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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활동증 같은 언어

4월 2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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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엄선된 산문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 엄마의 장애 인식 개선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예술적으로 풀어낸 정신병 『조울증과 함께 보낸 일 년』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8.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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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저/김명남 역 | 바다출판사

천재적 재능으로 미국 현재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고 2008년 4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산문집에서 9편을 골라 엮었다. 일상에 대한 비범한 통찰, 현대적 실존에 관한 진지한 성찰, 방대한 어휘력, 각주와 미주의 과도한 활용 등의 기법이 김명남 역자의 유려한 번역으로 소개된다. 1996년 카리브해 호화 크루즈 여행을 하고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해달라는 잡지사의 의뢰로 쓴 표제작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에서는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여행을 하면서 느낀 권태와 환멸의 감정을 137개나 되는 각주를 덧붙여가며 보고 느낀 것을 보여주려는 과잉된 열정을 펼친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류승연 저 | 푸른숲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 아이 엄마가 저자다. 대치동에서 학교를 다니고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로 승승장구하는 인생을 꿈꿨던 저자는 장애 아이를 낳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가장 힘든 건 아이를 향한 세상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그 시선이 싫어서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의 입을 막기 바빴다. 그러다 발달장애인이 이웃집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장애인이 낯선 존재가 아니라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바닥에 드러누워 소리 지르는 발달장애인은 기다려주기만 하면 충분히 진정될 수 있고, 지하철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머리를 흔드는 행동은 불안한 외부 상황에 맞서 스스로 진정시키기 위한 행동이다. 길에서 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비장애인을 위한 책.

 

 

조울증과 함께 보낸 일 년
제이 그리피스 저/서명진 역 | 행성B

저자가 1년 동안 조울증을 앓으면서 겪은 마음의 변화를 기록한 에세이. 조울증이 단순히 치유 대상이 아니라 창작의 원동력이 되는 걸 직접 체험하고, 조울증이라는 혹독한 정신 질환에 걸린 상황을 강렬하게 들려준다. 저자의 문학에 대한 조예와 글재주로 인간의 정신과 언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한다. 서구 문학 작품에서 조울증을 다룬 부분, 조울증과 지내며 쓴 시 등도 같이 적었다.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임승수 저 | 서해문집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가 진보적 사회과학 저자의 관점으로, 국가나 기업이 원하는 인생이 아닌, 나 자신이 주인이 되어 행복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의를 정리해 엮었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한때 예술고등학교를 준비했고, 의대 입학을 꿈꾸다 색각이상으로 공대에 진학한 후 반도체 소자 연구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대책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진보정당 활동가로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했다. 다른 의미로 화려한 이력의 저자는 같이 학교를 다닌 동기보다 수입도 훨씬 적고, 국가정보원에 신고를 당하기도 하고, 카드 할부를 해야 여행을 갈 수 있지만 현재의 삶이 행복하고 절대 무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시간의 관점에서 분석한 자본주의의 민낯 아래 시간의 주인이 되어 진짜 행복을 찾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복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냐고 물으신다면
콜린 베번 저/이은선 역 | 한빛비즈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환경주의자로서 살아가는 내용이었던 저자의 전작 『노 임팩트 맨』 이후 자신을 넘어 '우리'가 함께 살아나가기 위한 고민을 담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안정된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인류사에서 가장 풍요롭지만 가장 미래가 불확실한 세대가 서로를 경쟁 상대로 삼는 행동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보여준다. 저자는 잃는 것이 전보다 많지 않은 지금이 오히려 더 자유로울 기회라고 주장하며 나의 행복이 당신의 행복에, 우리의 행복이 세상의 행복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전작에 걸맞게 재생지로 만들어졌으며, 인문, 사회, 과학, 종교 사상을 넘나들며 인간의 자유의지를 화두로 행복을 풀어낸 책.

 

 

망작들
리카르도 보치 저/잔카를로 아스카리, 피아 발렌티니스 그림/김태권 해설/진영인 평역 | 꿈꾼문고

세계문학사를 빛내온 걸작들에 대한 유쾌하고 재치 넘치는 오마주. 근엄한 고전들이 능청스럽기 짝이 없는 편집자에게 대차게 퇴짜를 맞는다. 호메로스, 폐익스피어, 디킨스부터 비롯해 헤밍웨이, 스타인벡, 베케트, 하느님에 이르기까지 거절을 피하지 못한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인격이 선과 악 둘 뿐이고, 모두 백인이고 남자에 이성애자기 때문에 거절당하고, 『전쟁과 평화』는 무대를 미국의 남북전쟁으로 옮겨와 헐리우드에 진출할 것을 주문한다. 『변신』이라는 제목은 구글에서 검색하기에는 좋은 제목이 아니다. 퇴짜를 놓지만 사실 걸작들에 대한 유쾌한 오마주임을, 읽어내려가다보면 알 수 있다.

 

 

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저/이우일 감수/정미나 역 | 21세기북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교수이자 교육신경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성적 미달과 ADHD 장애로 학교를 중퇴했다. 평생 골칫덩이 취급만 받던 저자가 인생 반전을 맞이한 건, 학교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만의 고유한 재능을 발견해 스스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연령별 평균적 지능'이라는 허상을 깨부수는 책.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창조적 인재를 부르짖는다면 주입식 교육도, 재능을 평가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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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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