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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독자] 딱 봤을 때 읽고 싶은 책

소재웅 『긋플레이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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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딴 사람이 쓴 이야기를 읽고 감동만 하고 있을 것인가’, 내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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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웅(34세)

대학원생, 『긋플레이어』 저자

 

 

 

자기 소개


작고 따뜻한 교회를 꿈꾸는 목회자이며, 우리가 사랑했던 스포츠 선수들의 삶을 담아보고 싶은 ‘자칭' 스포츠 작가다.   스포츠 경기를 보며 선수들이 보여주는 순간의 느낌 같은 것들을 글로 적거나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긴다. 최근 딸바보 아빠가 됐다.

 

평소 어떤 장르의 책을 즐겨 읽나?


스포츠 선수 자서전을 자주 읽는 편이다. 매일 스포츠 기사들이 쏟아지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선수들의 그 날 하루 활약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편적이거나 때론 폭력적이다. 그러한 아쉬움을 스포츠 자서전이 채워준다.  게다가 스포츠 선수는 이미 언론 기사나 경기 중계를 통해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책이 순수해서 좋다.

 

『긋플레이어』는 어떻게 쓰게 된 책인가?


'언제까지 딴 사람이 쓴 이야기를 읽고 감동만 하고 있을 것인가’, 내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평소 스포츠 선수들을 나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틈틈이 써놓은 글도 꽤 있었다. 출판 기획을 잘 아는 지인을 통해 ‘내가 사랑한 선수들'이란 부제로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갔고,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modoo'라는 툴을 통해 책의 콘텐츠와 가치를 지인들을 중심으로 알렸다.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채웠다. 다행히 책의 콘텐츠에 공감해주는 분들이 꽤 있어서 출간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책을 고를 때 기준이 있나?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책', '내가 지금껏 주로 읽었던 책들'을 머릿속으로 쫙 그려본다. 좀 비어있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면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책을 고른다. '읽어야만 한다'는 식으로 제목을 통해 책의 가치를 주장하는 책은 웬만하면 안 고르는 편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딱 봤을 때 읽고 싶은 책 아닐까. 가령 어떤 작가의 경우는 수백 만권을 팔아왔지만, 여전히 그 작가의 책에는 손이 가질 않는다. 펴본 기억도 거의 없다. 이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호불호인듯 싶다.


책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


지금까지의 삶에 큰 굴곡이 비교적 없는 편이라, 세상을 깊고 넓게 알 수 있는 계기가 적었다. 20대 중반, 인턴기자 생활 6개월을 경험하고 나니 내가 참 무식하다는 걸 깨달았다. 동시에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나 깊이에 대한 갈증 같은 게 생겨났다. 그 때부터 그 갈증을 채우기 위한 독서가 시작됐다. 소비의 최우선순위에 책이 올라갔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독서의 80은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독서이고, 즐기는 독서는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책이란, 내게 편안한 친구보다는 세상 어딘가로 이끌어주는 좋은 선생님 같은 느낌이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책이 아니어도 세상을 알아가고 즐길 수 있는 통로가 넘쳐난다.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식의 의견에는 100% 반대한다. 책을 거의 안 읽지만 정말 멋지게 살아가고 계신 아버지를 보면 더욱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책의 재미에 한 번쯤 빠져보는 일도 참 괜찮다. 그 어떤 통로보다도 책은 삶의 다양한 면들을 풍성하고 재미나게 담아내고 있으니까. 

 

『월간 채널예스』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첫째는 『필 잭슨의 일레븐 링즈』이다. '농구 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조던의 최고 전성기를 함께했던 필 잭슨 감독이 쓴 자서전이다. 그는 지극히 육체적으로 보이는 농구라는 스포츠를 구도자적인 자세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농구 경기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선수들의 움직임 가운데 느껴지는 숨결 같은 걸 볼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 두 번째는 『나의 사랑, 백남준』이다. 난 그전까지 '백남준'이라는 인물을 '희대의 기인' 정도로 가볍게 소비하곤 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그려낸 백남준의 세계를 보며 '아, 백남준이라는 예술가가 바라보는 세계는 이랬구나'라는 걸 좀 느꼈다. 그 뒤로는 그를 '희대의 기인'이 아니라, '희대의 천재적 귀염둥이'로 바라보게 되었다. 물론, 가장 좋았던 건 '구보타 시게코'가 '백남준'을 향해 품었던 아름다운 순애보였다. 


 

 

긋플레이어 소재웅 저 | 디노마드
『긋 플레이어』는 ‘느리게 흘러가는 읽기’가 알맞은 책이다. 이 책은 목차를 열고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그 플레이어를 찾아 가만히 읊조리는 즐거움이 있는 자유로운 읽기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순간동작들을 포착해두고서 마치 정지화면이나 슬로우비디오처럼 풀어서 재생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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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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