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뭐 읽지?] 깨끗한 존경, 기파, 아벨
『깨끗한 존경』, 『기파』, 『이 시대의 아벨』
예스24 뉴미디어팀 3인(김예스, 단호박,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주말에 읽으면 좋을 책’. (2019. 12.13)
작년 말, 출판계에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 “웬만한 출판사에서는 다 출간 제안을 했을 걸요?” 2018년 가장 뜨거웠던 작가 이슬아의 이야기다. 2019년 이슬아는 자신이 만든 헤엄 출판사에서 산문집 『심신단련』 과 함께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 ,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를 함께 펴냈다. 세 권 중 나의 픽은 당연히 『깨끗한 존경』 , 정혜윤 PD의 ““연민 아니에요. 이타심도 아니에요. 깨끗이 존경하는 거예요”라는 말에서 따온 제목. “깨끗한 존경”이라니! 말한 사람도 압권이니와 이것을 제목으로 픽한 저자도 압권이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글은 이슬아가 만난 유진목 시인 인터뷰였다. (프랑소와 엄)
『기파』
박해울 저 | 허블
‘직장인 작가’가 많아진 요즘이지만, 아직도 회사를 다니는 저자가 낸 첫 책은 더 애정이 간다. 혼잡한 출퇴근길, 어떤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서 찰랑거렸을 걸 상상하면 즐겁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SF 작가의 꿈을 키운 박해울 작가의 첫 소설 『기파』 도 “왕복 4시간이 넘는 통근 시간의 고속버스 안에서”, 또 “간신히 앉은 지하철 좌석”에서 쓰여졌다. 그렇게 똑같기만 한 것 같은 하루하루를 지나 우주 크루즈선 오르카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왔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그러나 한없이 익숙한 『기파』 의 세계에서 우리의 ‘오늘’을 찾아보자. (김예스)
『이 시대의 아벨』
고정희 저 | 문학과지성사
1983년에 세상에 나온 시집이 2019년에 다시 나왔다. ‘개나리 수백 그루 / 밑둥 싹둑 잘리어 길바닥에 짓밟히는 오월’(「군무」)처럼 시구마다 그 당시 시대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1980년에는 5월 18일이 있었고, 2016년에는 4월 16일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데 여전히 시는 남아서 흔들린다.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상한 영혼을 위하여」). 올해 세상을 떠난 모든 이에게 명복을 빈다. (단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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