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읽는인간] 시대에 편승한, 노벨문학상 특집
『나를 보내지 마』, 『바람만이 아는 대답』, 『런던 스케치』
‘책읽아웃이 소개하는 이주의 책’ 코너에서는 제가 읽지는 않았지만 읽어보고 싶은, 읽겠다는 생각만 갖고 마음대로 골라본 책들을 골라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첫 방송이지만 시대에 편승해서 노벨문학상 특집으로 가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책을 썼을 때 꿈이 노벨문학상을 타는 거였는데, 이번에도 못 탔네요. (2017.11.02)
가즈오 이시구로 저/김남주 역 | 민음사
첫 번째 소개할 책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입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의 원작자이기도 해요. <네버 렛 미 고>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개봉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영화는 전혀 반향이 없었죠. 그렇지만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셨을 것 같아요.
가즈오 이시구로는 부커상, 휘트브레드상,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 등 다양한 상들을 받았고요. 뿐만 아니라 문예훈장도 여럿 받았다고 해요. 상복이 많은 작가네요. 그만큼 대단하다는, 실력이 있는 작가라는 의미겠죠.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국내에서도 작가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역시 작가는 상을 타든지 방송을 타든지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어쨌든, 제가 『나를 보내지 마』를 고른 이유는 영화 <네버 렛 미 고>의 원작이기 때문이었는데요. 복제인간, 누군가의 장기 이식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반전도 없고 그냥 흘러가는데 좀 슬퍼요. 마이클 베이의 영화 <아일랜드>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그러나,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라는 작품에는 그런 반전은 없습니다. 읽어보시면 잔잔하면서 진짜 아름다운 문체들로 가득 차 있어요. 저는 『녹턴』이란 작품만 읽어봤는데요. 기회가 되면 이 책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밥 딜런 저/양은모 역 | 문학세계사
두 번째 책은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입니다. 밥 딜런은 작가라기보다 뮤지션이죠. 싱어송라이터인데 워낙 가사를 잘 쓰는 분이잖아요. 드디어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어요. 밥 딜런은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후에 초대에도 응하지 않았는데요. 결국 상을 받았다고 하죠.
누가 뭐래도 밥 딜런은 위대한 뮤지션이에요. 위대한 뮤지션이 노벨문학상까지 받았으니, 참 부럽네요. 노래 ‘바람만이 아는 대답’, 그러니까 ‘blowin in the wind’는 요즘처럼 좀 쓸쓸하고 흐린 늦가을 저녁에 아주 잘 어울리잖아요? 제가 노래를 조금만 더 잘 불렀다면 한 소절 불러드리고 싶지만,(웃음) 발음조차 어려운 저에게는 좀 무리네요. 그냥 책을 읽겠습니다.
“남들은 무슨 꿈을 꾸고 사는지 모르지만 내가 꿈꾸는 것은 아홉 시부터 다섯 시까지 일하고 나무가 양쪽에 늘어선 집에 하얀 말뚝 울타리를 치고 뒷마당에는 붉은 장미가 피는 집에서 사는 것이었다. 그것이면 충분했고 그것이 나의 가장 깊은 꿈이었다.(130쪽)”
도리스 레싱 저/서숙 역 | 민음사
세 번째로 고른 책은 20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도리스 레싱의 『런던 스케치』입니다. 사실 안 읽어봤는데요.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지 ‘런던’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항상 유럽이나 다른 여행지를 갈 때면 런던의 히드로공항을 통해 갔거든요. 제가 기억하는 런던은 늘 암울한 날씨와 무뚝뚝한 사람들, 어디에나 있는 비둘기들이에요. 약간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장소거든요. 책 제목을 들었을 때 그 이미지가 딱 떠올랐는데요. 저의 런던과 레싱의 런던이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될지 기대하며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나저나 도리스 레싱이라는 작가도 굉장히 흥미로워요. 88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역대 최고령 수상자이기도 한데요. 와, 이런 오랜 시간 동안 글을 썼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되네요. 또한 레싱은 이란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에서 자랐고, 두 차례 이혼한 이력도 있다고 하고요. 인종차별과 여성문제에 깊이 천착한 작가라고 하니, 이런 삶을 살았던 작가가 보는 런던은 어쩐지 더 기대가 됩니다. 방송에 소개를 했으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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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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