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우리의 그때 그 날들 – 뮤지컬 <젊음의 행진>
8-90년대를 대표하는 히트곡들이 한 자리에!
<젊음의 행진>의 가장 큰 매력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2018. 04. 24)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
“난 너를 믿었던 만큼~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노래 전주부터 온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가수 김건모의 노래 “잘못된 만남”이 공연장에 울려 퍼진다. 이내 관객들은 리듬을 타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박수를 치는 관객도 종종 보인다. 조용히 숨 죽이며 작품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공연장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지난 3월 막을 올린 뮤지컬 <젊음의 행진> 이 공연되고 있는 충무아트센터의 이야기이다. 이 곳에서는 오히려 그 일반적인 정적이 어색하다. “말해줘”, “캔디”, “이유같지 않은 이유”, “달빛 창가에서” 등 80-90년대를 히트한 추억의 노래들이 끝없이 펼쳐지며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 은 지난 2007년 초연되어 올해로 11년째 공연되는 스테디 셀러 작품이다. 인기 만화 ‘영심이’의 내용을 기본 틀로 하며 사람들에게 익숙한 노래들을 엮어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천방지축 여고생이던 영심이가 삼십 대 중반이 되어 공연 기획자로 성장하고, 자신이 기획한 공연장에서 경태를 우연히 만나는 스토리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려낸다. 사랑과 우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영심과 경태의 풋풋한 러브스토리 속에 아련하고 유쾌한 과거의 추억이야기를 잘 버무려낸다.
추억의 노래들은 때론 영심이가 기획한 공연장에서 가수들이 부르는 형식으로, 때론 과거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매개체로 흘러나온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 의 가장 큰 매력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실제 공연장에는 50~60대로 보이는 관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작품 속 영심이가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관객들은 여고생시절 남고생 시절을 떠올리며 때론 박수를 치고 때론 눈물을 훔치며 작품에 깊게 몰입한다. 다소 유치하고 촌스럽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이나 허를 찌르는 대사, 배우들의 연기력 등은 그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사실 주크박스 뮤지컬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스토리가 중점이 아니라 여러 음악이 중점이 되어 그 안에서 스토리를 엮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음의 행진> 역시 그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한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 맥락 없이 다른 이야기로 장면이 전환되고, 개연성이 매우 부족하다. 하나의 줄기로 이어지는 중심 스토리가 없다. 영심이와 경태의 러브스토리도 그 큰 줄기로 엮이지는 못한다. 그 허점을 음악으로 채우려는 노력이나, 눈길을 사로 잡는 화려한 무대 세트와 조명도 돋보이지만 기본적인 이야기의 개연성 부족이 주는 허전함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 복잡한 생각 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보기엔 충분히 훌륭하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을 전달한다. 11년 째 계속되고 있는 <젊음의 행진> 이 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더 많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의 보완을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듯싶다.
추억에 젖게 하는 흥겨운 노래들이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시간을 선물하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 은 오는 5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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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