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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서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김겨울입니다
저는 어느 면으로 봐도 유튜브에 더 잘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책을 보지 않아도 되게 도와주는’ 영상을 만들 생각이 없었습니다. (2019. 07. 09)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은 2017년 1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도 대세는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북튜브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책을 다루는 콘텐츠 제작자는 대부분 페이스북에서 눈길을 끄는 카드뉴스나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짧은 영상을 만들었죠. 그런 콘텐츠는 대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설의 앞부분을 소개하고 아슬아슬한 클리프 행어로 끝을 내거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삶의 유용한 정보를 다뤘습니다.
이는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의 특징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과 마찬가지로 타임라인이 주가 되는 플랫폼입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죽죽 올리면서 게시물을 ‘훑어보는’ 형식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지나간 게시물을 다시 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한 게시물을 오랫동안 볼 확률도 비교적 낮습니다. 따라서 단번에 눈길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유리합니다.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금세 엄지로 화면을 쓸어 올리기 십상이니까요.
저는 어느 면으로 봐도 유튜브에 더 잘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책을 보지 않아도 되게 도와주는’ 영상을 만들 생각이 없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책을 읽는 일에 대하여, 책이라는 물건을 만지는 일에 대하여 마음껏 말할 수 있는 일종의 ‘책 유토피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훑어보기’와 ‘타임라인’에 종속되어서는 곤란했습니다. 조금 더 긴 영상으로 솔직한 취향을 드러내도 괜찮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기와 분위기가 쌓이는, 마치 라디오 같은, 그리고 언제든 찾아와 ‘정주행’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고 그런 면에서 유튜브가 저에게 적합한 매체라고 판단했습니다. 주제만 다를 뿐 이미 많은 유튜버가 유튜브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문제를 마주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영상을 만들 것인가? 대중의 눈길을 끄는 강렬한 영상을 만들 게 아니라면 대관절 책 이야기를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저는 얼굴을 드러내고 직접 나와서 이야기하는, 가장 흔하고 단순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 방법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 장점은 구독자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좋다는 것입니다. 눈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수록 감정도 쌓일 테니까요. 단점은 보여 줄 게 없다는 것입니다. 북튜브에서 이미지로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책의 표지 정도입니다. 그 외 시각 자료는 편집 과정에서 보충해야 합니다.
보여 줄 것이 제한되어 있을 때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소리’였습니다. 소리의 질을 높이고 문장을 깔끔하게 구사하며 정적이 흐르는 구간을 없애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비문을 줄이고 소리가 비는 부분을 잘라 냈습니다.
두 번째로는 기획을 다양하게 했습니다. 제 얼굴만 나오게 하기보다는 다양한 장면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획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책 행사의 브이로그와 책 관련 토크 방송, 책 보드게임 방송, 책장 투어, 굿즈 리뷰 등이 채널에 추가되었습니다. 겨울서점의 첫 공식 영상이 책 리뷰 영상이 아니라 한 인터넷 서점의 굿즈 리뷰 영상인 것도 이 이유 때문입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가장 ‘유튜브스러운’ 영상 주제였기 때문에 첫 영상으로 선택한 겁니다. 마치 테크 유튜버나 뷰티 유튜버처럼 물건의 외양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에 아주 좋은 주제였죠.
어떤 영상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나름의 답변을 해 봤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상 겨울서점의 영업 비밀을 다 이야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이 답변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제가 선택한 방법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매주 이 질문 앞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김겨울 저 | 유유
앞으로 북튜버는 지금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을까요?” 등 쉽게 물을 수 없어 명확히 알지 못했던 북튜브 일의 이면에 관한 이야기까지 샅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만든다. 라디오 DJ 경험을 살려 시작한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이 인기를 끌어 ‘북튜버book-tuber’라는 이름을 얻었다. 음악을 만들어 몇 번 발표하고 싱어송라이터라는 직업을 추가했다. 《독서의 기쁨》이라는 책을 써서 작가라는 호칭을 얻었다. 이 모든 이름 속에서 보이지 않아도 만들고, 찾아지지 않아도 연주하고, 청탁 받지 않아도 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이 이름들은 성실히 호명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철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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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북튜버’ 김겨울. 책 읽는 사람보다 영상 보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 좋은 책 이야기를 더 널리 알리고 읽는 일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서 그는 영상 속으로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 방법을 시도했다. 방에서 편안히 책 읽는 모습, 친구와 책으로 수다떠는 모습, 좋아하는 작가의 북콘서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