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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퇴계로

Hidden Alley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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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과 인쇄, 출판업의 중심지던 충무로. 정신없이 돌아가던 인쇄소의 요란한 소리가 잦아들면서 시간도 덩달아 멈춘 듯하다. 그렇게 잊힌 골목에 반짝반짝 윤을 내는 거리의 미술관, 시장 안의 청년가게를 찾아간다.

볼 곳


① 인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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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시장은 1950년대 말부터 주변 상인의 밥솥 역할을 해왔다. 얼기설기 꼬인 전깃줄 아래로 ‘다방커피’를 배달하거나, 골뱅이며 닭볶음탕을 내오는 오래된 식당에서 주민이 끼니를 해결하는 여유로운 곳이다. 중구에서 추진한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시장 골목이 최근 색다른 풍경으로 채워지고 있다. 현재 닭강정 가게, 맥줏집, 일러스트 잡지 겸 디자인 상점, 플라워 공예 상점, 은세공 공방, 가죽 공방 등 총 7개의 청춘 마켓 매장이 운영 중이다. 예스러움과 젊은 감성이 어우러진 시장의 새로운 풍경을 찾아 탐방에 나서보자. 일요일 휴무, inhyun_market

 

 

② 스트리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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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회사 핸즈BTL미디어그룹의 박동훈 대표가 필동 골목 전체를 작은 미술관으로 꾸몄다. 남산골한옥마을 근처 쓰레기가 쌓여 있던 자투리땅 곳곳에 작은 전시관을 설치해 누구나 지나가면서 예술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 조덕래 작가의 <ENCLOSE>전을 진행하고 있는 ‘사변삼각’, 김혜진 작가의 <母, 품에 살다>전을 담은 ‘둥지’ 등 총 8개 뮤지엄에서 국내 유명 작가의 회화와 설치 작품을 전시 중이며, 3개월에 한 번 작품을 교체한다. 또한 지붕 위에 올라간 코끼리, 도깨비 모형 등 동네 구석구석에 설치한 위트 있는 작품 20여 점도 만날 수 있다. 9월에는 ‘예술을 통에 담자’는 의미의 예술통 페스티벌이 ‘도심 속의 가든’이라는 주제로 필동 골목 안에서 펼쳐진다. 가드너와 예술가의 협업으로 장르를 뛰어넘는 전시와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예술통 페스티벌 9월 22~25일, yesultong

 

 

쇼핑


③ 바스타드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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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시장 내 다방이 있던 자리에 가죽, 실버, 타투를 취급하는 세 친구가 작업실을 열었다. ‘악동’이라는 뜻의 공방 이름처럼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3명은 분야는 다르지만 취향을 공유하며 서로의 작업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고 있다. 공방 안을 독특한 피겨와 포스터, 네온사인으로 꾸몄고, 한쪽에 작업한 가죽 소품과 실버 제품, 타투 도안을 진열했다. 루니툰, 뽀빠이 등의 만화 캐릭터나 인디언 전통 문양을 새긴 가죽 소품, 황동이나 은을 녹슬게 해 빈티지한 멋을 살린 반지 등 개성 넘치는 패션 소품을 만날 수 있다. 카드 지갑 4만 원부터, 은반지 6만 원부터, 3pm~8pm, 비정기적 휴무, bastardkid_q, bastardkid_c, odd_tattoo

 

OWNER’S PICK

바스타드키드의 유성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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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에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작업을 통틀어서 가죽 카빙 작업이라고 해요. 지갑과 패치 위에 루니툰과 펠릭스 만화 캐릭터를 새겨봤어요.”

 

④ 따뜻한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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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시장의 청년가게 6호이자 꽃을 이용한 공예품을 선보이는 소품 숍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떠났던 유럽 여행 중 남녀노소가 일상에서 꽃을 즐기는 문화에 감명받은 박미정 씨는 곧 시들어버리는 생화가 아닌,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드라이 플라워나 약품으로 보존 처리를 한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취급한다. 취미로 배운 캘리그래피로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야’ ‘웃어요 활짝’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여행 중 촬영한 따뜻한 감성 사진을 더해 액자, 리스 등의 선물용 소품을 제작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미소 덕분에 인현시장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원데이 클래스 3만5,000원부터(예약 필수), 11am~7:30pm, 일요일 휴무, skymiso1004

 

 

 

먹을 곳


⑤ 반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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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분야에서 일해온 4명의 전문가가 함께 시작한 국숫집. ‘ㄷ’ 자 모양의 바 테이블을 두어 모던한 분위기를 냈다. 맛과 영양을 갖춘 ‘국수 1그릇’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들은 진한 돼지고기 육수에 이름 그대로 면 반, 고기 반이 담긴 국수를 낸다. 제주의 향토 음식인 고기국수를 기본으로 하되, 얇고 넓적해 쫄깃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는 수제비 면발을 더한 것. 돼지고기는 제주 애월의 흑돼지만을 고집한다. 돼지 앞다릿살이 올라간 반반국수, 얼큰함을 더한 별미국수, 우삼겹구이가 올라간 냉비빔국수 등 모든 메뉴는 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오징어 먹물을 넣어 만든 검정 피와 흑돼지, 오징어, 새우살로 빚어 식감을 살린 블랙만두도 별미. 찬으로 내는 묵은지에도 정성을 들였다. 반반국수 9,000원, 11am~3:30pm, 5pm~11pm, banbannoodle

 

⑥ 베이커리24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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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뮤지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필동 골목 안 작은 삼거리에 레스토랑, 빵집, 펍이 들어섰다. 베이커리24번가는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맛있는 빵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곳. 처음엔 레스토랑의 식전 빵을 만들던 곳이었지만, 동네 주민에게 소량씩 판매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그러다가 작년 4월 공간을 개조해 어엿한 동네 빵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치즈를 넣은 바게트, 과일을 듬뿍 넣은 깡파뉴 등의 발효 빵이 인기 있고, 오렌지를 통째로 넣은 오랑주, 크림치즈 브레드 같이 달콤한 빵과 케이크까지 다양하다.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남부학당 터에 들어선 문화 공간 ‘24번가 서재’와 공간이 이어져 있어 내부에 전시 중인 작품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치즈 바게트, 레드 와인 깡파뉴 각각 3,500원, 7am~9pm, 일요일 휴무, 02 2273 2410.

 

마실 곳


⑦ 스트리트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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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필동 뒷골목에 조그마하게 자리를 지키는 필동 1호 카페다. 주변 회사원이 쉽고 빠르게 테이크아웃 해갈 수 있도록 공장처럼 편안하게 꾸민 인테리어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가 특징으로, 맛과 질은 슬로푸드와 견주어도 손색없다. 연유를 넣은 스페니시 라테, 시나몬과 초코 파우더가 함께 들어간 멕시칸 스파이시 라테 등 계절마다 새로운 메뉴와 레시피를 직접 개발한다. 다양한 종류의 수제 티와 과일 음료도 선보이는데, 신선한 재료에서 좋은 맛이 나온다는 철칙 아래 모든 차는 직접 담근 과일 청을 사용해 우려내고, 포도, 자몽, 토마토 등 생과일을 직접 갈아서 주스를 만든다. 그래놀라와 라즈베리를 잔뜩 올린 수제 요구르트는 간단한 한 끼 대용으로 좋을 만큼 든든하다. 아메리카노 2,000원, 청포도주스 3,800원, 7:30am~8pm, 주말 8:30am~6:30pm, 02 2272 1081.

 

⑧ 서울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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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시장의 청년가게 4호인 서울털보는 추어탕 가게 위 2층의 널찍한 공간에 알록달록한 조명, 빈티지 괘종시계, 복잡한 패턴의 천을 덧댄 소파 등을 두어 옛날 다방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독특한 분위기 덕에 인현시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이름 그대로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주인장이 요리를 한다. 점심에는 카레라이스를 팔고 저녁에는 맥주, 소주와 곁들일 수 있는 가라아게, 골뱅이무침 등 간단한 안줏거리를 낸다. 힘을 준 인테리어에 비해 소박한 메뉴 구성이지만 누구나 좋아할 만한 편안한 동네 술집의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불량식품과 동네의 소식을 담은 <매거진 충무로>도 한쪽 구석에서 만날 수 있다. 크림카레 6,500원, 치킨가라아게 1만2,000원, 12pm~12am, 토요일 4pm부터, 일요일 휴무, seoul_tulbo

 

LOCAL’S TIP
서울털보의 이관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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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은 중구에서 인현시장 청년가게의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사업이에요. 서울 시민이면 지원할 수 있다기에 친구와 함께 시작했지요. 처음 시장을 둘러볼 땐 사람이 거의 없어서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점심 저녁 때, 끼니를 때우기 위해 찾는 직장인들로 꽤 북적이더라고요. 시장 안에 오래된 맛집이 많이 있거든요. 또 ‘석굴암 커피숍’이라는 다방은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지요.


충무로가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잖아요. 그래서 원래는 옛날 영화관 느낌으로 가게를 꾸미고 싶었어요. 그런데 영화관 빈티지 소품이 너무 비싸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어요. 대신 인현시장 골목의 예스러운 분위기에 맞게 ‘레트로 서울’이라는 콘셉트로 가게를 꾸몄어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오기도 하고, 동네 어르신도 친구분들을 모시고 와서 술 한잔씩 하시고 가요. 신기해요. 시장 안에 있어서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올가을부터 토요일마다 저희 매장에서 플리마켓도 열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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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lonely planet (월간) : 9월 [2016] 안그라픽스 편집부 |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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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수지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lonely planet (월간) : 9월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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