든 우리들에게도 큰 힘이 됐지만 다른 독자분들에게도 궁금증을 일으킨 거 같아요. 책을 읽어주신 분들이 책을 팔아주셨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된 사례가 아니었나 싶어요.

 

어떤책에서 나온 책은 모두 뒷장에 독자엽서가 있어요. 이 책은 특히 독자엽서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어떤책 | 저희가 발행한 책 중에 독자엽서가 가장 많이 온 책이에요. 독자분들이 엽서에 자기 얘기, 가족 얘기도 많이 해 주시죠.

 

달님 | 리뷰는 보내주시는 방법이 다양하잖아요. 인스타에 올릴 수도 있고, 메일을 보낼 수도 있는데. 독자엽서를 오리고 자필로 적고 우체국까지 가야 되잖아요. 그렇게 2~3일 걸려서 도착하는 엽서를 받을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요.

 

어떤책이 내는 책에는 분명한 색깔이 있어서 늘 다음 책이 기대되는데요, 요즘은 어떤 글을 눈여겨 보고 계시나요?


어떤책 | 머리로 쓸 수 있는 글보다는 살면서 쓰여지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김달님 작가 글이 딱 그런 이야기였고. 그런 분들 SNS는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열심히 보고 있어요. 아직은 그냥 보고만 있어요. 책이 경제적 효용이 많이 떨어지는 노동이라서 제안 드리는 게 민폐일 수 있거든요. 들여야 하는 시간은 정말 많은데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를 돌려드리기가 어려울 때가 많고요.

 

출간 제안이 민폐라니. 에디터님이 책을 대하는 마음이 궁금해집니다. 또 내년에 만나게 될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책을 대하면 좋을까요?


어떤책 | 결국 책은 자기만족을 위한 것일 때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작가와 편집자 사이에 책에 대한 온도 차가 나면 정말 같이 작업하는 게 어려워요. "이 문장은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를 얘기하는데 "대세에 지장 없으면 그냥 가시죠"라는 식의 태도면 곤란해지니까. 책을 우선순위에 두는 마음. 그런 게 맞으면 좋지 않을까요?

 

책이라는 게 정말 애쓰지 않으면 좋은 책이 되기 어려워요. 하지만 출간되면 보통 5년 이상 유통되고,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납본의 의무를 가진, 이를테면 기록물이잖아요. 100년 후까지도 책이 남는다고 생각하면 더 허투루 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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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만나고 싶은 작가님은 어떤 분일까요? 미래의 그분에게 미리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남겨 주세요.


어떤책 | 신인 작가일 가능성이 있겠죠? 전업 작가가 아닐 가능성도 크고요. 그래서 책에 거는 기대가 크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책 한 권으로는 인생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얘길 먼저 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시작하게 될 거라는 건 분명해요. 그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브런치북에 응모를 하면서 이미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 책은 누군가한테 말을 거는 거니까, 내 이야기가 세상에 나가고 반응을 할 건데 그걸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어요.

 

작가님도 먼저 수상해 본 선배 작가로서, 브런치북 7회에 도전하는 브런치 작가님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려요.


김달님 | 제가 1회에도 참여했다가 떨어졌잖아요. 책을 내고 나서 '1회에는 안 됐고 5회에는 된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거든요. 그건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를 아는가, 모르는가의 차이였던 것 같아요. 1회 때는 제가 그 당시에 빨리 쓸 수 있는 글을 모아서 낸 거기 때문에 그 글 묶음이 하나의 이야기로 보기 어려웠어요. 5회를 준비할 때는 제가 어떤 이야기를 쓸 건지 대략 목차도 정해져 있었고, 연재 일정도 정해두고 쓰기 시작했죠. 누군가가 "어떤 이야기를 쓰냐"고 물어보면 "나 이런 이야기를 써"라는 대답을 준비하고 쓰면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목차랑 프롤로그를 먼저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 같고요.

 

꼭 수상하지 않더라도, 제 경험을 돌아보고 무슨 얘기를 쓸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고요. 글은 결국 타인이 읽어줘야 하는 것이고, 타인의 반응이 그다음 글을 쓰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많은 분들이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달님


1988년, 1939년생 김홍무 씨, 1940년생 송희섭 씨의 손녀로 태어났다. 태어나자마자 할머니, 할아버지와 늘 셋이 함께였다. 할머니가 타 주는 분유, 할아버지가 사 주는 요구르트, 할머니와 캔 봄나물, 할아버지가 숨군 제철 채소, 할머니표 김치국밥, 할아버지가 사 온 돼지고기를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열 살에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으로 이사했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그림 같은 우리 집”이라는 글을 썼고 학교에서 상을 받았다. 지금도 고향집에 놀러 온 손님들에게 할머니가 곧잘 꺼내 놓는 자랑거리. 그 집에서 셋이서 너무 덥지 않게, 너무 춥지 않게 여름과 겨울을 났다.스무 살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독립해 지금은 경남 창원에서 사회적기업 공공미디어 ‘단잠’의 기획팀장으로 일하며 매일 글을 쓴다. 2017년 카카오 브런치에 '마이 그랜드마더 그랜드파더'를 연재해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나의 두 사람』이 있다.
*달님의 브런치: brunch.co.kr/@20150127

 

 

 

 


 

 

나의 두 사람김달님 저 | 어떤책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한 세 사람이 이뤄 낸 슬프지만 따뜻한 반전의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가 작가의 이름을 지으며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람을 소망했던 것처럼 이 책이 독자들에게 지금 그곳에서의 반전의 작은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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