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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성 “평생 직장은 없다”

『나는 1인 기업가다』의 저자 홍순성 인생의 2막으로 ‘1인 기업’을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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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장에서 완전 새로운 것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1, 2년 준비를 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일이죠. 이미 알고 있는 분야를 토대로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이 같은 일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출근이 싫다. 그냥 싫은 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싫다. 회사에 나가는 것이 싫다 보니 하루의 절반이 괴롭다. 당장에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창업을 하고 싶어도 사업을 시작할 자본이 없고, 이제 와서 시험을 준비하자니 너무 늦은 것만 같다. 앞으로 펼쳐질 고통스러운 삶을 생각하니 마음만 막막해진다. 앞으로 남은 암담한 하루에 한숨을 쉬던 중, 한 가지 솔깃한 얘기가 들려온다. 적은 돈으로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는 1인 기업. 과연 1인 기업은 내 삶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4일, 신촌 비즈니스 센터에서는 홍순성 작가의 『나는 1인 기업가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1인 기업 전반에 대한 작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1인 기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듯 행사장은 시작 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모두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창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1인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오랜 시간 1인 기업을 운영해왔을 뿐만 아니라, 1인 기업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홍순성 작가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멘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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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나민규(찰진스튜디오)


청중의 환호 속에 행사가 곧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홍순성 작가와 함께 방송인이자 시사평론가인 최영일, 김정 전 연합뉴스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행사는 최영일의 전반적인 진행 속에 홍순성, 최영일, 김정의 청중과의 대담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1인 기업가다』 북 콘서트

 

최영일은 자신의 경험담 이야기를 통해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 역시 큰 실패를 겪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됐다며, 대중의 불안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최영일: 직장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아마 매일 조금의 불안함을 느끼고 계실 겁니다.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안고 있으니까요. 이 같은 고민은 지인에게 털어놓아도 확실히 사라지지 않고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이런 고민으로 마음을 앓았었습니다. 큰 실패를 맛본 적이 있거든요. (과거 사업했던) IMF시절, 창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돈을 만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땐 머지않아 안철수 선배도 따라잡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웃음) 하지만 부푼 기대와 달리 38살 때 큰 실패를 맛봤고, 결국 10억이 넘는 부채를 지게 되고 말았죠.


기업 단위에서 10억은 적은 돈일 수도 있겠지만, 저 혼자서 그 빚을 모두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습니다. 큰 규모의 사업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죠. 빚을 갚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무던히 애를 쓰는 수밖에 없었죠. 그때 여러 경험을 한 덕분에 지금껏 만든 명함이 20개 정도 됩니다. (웃음) 그 빚을 모두 갚고 나니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전과 달리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고, 그 목표를 위해 1인 연구소를 세우게 됐습니다. 1인 기업을 운영하며 이전과 다르게 느낀 것은,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동시에 보람까지 찾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 역시, 이 같은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최영일의 이야기가 끝나자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최영일의 솔직한 이야기에 용기를 얻었는지 곧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나둘 털어놓기 시작했다. 멘토들은 청중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들은 후 그에 대한 진지한 답변을 제시했다.

 

내 안에 있는 전문성

 

청중A: 안녕하세요. 현재 게임 회사에 재직 중인 40대 사원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큰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불안이 커져만 가네요. 오랜 시간 이 일을 하며 제 나름의 전문성을 쌓아왔다고 생각하는데, 미래를 대비해 1인 기업을 차리면 어떨지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최영일: 이제껏 쭉 한 직장에만 계셨던 건가요?

 

청중A: 네 맞습니다. 한국과 일본 간의 게임 시장 담당자로서 오랜 시간 일을 했어요. 요즘 들어 1인 기업에 더 큰 관심이 가는 건, 아무래도 시장의 변동 탓도 있는 것 같아요. 최근 중국 게임 시장이 한국을 많이 따라잡고 있거든요. 콘솔게임 시장은 예전부터 일본이 주도권을 잡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는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상부의 지시에 따라서만 움직여야만 하는 회사 방침상 이런 부분을 신속히 처리하지 못하는 게 답답하기도 합니다.

 

최영일: A님은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아이템이 확실하고, 일본과의 교역을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사업 장소 역시 확실한 만큼 많은 준비가 되신 것 같네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작가님은 어떻게 조언해주시겠나요?

 

홍순성: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졌습니다. 직장을 옮기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죠. 이젠 혼자서 일을 개척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A님의 마음을 지지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13년 전 직장 생활을 할 때,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며 다른 일은 없을까라고 매일 생각했었어요. (그때 제 나이가 서른다섯이었으니)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새로운 걸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죠. 주변에서 조언을 찾고, 기업 관련 북 콘서트를 많이 다닌 게 당시에는 큰 힘이 됐습니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의외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죠. 새로운 직장을 생각하는 건 저 혼자만이 아니더라고요. 아마 A님 주위에도 이런 준비를 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을 겁니다. 주변에 한 번 물어보시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정: A님의 상황에 공감이 가요. 조금 다른 상황이긴 하지만, 저 역시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었거든요. 제가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때의 일이네요. 방송국 개편 시기였는데, 이번 개편 명단에 제 이름이 없을 거라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어요. 아무리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라고는 하지만,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하고 일방적 해고 통보를 받은 셈이었죠. 전 아나운서가 되면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웃음)

 

최영일: 아나운서는 정규직인 줄만 알았는데 그런 아픔이 있었군요.

 

김정: 가끔 시사프로그램에서 전문가분들과 비정규직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저 역시 같은 처지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슬펐어요. 실직 이후 어떤 일을 할지 찾던 중, 농담처럼 말했던 ‘내가 직접 방송국을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와 닿았어요. 요즘은 일인 미디어 방송도 많이 있으니,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았고요.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에게 부탁해 영상편집, 기술을 급하게 배웠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미흡한 실력이지만 제 이름을 건 방송(<김아나의 이중생활>)을 만들 수 있더라고요. 제가 이렇게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방송이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였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A님은 이미 본인의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계신 만큼 커리어를 바탕으로 어떤 일을 하실지 자신 있게 생각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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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나민규(찰진스튜디오)


새로운 일을 꿈꾸다

 

사람들이 1인 기업을 찾는 건 직장의 안정성 때문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도 새로운 직장을 꿈꾸는 이도 있었다. 오랜 시간 공무원으로 일해온 청중B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 지겨워 이제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이였다.

 

청중B: 많은 사람이 (공무원이라는) 제 직업을 두고 신의 직장이라며 부러워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제 자신이 소모품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정성과는 별개로 제 삶은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죠. 주변에 이런 제 고민을 털어놓으면 배가 불렀다고 비난만 하더군요. (웃음) 하지만 막상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12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왔지만, 행정 업무 특성상 저만이 가진 전문성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잘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1인 기업을 감히 꿈꿔도 될까 싶습니다. 막연하게나마 강연과 책 쪽이 접근하기 쉽다는 이야기를 들어 강사와 글쓰기 과정을 수료해놓기는 했지만요.

 

홍순성: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 건 기존 일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죠. 답을 찾기란 당연히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B님은 이미 전문성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공무원 계에서 12년간 일해온 경력이야말로 B님의 전문성이라 할 수 있죠. 공무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만큼, 그것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강의를 하거나, 그에 대한 책을 쓰시는 쪽으로요. 이미 잘 알고 있는 방면의 일을 활용한다면 완전 다른 일을 하더라도 한결 쉽게 접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시장에서 완전 새로운 것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1, 2년 준비를 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일이죠. 이미 알고 있는 분야를 토대로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이 같은 일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강의나 책은 브랜딩이 중요하니 블로그, SNS 등에서 내용과 트렌드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요.

 

최영일: 작가님 역시 여러 권의 책을 쓰신 만큼 B님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이 가셨을 것 같아요. 최근 작가님이 쓰신 『나는 1인 기업가다』는 책은 작가님의 8번째 책이에요. 작가님 역시 처음 책을 쓰는 게 쉽지 않으셨겠지만, 계속 도전을 했으니 그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셨던 거겠죠. 혹시 도전하신 일이 실패하신다고 하셔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최고의 책을 쓰고 싶다면 (책을) 세 번은 내야 한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1인 기업의 보람

 

이날 행사에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도 많았지만, 이미 운영 중인 사업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찾은 1인 기업가도 많았다. 이들은 자신의 회사에 대한 질문을 하는 동시에 1인 기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청중C: 제가 1인 기업을 차린지도 이제 1년이 됐네요. 16년간 같은 직장을 다녔지만, 도저히 회사에 정이 붙질 않았어요. 오히려 내가 소모품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죠. 분명 내가 처리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고요. 인센티브나 혜택이 동기가 될 때도 있었지만, 내 커리어에 한 줄 더 적을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이 일에서 별다른 보람을 찾을 수 없었어요. 이 일을 하는 걸 아는 건 오직 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그때였습니다.

 

최영일: 단체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어떤 게 옳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기질이 다른 법이니,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반응을 기대해서는 당연 안 되겠죠. 단체생활이 맞지 않는 개인에게 단체생활을 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인의 행복이겠죠.

 

김정: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에 동의해요. 회사를 나와 혼자 방송을 제작하려니 모르는 것도 많고, 힘든 점도 많았어요.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여러 노래를 넣어 보다가 저작권에 걸리기도 했죠. 참 모르는 게 많았네요. (웃음) 새로운,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아직도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중이에요. 아나운서 시절에는 그저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 같아 무척 재미있어요. 처음엔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계속 도전해보면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청중C: 아직 새 일을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말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즐겁고요. 여러분에게도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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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나민규(찰진스튜디오)

 

이날 행사는 마지막 참가자의 질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짧은 시간의 행사였지만 알찬 정보를 얻은 덕분인지 객석에 앉은 청중의 얼굴은 모두 만족스러워 보였다. 이들이 이토록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청중의 고민에 귀 기울이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 덕분 아니었을까. 작가는 이날과 같은 행사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비록 불확실한 미래지만 같은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노력한다면 그 끝은 좀 더 밝을 수 있지 않을까. 1인 기업을 꿈꾸는 수많은 미생들을 위해, 작가의 이 같은 바람이 이뤄지길 응원해본다.


 

 

나는 1인 기업가다 홍순성 저 | 세종서적
막상 1인 기업을 시작하겠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 책은 퇴사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져야 할지, 일은 어디서 해야 할지, 시간과 수입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등 1인 기업에 도전하면서 실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자세히 풀어간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워킹 전략을 비롯해 자료 관리 방안, 마케팅 방법 등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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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창호(예스24 대학생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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