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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출판계의 문익점'이 있다고요? (G. 이슬아, 정세랑 작가)

오은의 옹기종기 (90회) 2019 서울국제도서전 특집 공개방송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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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나오고 많은 분들과 연결된 느낌을 가지고 살게 됐어요. 그래서 오늘도 여기 나옴으로써 다른 분들과 막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2019. 07.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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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공개방송 인터뷰- 이슬아, 정세랑 작가 편>

 

김하나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 김하나입니다.


오은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반갑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같이 공개방송을 진행을 하는 게 두 번째죠?


김하나 : 그렇죠. 작년 11월에 부산 예스24 수영점 F1963 에서 <책읽아웃> 1주년 기념 공개방송이 있었잖아요. 벌써 7개월이 흘렀네요. 그 사이에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오은 : 김하나 작가님과 황선우 작가님의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가 세간에, 아직까지도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무려 11쇄를 찍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 축하드려요.


김하나 : 고맙습니다. 제가 책을 몇 권 냈는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로 처음으로 10쇄 작가에 등극했습니다. 마치 ‘천만 배우’가 된 느낌이랄까요. 공저자인 황선우 저자도 여기 같이 와 계신데요.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매일 기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책을 내신 우리 <책읽아웃>의 프랑소와 엄님! 엄지혜 기자님의  『태도의 말들』 도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오은 : 제가 자칭 ‘오 매니저’로 활동 중입니다. 오전에도 바로 이 자리에서 엄지혜 작가님 행사가 있었어요. 말씀도 너무 잘하세요. 그리고 아마 <책읽아웃> 팬분들이라면  『태도의 말들』  도 다 한 권씩 소장하고 계시죠?(웃음)


김하나 : 저도 정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에요. 여기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책읽아웃> 스태프들입니다. 프랑소와 엄님도 계시고, 캘리 님도 계시고, 그냥 님, 단호박 님, PD님도 다 계시니까요. 눈 여겨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은 : 저희는 지금 2019 서울 국제도서전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나와 있죠. 지난 달에 예스24 문화웹진 <채널예스>에서 방청 신청 페이지를 열었는데요. 자그마치 312분이 참여 신청 댓글을 달아주셨다고 해요. 여기 오신 분들은 그러니까 행운아이신 거죠! 그 댓글들을 봤는데요. 하나같이 애정이 넘치더라고요. 역시 <책읽아웃>은 만드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사랑꾼들이구나(웃음) 생각했습니다.


김하: 우리 <책읽아웃>이 사랑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댓글창이 터진 다른 이유는 오늘 모실 두 분의 작가님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기 뒤에서 결혼식 입장할 때처럼 긴장해서 기다리고 계시는(웃음) 두 작가님이 계신데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슬아 작가님, 그리고 정세랑 작가님, 나와주세요!


정세랑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정세랑입니다.


이슬아 : 안녕하세요, 이슬아입니다. 반갑습니다.


김하나 :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책읽아웃> 공개방송은요. 이슬아 작가님, 그리고 정세랑 작가님과 함께 ‘출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눌 건데요. 영어로 적혀 있는 것 보셨어요? ‘arrival’.(웃음) 1부에서는 두 작가님과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창작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할 거고요. 2부는 저희 네 명이 쓰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읽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각자가 요즘 어떤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여러분과 무엇을 함께 읽고 싶은지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오은 : 재미있게도 정세랑 작가님은 <김하나의 측면돌파>에,  이슬아 작가님은 <오은의 옹기종기>에 출연해주셨잖아요. 저는 두 분의 사랑스러운 말투를 잊을 수가 없어요. 두 분은 저희 <책읽아웃>에 출연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이슬아 : 제가 “~하고요”라는 말을 되게 많이 쓰더라고요. 몰랐어요.(웃음)


정세랑 : <책읽아웃> 나오고 많은 분들과 연결된 느낌을 가지고 살게 됐어요. 그래서 오늘도 여기 나옴으로써 다른 분들과 막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김하나 : 저도 정세랑 작가님이 출연하셨던 편을 ‘레전드’라고 생각해서 <김하나의 측면돌파>를 안 들어본 사람이 있을 때 권하는 ‘입문 에피소드’로 많이 꼽았어요. 두 분은 <책읽아웃>에 출연한 이후에 다른 팟캐스트에 출연도 하셨잖아요. 정세랑 작가님 <영혼의 노숙자> 출연하신 방송은 또 제가 너무 좋아서 주변에 많이 홍보도 했었고요. 이슬아 작가님은 <말하는 몸>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록산 게이의 『헝거』  도 읽고, 본인의 몸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슬아 작가님을 세상 어떤 우리나라 작가보다 힙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누드모델을 하셨던 경력이잖아요.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두 분은 팟캐스트가 좋은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세랑 : 듣는 사람으로서는 새로운 목소리가 가장 먼저 부상하는 매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새로운 목소리가 부상한 다음 다른 매체로 옮겨가는, 샘물로 치면 발생지 또는 원천 같은 느낌이라서요. 제가 좋아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팟캐스트도 물론 좋지만 ‘빨리 발견되어서 더 많은 사람들한테 말을 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 의미에서 정말 멋진 매체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슬아 : 정세랑 작가님의 말씀에 완전 동의하고, 거의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인데요. 제가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예를 들어 김하나 작가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배에서 올라오는 음성이라는 게 들리잖아요. 그래서 ‘화를 내시면 무섭겠다’(웃음) 생각도 하고요.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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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 예전에 박준 시인이 <책읽아웃- 옹기종기>에 출연해서 팟캐스트를 ‘잡지’가 아닌 ‘단행본’ 같은 방송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단행본은 그 사람의 삶과 이야기가 담기는 거잖아요. 저희가 원하는 것이 팟캐스트에 나오신 분들이 본인의 이야기, 본인의 매력을 다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거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김하나 작가님은 팟캐스트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하나 : 제가 <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에 화요일마다 생방송으로 출연을 해서 ‘만다꼬’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 방송은 뭐랄까요. 흘러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얘기를 하고 나면 ‘끝났다, 후련하다’ 이런 느낌이 드는데요. 팟캐스트는 조금 더 담기는 느낌이어서 더 조심스럽죠.


오은 : 이슬아 작가님은 ‘일간 이슬아’ 초여름 호 연재를 곧 앞두고 계신데요. 매일 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저도 아니까, 어떻게 이걸 해내시는지 궁금해요. 일단은 보약을 드셔야 할 것 같고요.


이슬아 : 선금을 받으니까 하게 되는 것 같고요.(웃음) 그런데 해보니까 매일 쓰는 것보다 더 힘든 게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아요. 매일 쓰는 것은 생각보다 윗몸 일으키기를 훈련하는 것처럼 훈련이 되는데요. 독자 응대 업무는 아무리 해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아요. 이렇게 세상에 다양한 분들이 계시고, 내가 다양한 험한 말들을 듣는구나, 생각하게 되죠.


김하나 : 사실 요즘은 ‘매일 연재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작가 분들이 메일을 통해 글을 배달하고 있죠. ‘이다’ 작가님이나 ‘이랑’ 작가님처럼 동료 작가 분들과 함께 연재를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 외에도 문보영 시인님, 김현진 작가님도 매일 연재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참 흥미로운 일인데 두 분은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갑자기 시사 프로그램 같네요.(웃음)


이슬아 :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작가들이 먹고 살기가 힘든데 먹고 살 방법이 하나 추가된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청탁이 없어도 생계 유지를 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니까 반가운데요. 일간 연재 하시는 분들 가운데 저처럼 정신과를 병행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독자 응대가 힘드니까요.


오은 : ‘일간 이슬아’가 매일 연재의 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후에 매일 연재를 하시는 분들이 ‘일간 이슬아’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많이 말씀을 하시지 않나요?


이슬아 : 그래서 제 별명이 ‘출판계의 문익점’(웃음)이에요.


정세랑 : 매일 연재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출판계를 정말 좋아해요. 자기 신념을 말하면서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계가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출판계에는 너무 실망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 잡지에서 돈을 떼어먹는다든지 구태의연하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든지 알만 한 출판사에서 이상한 짓을 한다든지 말이죠. 그런 일이 있을 때 저는 이슬아 작가님을 생각해요. 이상한 일로 욱할 때, 그래도 이슬아라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는 곳이 출판계니까 실망하지 않고, 앞으로 올 사람들을 기다리고,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요. 제 경우는 어떻게든 시스템 안에 들어가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아예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분이 이슬아 작가님이잖아요. 마음이 좋지 않은 날 이슬아 작가님을 떠올리면 마음이 밝아집니다.


오은 : 이어서 정세랑 작가님 이야기를 해볼게요. 정세랑 작가님의 소설  『보건 교사 안은영』  이 지금 드라마 작업이 진행 중이잖아요. 그래서 작년에 엄청 바쁘셨다고 들었어요. ‘산다’가 아니라 거의 ‘살아낸다’는 감각으로 사셨다고 하는데 어떠셨나요?


정세랑 : 사실 드라마는 바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어요. 연출팀도 오셨고, 감독님도 오셨으니까 대본을 넘겨 드리면 저는 사실 안 바빠야 하는데요. 그때 제가 2017년에 해뒀던 약속들이 치고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 거 많이 하시지 않나요? 올해 너무 바빠서 “내년에 할게요”라고 말하는 거요. 그런데 그러면 내년이 항상 와요.(웃음) 그것 때문에 사실은 쉬어야 할 시점인데 너무 일을 해야 했던 거예요. 드라마 때문에 바빴다기보다는 내년에 하겠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최대한 집중해서 보내야겠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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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 저는  『보건교사 안은영』  을 드라마화 하면 좋겠다는 염원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작가님이 힘드셨다는 이야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은근히 흡족하네요.(웃음)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구나 기대가 되는데요. 소설을 쓰는 것과 에세이를 쓰는 것도 다르지만 소설을 쓰는 것과 드라마 대본을 쓰는 건 또 다르잖아요. 어떻게 차이가 있던가요?

 

정세랑 : 시간과 공간을 쓰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요. 그것에 익숙해지는 데 1년 정도가 걸렸고요. 그리고 예산을 항상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어 체육대회를 쓰고 싶어요. 그러면 PD님들 얼굴이 어두워지죠.(웃음) 축제, 체육대회, 이런 건 엑스트라도 있어야 하고 부스도 있어야 하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예요. 그런 것들은 소설에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인데 드라마는 이 장면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생기더라고요.


김하나 : 글을 쓰는 건 혼자 하는 작업이잖아요. 아주 외로운 시간이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럴수록 동료들, 기분 전환을 위해 만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존재라든가 그들과의 네트워킹이 아주 힘이 될 때가 많이 있을 것 같아요. 한 인터뷰에서 이슬아 작가님이 “나는 나 아닌 누군가에 대해 최대한 정확하게 쓰기 위해, 많이 묻고 듣는다. 아무래도 아주 게으르게는 못 살 거다.”라고 하신 걸 본 적이 있어요. 작가로 지내면서 동료와 친구들은 어떤 의미가 되는지, 작가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이슬아 : 사람들 많은 자리에 있을 때마다 하는 김소연 시인님의 말이 있는데요. ‘어떤 사람의 글이 좋아졌다면 반드시 그의 곁에 글을 봐주는 누군가가 있다, 반대로 글이 퇴보하고 있다면 그가 떠났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말이에요. 너무 맞는 말 같아요. 당연히 혼자 쓰지만 고치는 건 같이 한 순간이 많아요. 나의 글을 쭉 봐준 사람들의 냉철한 말들이 있죠. 덕분에 동료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 같거든요. 동료들과는 같이 놀기는 해도 절대 못 쓴 글에 대해 잘 썼다는 말은 안 해요. 그 네트워크 덕분에 조금 안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세랑 : 배우자가 이공계 사람이라 제 소설에 전혀 감정적 이입을 하지 않으면서 논리적인 오류를 진짜 잘 찾아요. 과학적인 오류, 시간적인 오류 등을 잘 찾아서 정말 팩트체크만 해주는 거예요. 뛰어난 매니저예요.(웃음) 심지어 판타지를 써도 그렇게 지적하는데요. 현실에 얹힌 판타지를 쓰고 싶을 때 도움이 많이 돼요.


오은 : 저는 두 분이 어떤 것을 인상 깊게 보시는지,  어떨 때 영감을 받으시는지도 궁금해요. 이 매력적인 두 창작자가 어떤 순간을 마주했을 때 쓰게 되는지 듣고 싶어요.


정세랑 : 얼마 전에 청호반새를 봤어요. 물총새의 일종인데요. 한 번 찾아보세요. 너무 예뻐요. 아름다운 청호반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가 호수를 치고 다시 나뭇가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데요. 이 새의 특징은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숨죽이고 청호반새의 움직임을 보는데 정말 ‘저것을 위해 살고, 저것을 위해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차피 저는 비출산인이기 때문에 나의 사후저작권이 누구에게 가느냐 생각했을 때, 야생동물재단에게 나의 사후저작권과 남은 재산을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죽고 난 뒤 60년 동안 생기는 이익을 야생동물들에게 돌려주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이슬아 : 정세랑 작가님이 청호반새 얘기를 하셔서(웃음) 그렇지만 저는 원고로 얘기를 하려고 했어요. 예전에는 돈을 안 받아도 그냥 썼는데요. 지금은 돈 얘기가 없으면 절대 안 해요. 돈 얘기 없이 하는 건 비건, 공장식 축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뿐인데요. 돈이 동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또, 저는 웃긴 사람들이 왜 웃긴가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방금 누구의 농담을 들으며 너무 웃었는데 이 농담이 어떻게 작동됐는지 생각해보고, 쓰는 게 좋고요. 좋아하는 사람들의 고생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 고생에 여러 이유가 있잖아요. 그들의 기질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하고, 시대적인 한계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만나는 순간을 쓰는 게 좋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김하나 : 그렇다면 두 분의 일상은 어떨까요? 일상에서 가장 나다운 순간이라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정세랑 : 저는 노브라일 때가 가장 행복해요. 이제 더는 할 수 없다는 마음이거든요. 문제는 제 직업이 200명 앞에 서는 직업이라는 거예요.(웃음) 어느 선에서 타협할 것인가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더 이상은 브라를 할 수 없고, 하기 싫은데 빨리 인식이 변화해서 모두의 가슴이 해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슬아 : 저는 노브라인 상태에서 하얀 옷을 입고 강연도 할 수 있다, 까지 왔는데요. 저희 같은 프리랜서 작가들이 많이 브라를 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은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부를 마무리 할 시간이 됐네요. 2부에서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김하나 작가님, 이슬아 작가님, 정세랑 작가님과 함께 ‘우리들의 즐거운 읽기 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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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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