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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카스의 노래 10

프론트맨 릭 오케이섹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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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밴드는 많았지만 카스는 그 중에서도 최첨단이자 최신 유행이었다. (201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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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풍미한 카스(The Cars)의 프론트맨 릭 오케이섹(Ric Ocasek)이 9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뉴욕 펑크와 개러지 록, 로커빌리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려 뉴웨이브의 시대를 대표한 밴드는 미국인들의 신앙과도 같은 '자동차'를 이름과 앨범 커버에 내걸고 근사한 팝 멜로디와 기분 좋은 청량감으로 당대 젊은 세대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뉴웨이브 밴드는 많았지만 카스는 그 중에서도 최첨단이자 최신 유행이었는데, 앨범 커버 속 잘 빠진 자동차는 물론 앤디 워홀과 티모시 허튼 등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과 당대 최신 유행의 컴퓨터 그래픽이 밴드와 함께했다.

 

그 중심에 무심한듯 건조하게 유머와 재치 가득한 메시지를 노래하며 신구의 조화를 이루던 릭 오케이섹이 있었다. 베이스의 벤자민 오어, 기타리스트 엘리엇 이스턴, 키보드 그렉 호킨스, 드러머 데이비드 로빈슨을 조화롭게 엮어내어 카스의 소리를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다. 카스 해체 이후에도 배드 브레인스(Bad Brains), 가이디드 바이 보이시스(Guided by Voices), 노 다웃, 배드 릴리전, 홀 등 수많은 밴드들의 프로듀서로 재능을 발휘했으며 1994년 신인 밴드 위저(Weezer)를 슈퍼스타로 만든 인물 역시 그였다. 이즘이 선정한 카스의 10곡으로 릭 오케이섹의 이름을 기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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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imes roll (1978, < The Cars > 수록)

 

카스는 분명 뉴웨이브의 한 단계를 정립한 밴드였다. 'Good times roll'은 이 진술을 위한 적확한 근거다. 밴드는 뉴웨이브, 신스팝의 선구를 열렬히 받아들여 신스 사운드를 곡 사방에 삽입하면서도, 파워 팝 식의 미니멀한 기타 록 골조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유행의 전후를 모두 아우르는 양식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 송라이팅에 능란한 릭 오케이섹이 단순한 코드 구성과 다소 느릿한 템포속에서도 캐치한 코러스를 찾아내고, 프로듀서 로이 토마스 베이커가 부피감이 큰 배킹 보컬을 후렴구에 배치해 훅을 강조함으로써 밴드와 곡은 팝의 문법까지도 꿰뚫을 수 있었다. 'Good times roll'에는 뉴웨이브 사운드가 가질 수 있는 최적의 균형이 존재했다. 다시 말해 릭 오케이섹 일당이 제시한 것은 뉴웨이브 시대의 팝을 위한 완벽한 모델이었다.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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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est friend's girl (1978, < The Cars > 수록)

 

1980년대 새 시대를 향해 고속도로에 올라탄 카스는 미국발 뉴 웨이브 밴드답게 데뷔 앨범 < The Cars >의 'My best friend's girl'에 어릴 적 듣고 자란 1950년대 로커빌리식 기타 연주를 얹었다. 1944년생의 릭 오케이섹이 운전대를 잡았기에 가능했지만, 덕분에 팀은 신시사이저 위주로 흐른 영국, 유럽과 달리 기타를 중심으로 개성을 잡을 수 있었다. 리더이자 마스터였던 그가 펑크로 카스를 성공 반열에 올리자 그 스노우볼은 자연스레 1990년대 미국의 그런지 록과 네오 펑크로 굴러갔다. 위저와 배드 릴리전, 2001년 노 다웃까지 예의 펑크 밴드들은 그의 프로듀싱으로 특혜를 받았으며 릭 오케이섹 또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1990년대 폭발의 핵심이었던 너바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4년 3월 1일 생전 마지막 공연에서 커트 코베인은 'My best friend's girl'을 열창하며 카스의 영향력을 다시금 전파했다. (임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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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what I needed (1978, < The Cars > 수록)

 

미국 뉴 웨이브를 대표하는 카스는 이 곡으로 시동을 걸었다. 릭 오케이섹이 만들고 베이시스트인 벤자민 오어가 부른 'Just what I needed'는 라디오를 통해 알려졌으며, 빌보드 싱글 차트 27위에 올라 밴드의 순조로운 출발을 도왔다. 펑크(Punk)의 단순함과 하드 록의 기운이 뉴 웨이브라는 틀 안에서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이 곡은 오하이오 익스프레스가 1968년 발표한 'Yummy yummy yummy' 인트로에서 영감을 얻은 단순한 기타 리프로 시작, 신시사이저와 기타가 사이좋게 끝을 맺는다. 릭 오케이섹을 중심으로 한 카스의 음악에서는 기타와 신시사이저가 동등한 지위를 얻었다. 무덤덤하게 기타를 연주하던 릭 오케이섹의 첫인상은 차가웠지만, 그의 음악에는 팝과 록의 따스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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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in stereo (1978, < The Cars > 수록)

 

1982년 영화 < 리치몬드 연애 소동 >에서 피비 케이츠가 수영복을 탈의했던 장면이 강렬하게 남아있는 이유는 'Moving in stereo'가 함께했기 때문이다. 데뷔앨범 < The Cars >의 주요 타이틀 곡은 아니었으나 라디오에서 주목을 받아 이후 여러 영화에 삽입되기도 했다. 날카로운 신시사이저 아래 드럼 비트가 심장 박동처럼 울리는 사운드와 입체적으로 떠돌아다니는 벤자민 오어의 보컬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스테레오 레코딩을 조작하는 행위에서 영감을 받은 릭 오케이섹이 키보디스트 그레그 호크스와 함께 곡을 만들었고 퀸, 저니 등을 맡았던 프로듀서 로이 토마스 베이커가 실험적인 기타 리프를 덧입혀 최면술에 가까운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2019년 < 기묘한 이야기 3 >의 킹카 빌리가 등장할 때 흘러나온 이 곡은 7080 세대에게 다시금 추억을 안기고, 젊은 세대에는 좌중을 압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임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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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1979, < Candy-O > 수록)

 

이 곡은 릭 오케이섹이 명료한 멜로디를 뽑아내는데 일가견이 있었음을 증명한다. 미국의 인스트루멘탈 밴드 더 로터스(The Routers)의 1962년 원곡을 리메이크한 'Let's go'는 묵직한 록 드럼과 뉴 웨이브 풍의 신시사이저를 촘촘하게 엮고, 쉽고 잘 들리는 멜로디 라인을 내걸어 그룹 카스 발(發) 대중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룹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20위권인 14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는 이후 1980년대 상업적 최전성기를 위한 전초전이었다. 리듬에 맞춰 함께 '렛츠 고!' 하며 따라 부를 수밖에 없는 중독성이 이 노래 곳곳에 자리한다. (이홍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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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e it up (1981, < Shake It Up > 수록)

 

뉴웨이브 밴드였지만 댄스 팝까지 통달한 릭 오케이섹의 폭넓은 작곡 능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시작부터 경쾌한 리듬이 꽂히고, 이어서 등장하는 릭 오케이섹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곡의 정점을 찍었다. 더불어 신시사이저는 코드 톤(코드를 이루고 있는 음)을 사용해 단순하지만 선명한 리프를 만들어냈고, 화음으로 리듬을 표현하는 특이한 주법을 구사했다. 기타는 컨트리에서 자주 사용되는 펜더 텔레캐스터로 리듬을 연주하고, 록에서 자주 사용되는 깁슨 기타로 화려한 솔로를 선보이는 등 편곡에 심혈을 기울였다. 악기까지 설명해가며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기타와 신시사이저를 적절히 섞어내 밴드만의 사운드를 창조하는 데에 탁월했기 때문. “Shake it up!”이라고 외치는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도 한몫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4위를 기록하며 카스에게 최초로 톱 텐 히트곡을 안겨준 영광스러운 곡이다. (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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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1984, < Heartbeat City > 수록)

 

뮤직비디오 속 천연덕스럽게 물 위를 걸으며 노래하는 릭 오케이섹의 모습이 보인다. 모여든 사람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손을 뻗으며 미친 듯이 열광하기도 한다. 작은 풀장이 순식간에 공연장이 되는 놀라운 마법의 순간이다. 릭 오케이섹의 음악도 마술에 가깝다. 화려한 등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독특한 스타일과 깔끔한 작곡 실력으로 흥을 돋우던 모습은 영락없는 베테랑 마술사의 솜씨가 아닌가. 그중 'Magic'은 천진난만한 신시사이저 멜로디와 시원한 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정확하게 짚어낸 기승전결과 쉬운 마력으로 빌보드 차트 12위 자리를 거머쥐며 밴드 카스의 대표곡 중 하나로 탄탄하게 자리 잡는다.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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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 (1984, < Heartbeat City > 수록)

 

릭 오케이섹은 그 누구보다 재기발랄하고 시크한 인물이었지만 이런 성인 취향 발라드도 쓸 줄 알았다. 부드러운 신시사이저와 하늘하늘한 코러스는 1980년대 팝을 상징하는 부피 큰 사운드의 전형이다. 정작 제목대로 '드라이브'감을 강조한 'Magic' 바로 다음 트랙이라는 점이 재미있는데, 곡의 골격을 확실히 잡고 있는 릭 오케이섹의 감각적인 팝 멜로디와 < Heartbeat City >를 질주감 가득한 로큰롤과 상냥한 신스팝으로 동시에 버무린 프로듀서 존 '머트' 랭의 합작품이다. 팀의 달콤한 목소리 벤자민 오어에게 보컬을 맡긴 결정 역시 이 곡을 1980년대의 교과서로 만든 요소. 'Drive'는 'You might think', 'Magic' 등을 제치고 카스에게 최고의 상업적 영예를 선사했으며(빌보드 싱글 차트 3위), 릭 오케이섹은 이 곡의 뮤직비디오 촬영 중 만난 21살 연하의 모델 폴리나 포리즈코바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룹과 프런트맨 모두에게 복덩이같은 곡이었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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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might think (1984, < Heartbeat City > 수록)

 

이 노래는 1984년의 시대성을 응축한다. 왬, 컬처 클럽, 듀란 듀란 등이 각축전을 벌이며 꺼내든 중독적인 신시사이저, 즉 뉴웨이브의 흥겨움을 잔뜩 담았고, MTV의 부흥에 발맞춰 '보이는 음악'으로의 매력도 놓치지 않았다. 당대 혁신적인 컴퓨터 그래픽의 활용과 재기발랄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는 제 1회 <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에서 가장 명망 있는 '올해의 비디오' 상을 수상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릭 오케이섹의 발군의 대중감각은 이후 밴드 위저(Weezer)의 음반을 프로듀싱하며 다시 한 번 드러난다. 그때의 인연 덕택일까? 2011년 애니메이션 < 카스2 >의 사운드 트랙에 수록된 이 곡은 위저의 연주와 목소리로 그 생명력을 연장했다.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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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ght she comes (1985, < Greatest Hits > 수록)

 

카스의 중심이자 리더나 다름없던 릭 오케이섹이 만들고 부른 노래다. 'Tonight she comes'는 원래 밴드의 이름으로 발매될 예정은 아니었으나, 결국 베스트앨범에 수록됐고 싱글로도 낙점되어 1985년 세상에 나왔다. 신시사이저와 건반의 역할이 대폭 확대되어 밴드의 사운드를 새롭게 정의한 5집 < Heartbeat City > 이후 발매된 터라 여전히 신스 리프가 곡을 주도하긴 해도, 노래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타리스트 엘리엇 이스턴의 기타 솔로 연주만큼은 초창기 카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해당 곡은 1986년 빌보드 싱글 차트 7위를 기록하면서 카스에게 마지막 톱 텐 기록을 안겨준 "효자곡"이기도 하다. (정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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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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