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BYE-BYE MY 울버린
만화 있어요
잡기 쉬운 만화 읽기도 쉽다. 사지 말라고 말리는 부모님의 눈을 피해 모았던 기억은 이제 안녕. 당당히 한 권 사서 집에 간다. 이 카드는 내 카드고, 침대 밖은 위험하니까.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과의 작별은 너무도 슬픈 일이다. 특히 그 사람이 너무나 강렬하고 좋은 추억을 남긴 경우 아쉬움은 더 크다. 맨 중의 맨 ‘휴 잭맨’이 17년간 연기했던 울버린을 뒤로 한다. 뜨거운 안녕은 울버린을 탄생시킨 그래픽 노블을 다시 꺼내는 일로 시작해본다. 휴 잭맨 주연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로건’은 『울버린: 올드맨 로건』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여느 원작들이 그렇듯이 주요 모티브를 따왔을 뿐 영화와 내용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울버린: 올드맨 로건』은 영웅이 사라진 시대, 늙고 지친 ‘울버린’이라는 주요한 컨셉이 축을 이루고 있으며 영화에서 소개되어 있지 않은 왜 울버린이 그렇게 변했는가에 대한 뒷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마블 영화에서 이 세계관을 어떻게 변형해 반영할 지는 새로운 울버린으로 만나봐야 알게 될 듯 하지만 말이다. 자신의 힘을 잊은 듯 울버린이 대륙의 서부를 지배하는 헐크 가족에게 두들겨 맞거나 모욕을 당하며 사는 부분은 답답하지만, 오랜 친구 호크 아이를 만나 생활고를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여행을 떠나면서 독자들은 마치 영웅의 새로운 모험에 동참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모험에 숨겨졌던 의도가 드러나고 뜻대로 되어가지 않고 상황은 꼬여간다. 절대절명의 순간을 맞이해 악당 스컬의 은신처에서 발견해낸 무기들로 예상하지 못한 반격을 펼치는 장면은 가장 짜릿한 반전이다. 마치 만화 내내 독자들이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았던 영웅들 모두를 대신해 싸우는 듯한 울버린의 전투씬이 압권으로 영화화가 가장 기대되는 포인트이다.
하지만『울버린: 올드맨 로건』 속 늙은 울버린의 액션이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울버린 웨폰 X』를 통해 울버린이 탄생했던 시작점으로 돌아가보기를 추천한다. 영화 ‘로건’에서 시니컬하던 울버린이 꼬마 소녀의 발톱을 본 순간 그녀를 잡으려는 사람들에게서 그녀를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질 수 밖에 없었는지는 그가 당했던 ‘익스페리먼트 X’라는 슈퍼 웨폰 프로젝트를 담은 『울버린 웨폰 X』를 통해 알 수 있다. 인간이 아닌 동물 취급을 당하며 아만타니움을 주입당했던 끝없는 전투 실험 과정이 담겨있다. 실험을 통해 로건에서 울버린으로 점점 변해가면서도 ‘로건’ 이라는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붙잡는 울버린에게 연민을 느끼며, 인간적인 고뇌를 간직한 히어로의 시작을 목격하게 된다.
이 두 권으로도 울버린을 보내기에는 너무 아쉽다면, 2013년 개봉되어 엑스맨 시리즈의 재미를 기대했던 관객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영화 더 울버린과 같은 일본 배경이지만 울버린 캐릭터를 처음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프랭크 밀러의 『울버린』을 권한다. 닌자의 날카로운 칼과 어둠 속의 움직임, 울버린의 발톱은 묘한 대척점을 이루며 영화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예술적인 분위기까지 담아냈다. 그리고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부분을 보고 싶다면 영화상에서는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않은 울버린이지만, 만화 속에서는 어벤져스와 함께 싸우는 울버린 표 시빌워를 『울버린 : 시빌 워』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울버린 웨폰 X』 영화 로건 속 마지막 대사 “so this is how it feels”처럼…우리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웅은 이렇게 한 시대를 마감한다. 우리에게 제 몸 하나 챙기기 각박한 세상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말이다.
관련태그: 울버린, 만화, 로건, 울버린: 올드맨 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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