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예스24가 꼽은 2018년 상반기 출판 트렌드 키워드

대한민국 대표 서점 예스24(www.yes24.com)는 2018년 국내 사회의 다양한 변화와 도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를 #나로살기, #캐릭터로위로받기, #젠더조기교육, #아이돌셀러, #주식하자 등 다섯 가지로 제시했다.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나’로 살기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타인과 거리를 두고 거절하는 방법에 관심이 집중되었고, 추억의 캐릭터 ‘곰돌이 푸’가 전하는 위로의 말에 열광했다. 또한, 올 초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으로 학교와 가정에서의 젠더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아이들이 남성과 여성으로서 긍정적인 정체성을 성립할 수 있도록 돕는 도서와, 올바른 성교육 등 부모를 위한 젠더 교육 도서들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아이돌의 인기는 베스트셀러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소설 『82년생 김지영』 과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  모두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통해 소개된 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 밖에 재테크 도서 분야에서는 대출금리가 오르고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부동산 투자로 집중된 독자들의 시선이 주식으로 양분화 된 모습을 보였다.

#나로 살기 #거절합니다 #거리두기

쉽게 선을 넘어 오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 나를 잃어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진짜 나’로 살아남는 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책들에 관심을 가졌다면, 2018년 상반기에는 타인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관계에 거리를 두는 방법을 배우면서 ‘나’로 살고자 했다.

2018년 상반기에는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을 비롯해 『신경 끄기의 기술』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당신과 나 사이』  등 나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도서와 더불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화법을 알려주는 도서들이 큰 관심을 끌었다.

이런 흐름의 변화는 10년 전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와 비교했을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올 상반기에는 『말 그릇 』 , 『말의 품격』 ,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등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알려주는 도서들이 큰 호응을 얻었던 반면, 2008년에는 『The Secret 시크릿』 을 비롯해 『꿈꾸는 다락방』 , 『마시멜로 이야기』 , 『무지개 원리』 등 꿈을 이루고 성공하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도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표 1. 2008년 vs. 2018년 상반기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10>

#캐릭터로 위로 받기 #곰돌이푸 #반려동물

추억 속 인기 만화 캐릭터의 입을 빌려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책들이 SNS 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특히 월트 디즈니 캐릭터 ‘곰돌이 푸’의 명대사와 행복의 메시지를 엮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는 2018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5위에 등극하며 서점가에 ‘곰돌이 푸’ 열풍을 이끌었다. 이어서 출간된 후속작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도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며 출간 20여 일 만에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56위로 100위권에 거뜬하게 진입했다.

이 밖에도 예스24 ‘2016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는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과 지난해 출간된 보노보노의 엉뚱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담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는 올해 상반기에도 꾸준하게 인기를 이어갔다. 아울러 보노보노의 원작자가 사람들의 고민과 답변을 토대로 집필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을 찾는 독자들도 많았다. 추억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에세이들은 20대부터 40대 여성들에게 고르게 인기를 얻었으며, 8:2에 가까운 비율로 여성 독자 수가 월등히 높았다.

<표 2. 추억의 캐릭터 에세이 5종 합산 구매자 성연령별 비중> 

또한,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반려동물의 심리상태와 행동 양식을 좀 더 이해하고 이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실용서, 포토에세이, 소설, 예술서는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판매량이 48.9% 늘어났으며, 특히 인기 유튜브 채널 ‘김메주와 고양이들’의 운영자가 쓴 『Hello My Cat 고양이 집사 업무일지』 와 노르웨이의 반려견 훈련사가 펴낸 『카밍 시그널』 은 반려동물 도서 분야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젠더조기교육 #며느리이야기

올 초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의 거센 바람을 타고 젠더 교육이 어릴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청소년?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젠더 교육 도서에 독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나의 첫 젠더 수업』 , 『성교육 상식사전』 , 『열두 살, 나의 첫 사춘기』  등 청소년?어린이 대상 젠더 교육 도서는 2014년을 기점으로 점차 늘어나다가 올해 상반기 동안만 6권이 새로 출간됐고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보다 98.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뿐 아니라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 『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등 부모를 위한 젠더 교육 도서도 등장했다.

<표 3. 연도별 청소년?어린이 대상 젠더 교육 도서 출간종수 및 판매 증감률>

* 2018년은 5월 31일까지 집계 기준이며, 판매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이 밖에도 지난해 『82년생 김지영』 이 사회에 광풍을 불러 일으킨 후, 올해 상반기에는 『며느라기』 , 『며느리 사표』 , 『B급 며느리』  등 가족 내 며느리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도서들이 다수 출간됐다. ‘시월드’라는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불합리한 역할을 도맡아 했던 며느리들의 적나라한 현실 고발은 공고한 가부장제 사회 구조에 균열을 내기 시작하며 여성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아이돌셀러 #미디어셀러

<표 4. 2018 미디어셀러 방송 노출 전후 일주일간 판매성과 비교> 

#주식하자

재테크 수단에 대한 관심이 부동산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및 주식 투자 등으로 옮겨감에 따라 관련 도서들의 판매 변화도 두드러졌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부동산 투자에 쏠렸던 독자들의 관심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주식으로 양분화됐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은 가운데, 주식 투자 초보들을 위한 입문서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와 허영만 화백의 실제 주식투자 과정과 결과를 생생하게 그려낸 『허영만의 3천만원 1』  등 주식 투자 비법을 쉽게 풀어 쓴 도서들이 베스트셀러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투자 재테크 분야 내 주식/증권 분야 도서 판매량은 약 8만 7천 여 권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 권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부동산 관련 도서 판매량을 앞지른 반면, 부동산/경매 분야 도서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천 권 가량 감소했다.

<표 5. 주식/증권 vs. 부동산/경매 분야 도서 판매권수>

II. 예스24 베스트셀러 분석

1. 역대 베스트셀러 분석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2018년 상반기 최다 판매 도서

올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정문정 작가의 에세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차지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은 출간 하자마자 큰 공감을 얻으며 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총 4회에 걸쳐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예스24 역대 베스트셀러에는 2017년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가, 2016년에는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이 선정된 바 있다.

<표 6. 역대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

2. 종합 베스트셀러 판매 동향

2018년 상반기에는 나를 다독이고 삶의 자세 및 관계에 대해 조언하는 다양한 분야의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을 필두로, 무한 긍정만을 강조하는 기존 자기계발서들과 다르게 포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신경 끄기의 기술』 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8주 연속 1위를 이어가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4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서점가에 추억의 캐릭터 열풍을 일으킨 ‘곰돌이 푸’가 전하는 힐링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는 5위를 차지했고,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는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팟캐스트, TV 프로그램 등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콘텐츠를 활용한 영어 학습서들도 화제를 모았다. 2018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9위를 기록한 『나의 영어 사춘기』 는 연예인들의 영어 정복기를 다룬 tvN의 동명 예능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1월 한달 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했다. 이 외에도, 김윤나 작가의 『말 그릇』 ,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 가 각각 베스트셀러 11위와 18위에 올랐다.

<표 7. 2018 상반기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20>

3.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분야별 분포도

100위권 내 수험서 자격증 및 어린이 분야 상승세, 국내문학 하락세 주춤

예스24에서 집계한 2018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도서의 분야별 분포도를 보면, 수험서 자격증 분야가 14권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11권 증가해 큰 상승세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가중되는 취업난으로 공무원 수험서 및 공기업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대비하는 교재가 여전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요약서 및 문제 풀이 교재들의 판매 증가가 돋보였다. 취업 시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스타 강사들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교재도 판매가 늘어났다. 설민석의 한국사 강의의 인기는 어린이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며, 작년 1월 출간된 학습만화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시리즈가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내 6권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91층 나무 집』 ,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 『좀비고등학교 코믹스』  시리즈가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어린이 도서 분야도 6권 증가해 총 14권으로 순위가 급등했다. 반면, 국내문학은 에세이 및 미디어셀러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6권 감소해 가장 큰 하락치를 보였다. 이외 인문 분야는 4권, 자기계발, 유아, 만화/라이트노벨은 지난해보다 각각 3권씩 하락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표 8. 2018 상반기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분야별 분포도> 

4. 분야별 국내도서 판매권수 점유율 및 판매 증감률

중고등학습서 여전한 1위… 잡지, 자연과학, 수험서/자격증 분야 판매 증가 눈에 띄어

2018년 상반기 분야별 도서 판매권수 점유율에서는 중고등학습서가 17.0%, 어린이 도서가 9.0%를 기록하며 작년에 이어 각각 1위와 2위를 지켰다. 중고등학습서는 1.2%p, 어린이 도서는 0.1%p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권수 증감률은 잡지가 24%, 자연과학 및 수험서/자격증이 각각 17%, 16%의 폭으로 성장했다. 한편 역사 도서는 15% 감소했다.

<표 9. 분야별 국내도서 판매권수 점유율 및 증감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