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렁한 독서인 ‘유진’의 신나는 책 구경
‘무엇을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관한 책 『책구경』은 서평도 시사평론도 아닌, 책구경과 세상구경의 흔적이다
독서는 추천도서, 권장도서, 필독서, 베스트셀러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책은 ‘구경’하는 것입니다. 진짜 재밌는 독서법은 ‘책구경’입니다. (2017.10.27)
『책구경』은 작가가 자신의 독서 과정을 기록한 독서록이며, 동시에 촛불ㆍ탄핵ㆍ대선으로 이어졌던 작년 가을부터 올여름까지, ‘2016~2017 대한민국’이라는 시공간을 읽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작가의 대한민국 관찰기록이다. 작가는 자신이 목격하고 읽어내고 살아낸 세상을 성실히 기록했다. 『책구경』은 책읽기와 세상읽기, 책구경과 세상구경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책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책과 세상을 연결시킨 유진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유진은 책이 서식하는 곳이라면 온종일 혼자서 신나게 놀 수 있고, 세 살부터 보던 그림책을 아직까지도 열독하고 있는 사람이다.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카페든 조명의 밝기와 색깔, 의자의 높이와 각도, 소음의 정도까지 모두 다 책읽기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깐깐한 독서인이다. 근엄하고 엄숙하고 거룩한 책읽기는 영 거북해서 거부하는 쫌 껄렁한 독서인이다.
『책구경』은 어떤 책인가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을 읽다 보면 모두가 책을 구경하는 것으로 독서를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책에 대한 책을 쓴 작가들은 모두 구경의 미학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죠. 그러나 ‘책구경’이라는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책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책구경’이라는 독서의 기본값을 알려 주는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최고의 독서법에 ‘책구경’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책구경』은 제가 직접 집필하고, 편집하고, 디자인한 책입니다. 홍보도 직접 하고 있습니다. 책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서 모든 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경’이라는 설정이 재밌습니다. ‘책구경’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책은 서점과 도서관에 있습니다. 이 무슨 당연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흔히 책깨나 읽었다는 사람들은 ‘책’이 마치 깊은 동굴 속에 숨겨져 있는 전설 속 보물이라는 듯이 말합니다. 일반인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처럼 책을 대하는 태도에 저는 반대합니다. 저는 근엄하고 엄숙하고 거룩한 책읽기는 영 거북해서 거부하는 쫌 껄렁한 독서인입니다. 그런 저의 입장이 ‘책구경’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게 했습니다.
책구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기웃기웃’입니다. 책구경은 서점 주위를 맴돌고, 책장 사이를 서성이고, 매대 위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도서관 실내를 두리번거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골라온 책을 읽으면서 그 세계를 떠도는 독서입니다. 구경이란 가벼운 마음으로 기웃거리는 일입니다. “구경만 할게, 구경만”을 중얼거리며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누구나 책구경의 즐거움에 눈뜨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책구경』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책구경』은 광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책구경』은 JTBC 뉴스룸이 2016년 10월 24일 단독 보도했던 ‘국정농단’사건이 계기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지난 1년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국민에서 시민으로, 성장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입 딱 벌어지는 뉴스를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다른 공부에 한창이었습니다. 그런데 JTBC 뉴스룸의 단독 보도가 저의 마지막 미성년의 시간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책구경』을 독서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하셨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책은 무슨 기준으로 선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책구경』은 책을 통해 세상을 읽어 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책읽기는 언제나 세상읽기와 같은 말입니다. 그래서 책구경 또한 세상구경입니다. 이 책은 서평도 시사평론도 아닌, 책구경과 세상구경의 흔적입니다. 따라서 읽을 책을 먼저 정해 놓고 정독한 것이 아니라, 세상구경을 하다가 질문이 생기면,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책을 구경하면서 골라 읽었습니다. 『책구경』에서는 헌법, 철학서, 만화책, 한국고전, 그림책 등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이유는 『책구경』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아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책구경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저는 독자들이 이 책을 구획해서 읽지 않고, 통째로 구경하시길 바랍니다.
『책구경』에서는 책읽기와 세상읽기, 책구경과 세상구경이 같은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책과 세상이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장면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섰을 때, 500원짜리 『손바닥헌법책』을 그곳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헌법을 읽는 건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쉽고 재밌는 일이었어요. 다만 내가 이해한 것 말고 또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나 싶어서, 헌법 해설서를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헌법은 짧고 쉽고 알찬 텍스트입니다. 헌법에 담긴 뜻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역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철학은 헌법의 짧은 문장 속에 얼마나 깊은 고뇌가 숨겨져 있는지를 말해 주었습니다. 역사는 헌법의 쉽고 명료한 문장을 만들고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겪어 왔는지 말해 주었습니다. 『헌법의 발견』과 『지금 다시, 헌법』 두 권의 책은 헌법의 철학과 역사를 저에게 해설하고 해석해 주었습니다.
『헌법의 발견』이 소개해 주는 책으로 책구경을 이어갔습니다. 도서관에서 『법률』 『법철학』 『사회계약론』 등 『헌법의 발견』이 소개해 준 책들을 훑어보고, 그 중에 특히 재밌고 잘 읽히는 책 『법의 정신』을 발견했습니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은 가벼운 소설처럼 술술 읽혔습니다. 재밌는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는데, 덕분에 정치체제와 경제원리에 따른 국가의 흥망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책구경』 속에 있는 ‘책구경의 기술’이 유쾌하면서도 날카롭습니다. ‘책구경의 기술’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책구경의 기술을 읽다보면 ‘독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독서는 추천도서, 권장도서, 필독서, 베스트셀러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책은 ‘구경’하는 것입니다. 진짜 재밌는 독서법은 ‘책구경’입니다.
『책구경』에는 책구경의 기술이 33가지 소개 되어있습니다. 제가 직접 책구경을 하면서 모은 생생한 독서법, 구경법에 대한 꿀팁입니다. 분명 따라해 보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겁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분량이 넘쳐 책에 싣지 못한 책구경의 기술도 많이 있습니다. 두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책등 책구경’은 책등에 있는 제목만 봐도 책은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독서 지도(指導)가 아니라, 독서 지도(地圖)’는 독서란 대단히 훌륭한 분들의 지도 편달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의미있는 독서라는 내용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독서 지도(地圖)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독자들께서 『책구경』을 재밌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구경하고, 기록하고, 말할 것입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책에 나오는 문장인데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책구경유진 저 | 포럼(FORUM)
『책구경』은 독서에 관한 책이다. 독서의 기본값인 ‘책구경’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작가는 책을 구경하는 행위를 ‘책구경’이라고 이름 붙였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관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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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경』은 독서에 관한 책이다. 독서의 기본값인 ‘책구경’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작가는 책을 구경하는 행위를 ‘책구경’이라고 이름 붙였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관한 책이다. 『책구경』은 촛불·탄핵·대선으로 이어졌던 작년 가을부터 올여름까지,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