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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서포터즈]어른아이, 만화의 세계로 돌아가다

어른이의 고민을 다룬 만화 6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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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로 사는 것이 왜 누군가에겐 상처일까요?’ 읽는 것만으로 당신에게 위로를 주는 만화들을 추려봤다.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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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이라고 하면 아마 열에서 아홉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까. 학창 시절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만화책을 읽던 기억은 다들 하나쯤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어른이 되어 만화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 있는 행위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어 더 이상 순수했던 그때로 돌아가기 힘들다. 이 어른아이들은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중간지대에 있는 셈이다. 다 자란 어른들에게 기존의 만화는 간혹 너무 가볍고 유치하게 느껴진다.


최근 그런 세대를 겨냥한 만화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명 어른이용 만화라고 할까. 결혼에 관한 고민부터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민까지, 어른의 수준에 맞춘 이 만화들은 ‘어른아이’에겐 딱 맞다. 어른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다루고 있어 더욱 공감 가고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다고 할까. 예스24 서포터즈가 ‘어른이’를 위한 만화 여섯 권을 분야별로 추렸다.

 

소년물이나 순정물이 아닌, 새로운 일본만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마스다 미리 수짱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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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주의를 선언하는 여성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일에 치이고 돈에 치이는 등 자신에게 온전히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 남일 같지 않다고? 여기 그런 당신과 비슷한 고민에 빠진 30대 중반의 싱글 여성, 수짱이 있다.  


수짱 시리즈는 일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으로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연애』 총 네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한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마 ‘수짱’이라는 캐릭터가 공감 가는 부분을 상당히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카페에서 일하는 30대 중반의 여성 수짱은 고민이 많다. 돈도, 미모도, 연애상대도 없는 현재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하면 행복해지는 걸까?”라는 질문에 쉽사리 답하지 못한다. 또 이대로 결혼하지 않는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수짱에게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은 답하기엔 막막할 뿐이다.


수짱은 세상이 요구하는 ‘평범한’ 삶의 조건에 대해 고민한다. 직장을 갖고,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 아이를 낳고, 결과적으론 어머니이자 아내로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의 삶. 수짱은 그 길에서 벗어난 인물이며, 그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 수짱 시리즈는 그 나이 때 여성들이 할 법한 고민을 누구보다 진솔하게 담아낸다. 수짱 시리즈를 읽다 보면 마치 내 이야기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바닷마을에서 불어온 따스한 이야기, 『바닷마을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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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가 요시다 아키미의 작품이다. 그는 전작인 『바나나 피시』에서 감정묘사가 굉장히 섬세하다는 평을 받은 바 있는데, 그러한 특징은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는 소박해 보이는 풍경을 다뤘다는 것이다.


코다 가의 세 자매는 아버지의 부고를 접한다. 아버지는 15년 전 어머니와 이혼하고 그들을 떠난 바 있다. 그들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배다른 여동생을 처음으로 만난다. 아사노   스즈, 익숙한 성에 비해 낯선 이름을 가진 소녀는 눈물 한 번 보이지 않고 꿋꿋이 장례식을 지킨다. 첫째 사치는 죽음 앞에 의연하게 앉아 있는 스즈의 속이 곪아 있음을 느끼고, 세 자매가 사는 바닷마을 ‘카마쿠라’로 오라고 말한다. 잠시 고민하던 스즈는 새로운 삶으로 발을 내딛는 편을 택한다. 네 자매와 가마쿠라 사람들이 주고받는 진솔한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한편으론 따뜻하다. 부딪히고 또 화해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네 자매의 모습은 마음에 조용하고 깊은 파문을 남길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웹툰

 

‘승리의 기억을 그러모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여중생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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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A』는 허5파6작가의 작품으로 네이버에서 2015년 2월부터 약 2년간 연재되었다. 중학교 3학년 장미래의 학교생활을 그리지만 그 학교생활이 그리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본래 소심한 성격인 미래는 다른 친구들과 말을 잘 섞지 않는다. 게임에 빠져 살 뿐이다. 그런데 그런 미래가 여러 사람을 만나며 점차 변화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여중생A』는 장미래의 성장만화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학대받으며 자란 미래는 상당히 의기소침해 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며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 미래에게 학교생활은 그저 고통일 뿐이다. 홀로 밥 먹는 점심시간, “음침하다”고 놀림을 받는 순간들, 체육시간에 마주하는 “지옥 같은” 짝짓기 시간. 미래는 늘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바란다.


그랬던 미래가 재희나 백합 같은 다른 인물들을 만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진정한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미래가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래는 시련에 슬퍼하고 좌절하면서도 작은 “승리의 기억”을 하나하나 간직한 채 자신의 삶을 버텨낸다. 그런 미래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 같은 미래의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내일을 견뎌낼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나로 사는 것이 왜 누군가에겐 상처일까요?’ 『혼자를 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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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부터 연재되어 2016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웹툰. 서울에서 홀로 살아가는 20대 여성의 삶을 주인공 ‘이시다’의 시각에서 그린다. 서울, 20대, 사회초년생, 고시원 혹은 원룸, 여성 등 『혼자를 기르는 법』과 공유하는 지점이 있다면 쉽게 넘길 수 없을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상 속의 공포나 차별, 힘듦과 외로움을 묵묵히 견디는 이시다는 자신이 ‘병균의 병균의 병균의 병균’이라고 생각한다. 좁은 고시원과 원룸을 전전하며 사는 자신의 모습이 어쩌다 떠맡게 된 햄스터 ‘쥐윤발’과 다를 바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녀는 본인이 사회의 소모품이라고 느낀다. 지난한 삶은 쳇바퀴를 돌리듯이 반복될 뿐이다. 


이시다는 ‘1일 작업 8시간 정착’이라는 문구가 적힌 포크레인을 보며 ‘오늘도 중장비보다 오래 일했다’고 읊조리고, 밤길에 추행을 당해도 짧은 옷 입지 말고 일찍 다니라는 식의 걱정을 표방한 설교를 듣는다. 그와 같은 이시다의 이야기는 도시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야만 하는 개인의 모습들을 가감 없이 반영한다. 도시 속의 삶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는다면, 아무도 없는 집으로 홀로 돌아오는 게 지친다면 이시다가 건네는 담담한 이야기와 위로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문학을 읽고 싶지만 활자에 질린 당신에게, 그래픽 노블

 

‘왜 춤을 추는데?’ 『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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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나』는 프랑스의 재능 있는 신세대 그래픽 노블 작가, 바스티앙 비베스의 대표작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만화작가 최고의 영예인 만화 비평가협회 대상을 거머쥔 바 있다.


폴리나는 발레에 재능을 타고났지만 댄서가 되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다. 자신 만의 춤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과정 속에서 선생님과 갈등을 겪고, 발레단을 옮기고, 애인에게 배신당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자신이 춤을 추는 이유를 찾게 된다. 결국 소녀였던 폴리나는 이름 있는 안무가로 성장한다.


이야기의 중심축은 폴리나를 다루지만, 만화는 시종일관 그녀와 적당한 거리를 둔다. 제 3자의 입장에서 폴리나의 인생을 관조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예술가의 성장을 넘어서서 ‘폴리나’라는 한 개인의 성장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독자는 자연스레 폴리나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폴리나가 겪는 딜레마는 우리가 겪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 춤을 추는데?”라는 보진스키의 질문은 앞만 보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 건 아닌지 반문하게 한다. 내용뿐 아니라 그림체도 주목할 만하다. 흑백만화지만 선이 상당히 강렬해 내용뿐 아니라 그림체도 주목할 만하다. 폴리나의 성장 과정을 그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독특한 그림체다.

 

좀 별난 당신에게,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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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자 쥘리 다셰가 글을 썼다. 독특한 점은 그녀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은 사회생활에 좀처럼 어려움을 느끼는 마그리트가 본인이 아스퍼거 증후군임을 지각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아스퍼거 여성 대다수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받는다. 마그리트 또한 마찬가지다.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은 그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을 세세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그들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아스퍼거에 대한 편견을 산산조각 내도록 돕는다.


쥘리 다셰가 말했듯이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은 조금 별난 사람들, 정상이라는 족쇄를 거부하고자 하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그리트는 자신이 별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과의 화해를 청한다. ‘정상’이라는 틀에 굳이 자신을 끼워 맞추려 노력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마그리트의 결단은 비단 아스퍼거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좀 별난 당신, 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고민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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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예스24 서포터즈 10기

강채원, 나영서, 문아영, 박재형, 박지민, 박태임, 서지수, 신규철, 양유정, 유나현, 유승희, 유영은, 한예나, 한재현, 황시연 학생. 예스24 서포터즈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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